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위한 거짓말...잘못했다"

추방 위기 새터민들 선처 호소



  • 정재호 (jayjung@koreatimes.net) --
  • 05 Dec 2017

"차별 없는 캐나다서 살고파" 10만 서명 목표 청원운동 전개 13일 시위, 14일 이민장관 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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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인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새터민 여성(오른쪽)이 어렵게 정착한 캐나다에서 계속 살 수 있도록 선처해 달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정재호 기자     

“제발 우리 엄마, 아빠, 삼촌 내쫓지 마세요.”

새터민(탈북민) 가정 아이들의 간절한 애원이다. 이 아이들은 대부분 아주 어릴 적 캐나다에 왔거나 이곳서 태어났으며 부모가 추방되면 낯선 한국으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탈북인총연합회는 4일 토론토한인회관에서 2차 기자회견을 가졌다. 새터민 150명은 최근 연방이민부로부터 사실상 추방 통보나 다름없는 편지를 받았다. 현재 캐나다에 남아있는 새터민은 약 300명에 불과하다.

이날 기자회견은 조성준 온주 의원의 주도로 마련됐으며 힌두·이슬람·기독교계 한인·비한인 종교지도자도 대거 참석해 새터민 추방 반대 운동에 동참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 자리에는 공영방송 CBC가 나와 현장을 취재했다.

김록봉 탈북인총연합회장은 “우선 캐나다 정부에 진심으로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새터민)들이 처음 입국 당시 이민당국에 한국 출신이 아니라고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하며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 하지만 당시엔 그 방법밖에 없는 줄 알았다. 살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다. 우린 이미 캐나다에 정착해 사회 구성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부디 선처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총연합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에 있는 새터민의 99%가 입국 당시 거짓말을 했다.

애초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지만, 절반가량(49%)이 취소됐다. 영주권을 박탈당한 경우는 18%다. 또 추방 명령을 받아도 불법체류를 택한 새터민도 27%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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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인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록봉 탈북인총연합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정재호 기자     

김 회장은 “지난 1차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회원도 어제 영주권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새터민 1.5세로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공부하고 있는 에이드리언 박(20)양은 최근 추방 명령을 받은 삼촌을 위해 눈물과 함께 정부의 선처를 유창한 영어로 호소했다.

박양은 “6살 때 할머니와 함께 탈북한 기억이 아직도 난다. 어린 시절 밤마다 다시 북으로 압송되는 악몽을 꾸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삼촌이 아빠 역할을 해줬다. 나에겐 영웅 같은 사람이다. 캐나다로 와서는 인종과 억양 때문에 차별받지 않는 것이 너무 좋았고 행복했다. 우리 가족에겐 한줄기 빛과 같은 캐나다에서 함께 있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4년 전 이미 추방 명령을 받았지만, 불법체류자로 캐나다에 남는 길을 선택한 이모(여)씨도 이날 회견장에 나왔다. 추방 통보를 받고 앨버타주 에드먼튼으로 옮겼다가 다시 토론토로 돌아왔다는 그는 “자식과 함께 도망다니는 삶이 너무 참담하고 힘들다. 남편은 뼈가 드러나는 부상을 입어도 병원에 못 간다. 북한을 탈출해 중국, 한국을 거쳐 캐나다까지 왔지만, 방랑의 길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 우리의 인권을 지켜달라”며 눈물을 쏟았다.

새터민 정착 성공사례도 발표됐다. 건축업에 종사하며 지금은 캐나다인 여럿을 거느리고 있는 회사의 대표가 된 이야기, 사업에 성공해 북에 있었으면 꿈도 못 꿨을 어엿한 집을 사고 자유롭게 아이들이 뛰노는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된 이야기도 공유됐다.

탈북인협회는 13일 오전 11시 퀸스파크(온주의사당)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기로 했다. 당초 11일 오타와 국회 앞에서 시위를 펼치기로 했지만 사정상 취소했다. 대신 14일 협회 관계자들은 조 의원 등과 함께 오타와를 방문해 김연아 상원의원, 아미드 후센 이민장관을 면담할 계획이다.

한편 한인교회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새터민추방반대 청원엔 현재 약 3천 명이 동참했다. 총연합회는 1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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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인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관계자들과 새터민들.  사진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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