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식 받은 아들 둔 새터민

추방령에 "노동비자라도" 눈물로 호소



  • 정재호 (jayjung@koreatimes.net) --
  • 18 May 2018

"한국 가면 병원비 감당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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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아픈 아들과 함께 캐나다에 머물 수 있게 해주세요.”

2010년 난민지위를 인정받았지만 작년 말 돌연 취소 통보를 받고 추방이 결정된 새터민(탈북자) 김영형씨의 간절한 바람이다.

김씨는 남편·큰아들과 함께 2009년 캐나다로 와 난민신청을 했다. 이들 가족은 1년 후 난민지위 인정을 받고 영주권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2011년 9월, 둘째 아들 릭키가 태어났다. 하지만 릭키는 태어났을 때부터 담도폐쇄증을 앓고 있었다.

 

김씨는 “황달이 심해 검사를 받았더니 간과 쓸개 연결 부분인 담도가 녹아 없어지는 병에 걸렸다고 진단 받았다. 그래서 생후 100일도 안 된 아들이 수술을 받았다”면서 “수술 후에도 계속 배에 물이 차는 등 경과가 좋지 않아 결국 간이식을 받아야 했다”고 전했다.

운좋게 간기증자가 나타났지만, 아기의 건강이 좋지 않아 기회를 2번이나 놓쳤고 결국 2012년 7월 토론토아동병원에서 이식수술을 받았다.

릭키는 앞으로 평생 약을 먹어야 하며 3개월에 1차례 정기검진을 받아야 하는 등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 달에 1~2차례씩 입원하는 등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올해 6살이 되면서부터 부쩍 건강이 좋아져 비교적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졌다고.

하지만 김씨는 지난해부터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겨우 아들이 건강해졌고 영주권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지난해 12월 연방이민부로부터 ‘난민 신청과정에서 거짓이 발견돼 새로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 편지를 받았고, 결국 올해 3월 난민지위 취소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많은 새터민들이 그렜던 것처럼 한국을 거쳐왔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됐다.

김씨는 “추방 절차의 일환으로 오는 29일까지 이민부에 릭키의 여권을 제출해야 하는데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하는 아들이 한국에서 어떻게 생활할 수 있을지, 병원비·약값도 감당이 될지 모르겠다”면서 “캐나다에서 아들과 함께 있게만 해주면 영주권도 필요 없다. 노동비자만 내준다면 열심히 일해서 세금도 꼬박꼬박 내며 의무를 다할 것이다. 정부에 단 1달러라도 부담을 주지 않겠다”고 눈물로 하소연했다. 그는 식당에서 일하며, 남편은 건축업에 종사하고 있다.

김씨 부부와 큰아들은 여전히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둘째 릭키군은 캐나다에서 태어난 시민권자다. 영어가 더 편한 전형적인 2세로 아직 모든 상황은 파악하지 못했지만, 부모가 힘들어하는 것을 알고 있는 눈치다.

릭키군은 본보에 “지금 학교가 너무 재미있다. 친구도 많고 필리핀 아이랑 제일 친하다”면서 “한국엔 한 번도 가보지 않아 놀러 가곤 싶지만, 여기 친구들이 보고 싶어서 오래 있고 싶지는 않다”고 천진난만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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