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블랙리스트' 실체 확인

정부 비판한 연예인 출연금지



  • 김용호 (yongho@koreatimes.net) --
  • 12 Sep 2017

배우·가수 등 총 82명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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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문만 무성했던 이명박 정부 시절의 '연예인 블랙리스트'가 사실로 드러났다. 방송연예, 영화, 문화계 안팎에선 분노를 넘어 한탄이 나온다.
이미 박근혜 정부 때 저지른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서 정권이 입맛에 맞지 않는 문화예술인들을 어떻게 요리하는지를 똑똑히 봤기 때문.
국가정보원이 2009년 '좌파 연예인 대응 태스크포스'를 통해 관리했던 문화예술인이라며 12일 공개한 명단에 오른 인사는 문화계 6명, 배우 8명, 영화계 52명, 방송인 8명, 가수 8명 등 총 82명이다.
이명박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연예인들은 대개 평소 정치, 사회 문제에 관해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던 인물들이다. 이들은 블랙리스트로 인해 방송출연이 막히는 등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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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는 2010년 트위터를 통해 "김미화는 KBS 내부에 출연금지문건이 존재하고 돌고 있기 때문에 출연이 안 된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KBS는 당시 이 발언을 문제 삼아 김미화를 경찰에 고소했다.
방송인 김제동은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 통보를 받아 그의 출연을 놓고 외압이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키웠다.
이밖에 유준상, 이준기, 김구라, 권해효, 문소리 등도 평소 사회적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고(故) 문익환 목사의 아들인 문성근은 2002년 대통령 선거 때 일찌감치 노무현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명계남과 함께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를 조직했다.
명계남은 "(MB 정권이) 제가 얼마나 미웠겠느냐. 그동안 TV 출연을 못 했다. 방송국 사람이 (저의 출연을) 곤란하다고 하고, '위에서 안된다'고 하더라. 영화도 투자자들이 거부하고…"라고 말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문화계 인사들은 대부분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나 언론 인터뷰 등에서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비판했었다.
작가 이외수는 트위터에 "외계인은 지구에 있는 모든 쥐를 데려가 줘"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을 대놓고 풍자했다. 2008년 그가 진행하던 MBC라디오 프로그램 '이외수의 언중유쾌'가 1년 만에 폐지돼 외압설이 일었다.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는 2010년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모든 정권은 임기가 끝나면 역사의 심판을 받게 돼 있는데 이 정부가 가장 심판받을 수 있는 부분이 4대강"이라며 이명박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당시 조 작가의 소설 '아리랑'은 TV 드라마로 만들기로 제작사와 계약까지 돼 있었으나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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