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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탱크맨' 찍은 기자 별세
호텔 변기 물탱크에 필름 숨겨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 13 Sep 2019 05:40 PM
1989년 톈안먼 사태 당시 민주화 시위 참가자가 진압군의 탱크에 홀로 맞서고 있는 모습. 이 역사적인 사진을 촬영한 기자 중 한 명이었던 찰리 콜(미국)이 최근 숨졌다.
【상하이】 1989년 중국의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때 맨몸으로 진압군의 탱크에 맞선 '탱크맨(Tank Man)'의 모습을 카메라 앵글에 담은 사진기자 중 한 명이었던 찰리 콜(미국)이 별세했다. 향년 64세.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콜은 오랫동안 거주해오던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지난주 숨을 거뒀다.
콜은 1989년 톈안먼 광장이 멀리 내려다보이는 베이징호텔의 발코니에서 흰 셔츠에 검은 바지 차림의 시민이 홀로 돌진하는 탱크 앞을 가로막는 사진을 찍었다.
콜과 제프 와이드너 등 당시 4명의 기자가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앵글로 이 시민의 모습을 촬영했다.
이 사진은 톈안먼 민주화 시위의 상징물이 됐다. 1989년 세계보도사진상은 콜에게 돌아갔다.
콜은 '탱크맨' 사진을 촬영하고 나서 중국 공안(경찰)이 호텔방에 들이닥칠 것을 우려해 곧바로 사진을 비닐봉지에 담아 화장실 변기 물탱크 속에 숨겼다.
그의 예감대로 중국 공안이 호텔방에 들어와 그의 카메라 필름들을 훼손했지만 숨겨둔 필름은 도쿄의 AP통신 지국으로 보내졌다가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전송돼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콜은 '탱크맨' 사진을 찍기 전에는 한국에서 3년간 머무르면서 1987년 6월 항쟁 등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현장에서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