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 vs 단신…‘장단점’ 무엇일까? (하)

작은 키들 힘내라… 심장질환 적고 더 오래산다



  • 캐나다 한국일보 (public@koreatimes.net) --
  • 26 Jun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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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상에서 제일 키가 큰 사람과 제일 작은 사람

늘씬하고 잘생겨 연예인인가 싶은 젊은이들이 많아졌다. 2004년 기술표준원이 2만1천명을 대상으로 ‘한국인 체형 실태’를 조사해 보니, 실제 20대 남성의 평균 키가 1979년 167.4cm에서 173.2cm로 늘었고, 20대 여성의 평균 키는 155.4cm에서 160cm로 커졌다. 남녀 모두 3% 가량 더 커진 것이다. ‘식사하셨습니까?’라는 인사말이 마음에 와 닿던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 젊은이들의 신체는  풍요의 산물이 아닐까. 장신들이 여러가지 사회적, 생물학적 혜택을 갖는다고 보통 알려졌다. 이런 믿음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

세상의  영웅호걸까지도 따질 필요는 없다.  세상을 호령하던 나폴레옹이나 스탈린,  히틀러 여기에 덧붙여 윈스톤 처칠. 모두 작고 똥똥했다.  히틀러는 배가 안나왔고 샤르르 드골은 키가 컸지만. 그러므로 키를 보고 인물을 따지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다.

◇ 재력과 권력 
인간의 키는 재력이나 권력 등 사회적, 정치적 목표달성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키 큰 대선후보의 득표율이 더 높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연구에 의하면 유권자들은 큰 후보가 우월하며 건강하고 똑똑하다고 인식한다. 이는 큰 키를 ‘위대함’ 이나 ‘우월함’으로 인식하는 일반적 심리 때문이다.  
더 나아가 키가 크다는 것은 그 사람이 어린 시절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 영양공급이 충분했다는 지표가 된다. 따라서 사람들은 키 큰 사람의 교육수준 역시 더 높을 것이며 큰  인물이 될 가능성 또한 높다고 여길 지 모른다.  

물론 성공적 인물 중엔 단신도 많지만 첫 인상만을 따졌을 경우 장신이 분명 유리한 점이 있다. 

큰 키는 이 때문에 경쟁률 높은 직장에 채용될 확률이  크고 따라서 수입 역시 상대적으로 많다.  

◇ 성적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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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키는 성적 매력에도 적용이 된다.

큰 키가 첫 인상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사실은 성적 매력에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큰 키의 남성/여성이 더 매력적으로 여겨진다는 연구결과는 수없이 많다.
그러나 이 매력이 반드시 연애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큰 키 여성들은 설령 더 큰 매력을 발산하더라도 실제 남성들의 접근 대상이 될 확률은 평균 키 여성에 미치지 못한다. 

장신의 남성 또한 연애에 있어 무조건 유리하진 않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여성들은 일반적으로 장신 남성의 매력을 따질 때 그의 성기 크기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중간 키나 작은 키 남성의 성기가 기대 이하로 작을 경우보다 장신의 성기가 작을 경우 여성이 느끼는 매력도는 더 크게 급락한다. 
이는 남성의 키가 크면 다른 특징들에 대한 기대수준 또한 함께 과도하게 커지며,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때 그 남성에 대한 평가가 전반적으로 급격히 나빠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 운동능력 
긴 팔다리가 운동경기에 유리하다는 것은 농구, 육상 등 여러 경기에서 분명하다. 그러나 작은 키 또한 운동 종목에 따라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선 단신은 신경 자극신호의 이동거리가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신체 반응속도가 더 빠르다. 이는 성룡과 같은 비교적 단신의 액션스타가 놀라울 정도로 재빠른 몸놀림을 보여줄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다.  

또한 신체가 작은 사람들은 몸을 뒤틀거나 구부리는 동작을 쉽게 해낼 수 있다. 또한 상대적 단신은 신체의 ‘회전 가속도’가 더 높다. 이러한 특징들은 체조, 스노우보드, 스케이팅, 스키, 다이빙 등 종목에서 큰 장점이 된다. 

◇ 부상확률 
몸이 크면 신체에 적용되는 관성도 커지고, 따라서 순간적으로 신체 속도를 줄이거나 높여서  사고를 피하기가 힘들다. 더불어 충돌 순간 입는 충격도 커지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장신자들이 일생중 부상을 입을 확률은 단신자들에 비해 월등하다. 실제로 키  172㎝의 여성은 157㎝의 여성보다 엉덩이 골절상을 입을 확률이 두 배 가량 높다.  

◇ 기대수명과 건강  
이탈리아의 빌라그란데 스티자일리 지역은 유럽 전역에서 100세 이상 장수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원인 중 하나는 이 지역 사람들이 단신이라는 점이 지적됐다. 여기서 가장 장수한 세대의 남성 평균 신장은 160㎝다. 

  건강한 100세 이상 노인이 많은 ‘장수 마을’ 일본 오키나와 사람들은 일본인 중에서 키가 가장 작다. 그 덕일까. 심장 발작과 심장 질환으로 죽는 사람이 일본의 다른 지역보다 40% 이상 적다. 심장발작을 일으켜도 미국인보다 2배 가량 더 오래 생존했다. 유전 때문이 아니라  식생활과 생활방식이 서양화, 체격이 커진 젊은이 중에 심장질환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식습관과 생활 방식 등 환경요인에서 비롯된 키의 증가가 심장질환 발생과 더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한편 보통 건강한 어린이일수록 더욱 크게 자라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선 큰 키가 더 건강하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성장함에 따라 장신은 건강상 위험에 더 노출된다. 예를 들어 몸이 크면 에너지 소모도 많고 따라서 그 과정 중에서 생성되는 해로운 부산물 또한  많다. 사실상 큰 키가 심장병에 덜 걸리며, 수명이 더 길다는 연구결과도 많지만 최근 이와 상반되는 보고가 늘었다.  2003년 <라이프 사이언스>를 보면 오히려 키가 작을수록 수명이 길고 심장 질환과 암에 걸릴 확률이 감소했다. 1900년부터 100여 년 동안 이루어진 ‘키와 수명의 관계’에 대한 조사를 인종·직업·나라 별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작은 사람이 큰 사람보다 사망률이 낮았다. 더구나 큰 사람은 암 발생률이 작은 사람보다 20~60% 정도 높았다. 심장 질환도 큰 사람이 작은 사람보다 더 많이 걸렸다. 이런 결과는 쥐·개·원숭이를 이용한 동물 실험으로도 확인되었다.

영양, 유전, 인종, 사회·경제 수준, 유아기 질환 경력 등의 조건이 비슷하다면, 작은 키가 큰 키보다 오래 살고 심장병이나 암에 걸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여겨진다. 모델처럼 큰 키를 마냥 부러워할 일이 아니다. 키 작은 사람에게는 적지 않게 위안이 될 법한 소식이다. 

작은 키가 장수하는 이유는 불분명하다. 중력을 적게 받고, 기생충 감염위험도 줄어서 그만큼 신체가 받는 스트레스가 적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키가 커질수록 체중이 증가하므로  에너지 사용이 늘어나 노화가 빨라진다는 엔트로피 이론도 지지를 받는다. 

사실 중요한 것은 키가 얼마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이다. 몇 해 전부터 불기 시작한 ‘몸짱’ 열풍이 잦아들 줄 모른다. 인터넷에 키 커지고 날씬해지는 비법이 뜨면 조회 수 1만은 순식간이고, 정체가 묘연한 건강 식품도 마다하지 않는다. 겉으로 드러난 몸매가 아니라, 몸과 마음을 어떻게 건강하게 추스르며 살아 갈 까를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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