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울림 남긴 아름다운 작별

세상 뜨기 전 손편지 보낸 소창길 목사



  • 김용호 (yongho@koreatimes.net) --
  • 12 Sep 2018

투병 중 "점심먹자"며 지인 찾기도 "마지막 순간까지 가르침 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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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별세(8월31일자 A2면)한 소창길 목사의 마지막 모습이 한인사회에 큰 울림을 남기고 있다.

양자회나 한인사회봉사회, YMCA 등 여러 한인단체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것은 물론 삶의 마지막 순간도 아름답게 정리하고 떠났기 때문이다. 

고인은 수년간 암 투병을 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암이 양쪽 폐로 전이됐다는 진단을 받았고, 항암치료 중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소 목사는 이때 주변의 지인들을 직접 찾아가 작별 인사를 미리 나눴고, 또 손으로 편지를 써서 일일이 고마움을 표시했다.

고인과 양자회 등에서 함께 활동했던 유영식 교수는 "지난달 느닷없이 찾아와 '오늘은 내가 점심을 사겠다'고 말했다. 아마도 작별 인사를 하러 왔던 것"이라며 "이웃에 대한 동정심이 많았고 목회자의 양심에 따라 자신의 신앙을 삶으로 실천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로열르페이지 한인부동산 조준상 대표는 고인으로부터 직접 쓴 편지를 받았다. 조 대표는 "별로 해드린 게 없는데 고맙다는 편지를 써서 인사를 전해오셨다. 그동안 제가 기부했던 것을 일일이 기억하고 편지를 통해 고맙다는 말씀을 하셔서 오히려 좀더 많이 도와드리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몇년 전부터 투병을 하시면서 건강이 조금씩 나빠졌지만 워낙 긍정적인 분이라 그런지 겉모습은 평안해 보였다. 앞날을 하나님께 맡긴다는 말씀을 여러 차례 하셨다. 죽음에 대해 준비를 철저하게 하셨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너무 갑자기 떠나셔서 안타깝지만 한인사회에 큰 족적을 남기셨고, 마지막 순간까지 많은 가르침을 주고 가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고인은 애국지사기념사업회 김대억 회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전하며 '몸이 더 나빠지기 전에 미리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면서도 '건강이 회복되면 한턱 쏘겠다'며 삶의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김 회장은 "편지를 받고 마음이 아팠다. 짧은 답장을 보냈는데 고인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읽으셨는지 모르겠다"면서 "열정적으로 살아오신 분답게 삶을 아름답게 잘 정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투병 중에도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신 분"이라고 추모했다.

민혜기 전 문협회장은 "돌아가시기 닷새 전에 편지를 받았다. '직접 찾아가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해 아쉽고 미안하다. 그동안 받은 사랑 너무 고마웠다'는 내용이었다"면서 "몸이 많이 아프셨을텐데 죽음을 앞두고 직접 편지를 써 보내셨다는 생각을 하면 울컥한다. 이런 편지를 받은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본보 김명규 발행인에게도 '2018년 8월15일자'로 편지를 보냈다. 소 목사는 "제가 펜을 든 것은 저의 치료 현황을 알려드리고 그동안 김 회장님과 한국일보에 입은 은혜를 한줄 글로나마 남기고자 하는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고인은 "폐에 암이 자란다는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했는데 지난 3개월간 병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병이 진행될지 불확실한 가운데 특별히 김 회장님께 몇 마디 감회를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면서 "미국에서 토론토로 건너왔을 때 가장 먼저 반겨준 것이 한국일보였다. 할램 사옥 때부터 브리지랜드 시절까지 한국일보는 저의 삶에서 중요한 무대가 되었다. 수차례 칼럼을 실었고 북한 결핵어린이 돕기와 양자회, 온주교회협의회 등 저의 활동에 도움을 베푸셨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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