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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모바일 게임 웃고
PC게임은 울고
- 캐나다 한국일보 (public@koreatimes.net)
- Sep 17 2020 06:14 PM
▲ 한국 문화체육과 직원들이 고위험시설로 분류된 관내 PC방에 집합금지명령서를 붙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은 올해 한국 게임업계에 극적 변화를 가져왔다. 대형 게임사들은 적게는 30%대, 많게는 400% 높아진 상반기 영업이익을 신고했고 새로 출시한 게임마다 ‘대박’을 기록했다. 지난해만 해도 게임중독 증상에 질병코드를 부여하려고 했던 세계보건기구(WHO)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집에서 즐기는 게임을 권장하고 나섰다.
게임업계에 ‘호시절’이 찾아들었다 싶겠지만, PC 게임과 모바일 게임 시장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였던 지난 2월 PC방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하라는 한국 정부 지침이 내려진 데 이어, 이달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발효되면서 19일부터 수도권, 23일부터는 전국 PC방에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 (위쪽부터) 신작 모바일 게임 리니지 M, 카트라이더러쉬 플러스, 뮤 아크엔젤.
28일 게임 전문 리서치 서비스 게임트릭스의 8월 3주차(17~23일) 전국 PC방 분석에 따르면, 2주차 게임 사용시간이 250만 시간에 달했던 리그오브레전드(LoL)는 일주일 만에 172만 시간으로 뚝 떨어졌다. 이 기간 배틀그라운드 이용시간 역시 33만 시간에서 21만 시간으로 크게 줄었고, 오버워치(-58.6%)와 서든어택(-24.8%)의 사용시간도 대폭 감소했다. 전국 PC방 1만여 곳의 일제 영업정지 여파가 반영될 4주차엔 PC게임 실적 악화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반면 모바일 게임은 날개를 달았다. 아이지에이웍스가 이달 초 발표한 모바일 게임 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모바일 게임 지출은 2조8,3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4% 늘었고, 1인 평균 과금 액수는 1만6,828원으로 24% 급증했다. 앱애니와 리서치업체 IDC의 6월 조사에 따르면 3월 기준 평균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수가 1월 대비 15% 증가한 1,340만건을 기록했고, 액션 게임의 사용 시간이 전분기 대비 8배 이상 늘었다.
PC 게임과 모바일 게임의 흥행 격차는 게임사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PC방 최대 인기 게임 중 하나인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상반기 모바일 버전 매출이 7,108억원으로 전체 매출(8,872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역시 PC 버전 상반기 매출은 800억원 수준인 반면 모바일 버전(리니지M, 리니지2M)은 9,000억원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게임업계의 모바일 게임 편중 현상도 한층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모바일 게임 시장은 넥슨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바람의나라:연’, 넷마블의 ‘스톤에이지 월드’, 웹젠의 ‘뮤 아크엔젤’ 등 인기 신작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졌지만, PC 게임은 이렇다 할 신작이 눈에 띄지 않았다. 그나마 하반기 출격을 준비하고 있는 크래프톤의 ‘엘리온’이 PC 게임 시장의 유일한 희망으로 꼽힌다.
게임업계는 PC방 영업정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안 그래도 PC 온라인게임 신작이 몇 년째 가뭄인데, PC방이 줄폐업하는 상황까지 이어진다면 PC게임 시장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며 “국내 게임시장에서 PC 게임이 차지하고 있는 위상이 있는 만큼 하루 빨리 상황이 나아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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