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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계 망가질대로 망가져"
미성년자 논문저자 악습에 쓴소리
- 조 욱 (press1@koreatimes.net) --
- 16 Dec 2019 06:16 PM
오타와대 김우재 부교수 연방 과학정책도 비난
한동안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집어삼킨 ‘조국 사태’의 시작점은 ‘미성년 자녀의 교수 논문 제1저자 등재’였다.
김우재(45) 오타와대 부교수는 이 같은 문제를 오래 전부터 지적해온 인물 중 한 명이다.
2015년부터 분자세포의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인 김 교수는 과학자로는 드물게 사회문제와 불공평에 대해 서슴없는 비판을 주저하지 않는다. 일간지에 6년간 칼럼을 기고하는 등 왕성한 필력도 자랑한다.
“교수들끼리 자녀들을 ‘품앗이’처럼 논문에 등재해주는 행위가 만연돼 있다. 한국 학계는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졌다”고 그는 지적했다.
한국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2년 치 논문 중 미성년 저자 등재 건수가 115건이나 됐다.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15개 대학만 조사한 결과라서 더 충격적이다.
“과학이 부패한 권력과 영혼없는 관료사회에 유린당하는 것을 참을 수 없다”는 그는 “기초과학은 사회를 지탱하는 ‘최후의 보루’다. 경제논리에 잠식된 현대과학계는 더 이상 ‘아인슈타인’이나 ‘다윈’ 같은 과학자를 볼 수 없게 됐다. 그래서 ‘타운랩’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타운랩은 누구나 인생에서 한 번쯤 과학이 무엇인지 체험하는 ‘소규모 실험실 사업’이다. 한국에서 프로젝트 실현 가능성을 확신한 김 교수는 캐나다 등에서 투자자 모집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보다 복지정책이 월등히 좋은 것을 캐나다의 장점으로 꼽은 그는 “초파리를 이용한 루게릭 질병 치료를 위해 학회 참석 차 10차례 토론토를 방문했다”며 “다른 도시와는 달리 토론토는 활기차고 역동적인 것이 마음에 든다”고 전했다.
반면 캐나다 정부의 과학정책에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캐나다의 연구개발비는 미국에 비해 크게 낮고, GDP 대비 연구개발비가 1위인 한국과 비교해도 과학 연구에 대한 투자가 적은 편”이라며 “사회를 지탱하는 '합리성'과 '상식의 보루'라는 측면에서 기초과학은 매우 중요하다. 연방자유당 정부는 보수당 정부 때 삭감한 연구투자를 다시 회복시킬 필요가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