잔치음식의 대표, 이것 없으면 섭섭
잡채



한국일보 35주년을 축하하며

오늘(9월 1일)은 캐나다 한국일보가 탄생된지 35주년이 되는 잔칫날입니다. 우리나라 음식중에서 잔치와 연관있는 음식중에 잡채만한 음식이 있을까요? 해서 이번주에는 잡채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초창기 때는 팍팍한 이민생활이라 해서 별거있겠는가 싶었습니다. 그러나 10년가까이 생활하다보니 그 과정이 너무나 팍팍하더군요. 첫째 영어가 안돼 어려웠고 둘째 각자가 먹고사는 기본적인 삶 자체가 고단하니 남을 돌아보고 같이 애환을 나누는 여유가 부족한 것이었습니다. 그나마 교회생활을 하니까 교우들이 다 동기간 같아 많은 위로를 받았었습니다. 또 한가지는 직장생활인데 영어 못하는 내게 한국일보는 안식처 같았고, 그동안 스쳐간 동료들을 포함해 모두가 한식구 같아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이민지에서 동포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주고 고국의 소식까지 풋풋하게 전해주는 한국일보의 지난 35년의 여정을 돌아보면 물론 과실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공(功)이 더많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직원의 입장이긴 하지만 앞으로도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잡채의 기원을 알아보기 전에 우리나라 잔치(宴)에 대해 알아보면 크게 궁중잔치와 민간잔치로 나눌 수 있습니다. 궁중잔치는 1887년 발간된 진찬의궤(進饌儀軌)나 진연의궤(進宴儀軌) 등을 통해 알 수 있는데 나라의 경사, 즉 전쟁의 승리나 길한 일이 있을 때, 왕가의 경사 즉 탄생(백일과 돌 포함)·생일(회갑, 칠순 등)·혼례 등에 따른 잔치가 있었습니다. 이런 잔치가 있을 때는 수랏간(소주방, 燒廚房) 인원만으로는 부족하므로 민간인중에서 솜씨 좋은 사람들을 숙수(熟手)들을 별도로 고용하여 잔치를 치러냈습니다. 음식의 진어찬안(進御饌案) ·진어미수(進御味數)·진소선(進小膳)·진대선(進大膳)·진어염수(進御鹽水)·진탕(進湯)·진만두(進饅頭)·진다(進茶)·진어별찬안(進御別饌案)·진과합(進果: 찬합음식) 등의 음식을 차려냈습니다.

민간인의 잔치에도 내용은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아기의 백일·돌잔치를 잘 차려냈는데 옛날에는 일찍 죽는 아이들이 많아 이런 잔치를 치렀습니다. 마찬가지로 육순(회갑)잔치를 크게 치렀는데 당시에는 육십 이상 사는 사람이 적어 60갑자의 해가 다시 돌아오는 해 동안 산 사람에게 회갑연을 크게 치러줬던 것입니다. 이때 음식들은 장수를 기원하는 국수를 비롯, 고기·생선·적(전)·떡·탕 등을 한상 떡 벌어지게 차려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것은 그 옛날 문헌에는 잡채란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잡채 비슷한 형태의 음식은 있습니다만 지금 우리가 말하는 당면에 각종 야채를 석어 만든 잡채는 발견할 수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당면이 들어간 잡채는 최근에

잡채의 유래는 시대를 알 순 없지만 조선시대 유충이란 분이 여러가지 야채를 볶아 만든 요리를 왕께 진상했는데 너무 맛있어서 왕에게 큰 환심을 사 호조판서까지 진급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원래 잡채(雜菜)란 뜻이 여러가지 채소로 만든 음식이란 뜻입니다.

그러던 것이 1900년대에 들어와 당면이란 것이 개발되면서 잡채의 진기한 재료로 선택되었고 이것이 인기를 끌어 오늘날처럼 된 것입니다. 중국에서는 오래전 부터 잡채요리를 즐겼습니다. 중국집에서 맛볼 수있는 부추잡채·두부잡채·해물잡채 등을 맛볼 수 있는데 이들가운데는 당면을 사용한 음식은 볼 수가 없습니다(중국집의 잡채밥은 한국식 중국요리임). 시대가 달라지면서 요즘엔 당면을 사용하지 않는 잡채가 유행을 하고 있습니다.

잡채(雜菜)의 원 뜻에서 알 수 있듯이 각종 야채와 해물, 육류 등 구미에 맞게 선별하여 만드는 잡채는 영양이 풍부한 우리 고유의 음식으로 서양인들도 아주 잘 먹는 음식가운데 하나입니다. 일본인들은 하루사메(はるさめ, 春雨)라고 하는데 한자 그대로 ‘봄비’를 뜻하는 단어이며 또 당면이란 뜻입니다. 아마도 봄비가 곧게 주룩 주룩 내린다 하여 당면을 ‘하루사메(봄비)’라고하는 것 같습니다. 어쨌건 일본 요리에는 ‘잡채’가 없지만 일본에 있는 한국 식당등에서는 ‘잡채’를 ‘하루사메’로 부르고 있습니다.

이 가을, 결혼식도 많고 축하모임도 많은데 잡채가 빠질 순 없으니 만드는 법을 알아두심이 어떨지요. 단,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 흠이긴 합니다.

잡채 만들기

■ 재료 (4인 가족 기준)

당면 50g, 쇠고기 100g, 표고 5장, 목이버섯 10g, 시금치 1단, 당근 1/4개, 양파 1개, 붉은피망 1/2개, 파란피망 1개, 진간장 조금, 설탕, 소금 조금씩, 식용유 적당량, 황백지단, 잣
고기양념 : 소금, 후추, 참기름 약간,
잡채 양념 : 진간장 3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통깨 1/2큰술 (실고추 약간)

■ 만드는 순서

1. 당면은 따뜻한 물에 불린다.
2. 고기는 채쳐서 양념해 냉장고에 넣어놓고 표고, 목이는 물에 불린다.
3. 시금치는 다듬어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3초 정도). 야채는 먹기 좋은 크기로 채친다.
4. 프라이팬에 기름을 둘러 달궈 흰색 재료(양파)부터 짙은색(표고)까지 살짝 볶는다. 마지막에 고기를 볶는다.
5. 황백 지단 을 부친다.
6. 끓는 물에 불린 당면을 넣고 익을 때까지 삶은 후 찬물에 헹군다.
7. 큰 볼(Bowl)에 당면을 담고 가위로 군데군데 자른후 참기름을 넣고 먼저 비벼준후 각종 재료를 넣고 잡채양념을 넣고 비벼준다.
8. 간을 맞추고 접시에 담아 지단과 잣을 얹어 낸다.
* 야채는 너무 많이 볶지 않도록.

황환영 [design3@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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