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극복하고 공부에 올인

UT 4년 전액 장학생 조수현양



  • 김세정 (susan@koreatimes.net) --
  • 06 Jul 2017

면역·세포생물학 전공 예정


이민 후 9학년부터 시작
교과서 달달 외우며 학습

 

지난달 온주 세인트캐서린스의 서윈스턴처칠고등학교를 졸업한 조수현양은 조영철·김경희씨 부부의 맏딸로 2014년 2월 캐나다로 왔다.

언어 장벽 때문에 외톨이로 시작한 학창생활이었지만 공부에 매달리다 보니 하나 둘 주변에 친구가 늘어났다. 

요식업에 종사하며 하루 12~17시간 근무하던 부모 아래서 홀로 꿋꿋하게 공부와 봉사를 병행, 올해 신설된 토론토대학의 레스터 B. 피어슨 장학금 수혜자로 선정됐다.

가을부터 4년 전액 장학생으로 면역학, 세포시스템생물학을 복수전공할 조양의 사연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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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세인트캐서린스의 베서니커뮤니티교회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환하게 미소 짓는 조수현양과 가족들. 사진 왼쪽부터 어머니 김경희씨, 조양, 여동생 은서양, 아버지 조영철씨.
 

*본인을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합격 통지 때 고려된 평균(6개 과목)은 99점 정도. 지역 병원들을 위한 모금행사인 ‘나이아가라 헬스 시스템 유스 뮤지션’ 설립자 및 회장, 학교폭력방지위원회·수학클럽·다문화클럽 회장, 온주 교육부의 안전한 학교를 위한 ‘스피크 업’ 프로젝트 리더 등을 지냈다.

 

*캐나다에서의 학창시절은?

-2014년 9학년으로 시작했다. 나이대로라면 10학년이었는데 영어가 익숙하지 않아 한 학년 아래로 들어갔다. ESL이 없는 학교라서 교육청에서 다른 학교를 추천했지만 초등학생 때 싱가포르에서 3년 정도 살았던 경험도 있어 고집을 부렸다. 하지만 처음 몇 달간 수업을 듣기도, 친구를 만들기도 힘들었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무엇이었나?

-한국에 살 때 ‘외국’에 대한 약간의 환상이 있었다. 유학생이 신기하니까 외국 친구들이 먼저 말을 걸어주지 않을까 했는데 내가 소극적이니 친구들도 내게 소극적이더라. 공부는 혼자 고생하면 되고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해도 됐지만 청소년기다 보니 친구가 없어 외로운 것이 가장 힘들었다. 공부를 열심히 하다 보니 모르는 것을 질문하는 급우들이 생기며 자연스레 친구도 늘었다.

 

*언어가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부 잘하는 요령이 있나?

-교과서를 달달 외우다시피 했다. 영어 문장을 바로 해석하기가 힘들어서 굉장히 비효율적인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일단 외워서 익숙해지면 나중에 ‘아, 이래서 그렇게 되는 거구나’ 하는 이해도 따라왔다. 반에서 선생님들이 짚어주는 컨셉트와 키워드를 모아 마인드맵을 그리는 것도 도움이 됐다. 한국어로든 영어로든 그려두면 키워드끼리 연결돼 외우는 게 쉬워지더라.

 

*특히 애를 먹었던 과목은?

-영어는 물론이고 과학이 특히 힘들었다. 선생님들이 ‘이거 7학년 때 배웠던 건데 기억나지?’ 하며 그 위에 지식을 쌓듯이 수업했다. 다들 아는데 나만 모르는 것이 많아 친구들에게 물어보거나 자료를 찾아가며 공부했다. 옆에 항상 한국어 사전을 두고 해석도 많이 했다. 반대로 수학은 쉬웠다.

 

*봉사활동 경력은?

-보건 쪽이 많았다. 딱히 자리를 내주지 않아도 내가 하고 싶다고 전화하거나 직접 단체를 만들었다.

 

*대학에서 공부할 과목, 장래희망은?

-면역학(Immunology)과 세포시스템생물학(Cell and Systems Biology)을 복수전공할 예정이다. 2학년 때 집중분야를 택할 수 있는데 이 때 줄기세포, 암 연구를 하고 싶다. 졸업 후에는 의대나 전문대학원 등에서 면역요법(immunotherapy)을 공부하고 싶다. 

 

*레스터 B. 피어슨 장학금은?

-올해 국제적으로 총 37명이 받은 전액(학비, 기숙사비, 도서구입비 등 포함) 장학금이다. 평소 토론토대 생물과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학비가 너무 비싸 부모님께 부담이 될까 장학금을 찾다가 발견했다.

 

*토론토에서의 생활은 언제 시작하나?

-오리엔테이션이 있는 9월 첫 주에 토론토로 간다. 기숙사에 지원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10학년이 되는 동생 곁을 떠나게 되는 것이 신경 쓰인다. 한참 사춘기이고 힘들 때인데 주변에서 조언해주는 사람이 필요할 것 같다. 토론토에서의 대학 생활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