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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국수 맛 더해주는 비밀 올리브 (하)
- 캐나다 한국일보 (public@koreatimes.net) --
- 07 Oct 2020 06:40 AM
올리브 고르는 법
올리브 골라 먹기는 자칫 잘못하면 일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서양 슈퍼마켓의 ‘올리브 바’에 가면 한참 동안 정신을 못 차린다. 생김새도 색깔도 다른 올리브가 열 종류를 넘어가면 뭘 골라 먹어야 할지 감을 잡기 어려워진다.
일단 품종에 상관 없이 적용할 수 있는 간단한 요령 두 가지로 멍석을 깔아보자.
첫째, 병조림과 통조림 외의 제품에 우선권을 준다. 통조림이라고 덮어놓고 품질이 낮은 건 아니고 병조림 가운데도 썩 맛있지 않는 제품이 많다. 하지만 병조림의 수준이 좀 더 높다. 게다가 병에 담긴 채로 필요한 만큼 꺼내 쓸 수 있으니 통조림보다 편하다.
둘째, 씨를 발라낸 것과 아닌 것을 필요에 따라 고른다. 씨를 발라낸 제품이 쓰기 편해 장땡일 것 같지만 비교해 맛을 비교해 보면 질감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아무래도 씨를 발라내지 않은 과육이 훨씬 더 아삭하고 생생하니, 맛을 위해 후자를 권한다. 요리에 쓸 때는 마늘 다지기와 같은 요령으로 도마에 올려 칼등으로 지긋이 눌러 준다. 씨만 쏙 빠져 나올 것이다.
다음으로는 국내에 주로 유통되는 올리브 몇 종류의 특징을 살펴보자. 포장에 붙어 나오는 이름이 언제나 올리브의 품종을 가리키지는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와인이나 치즈를 포함한 유럽발 농산품 혹은 음식이 대체로 그렇듯, 품종보다 법으로 보호 받는 생산지의 명칭 등을 더 흔히 쓴다.
1. 카스텔베트라노
카스텔베트라노는 원산지인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의 지역이고, 품종의 이름은 노체렐라 델 벨리체(nocerella del belice)이다. 청록에 가까운 생생한 녹색이 인상적인 카스텔베트라노는 풍성하면서도 부드러운 과육에 맛은 순한 편이라 그냥 먹기에 좋다. 피자의 고명이나 통조림 너머의 올리브와 친해지고 싶다면 가장 먼저 권한다. 지금과 같은 여름의 끝자락에 상큼한 화이트 와인, 부슬부슬하고 풀냄새 그윽한 염소 혹은 양젖 치즈와 잘 어울린다. 검정 카스텔베트라노도 유통된다.
2. 체리놀라
이탈리아 풀리아 주의 체리놀라 지방에서 나오는 이 올리브는 국방색 또는 탁한 황갈색을 띤다. 면바지나 군복의 ‘올리브색’이 바로 체리놀라의 색이다. 올리브 가운데서도 큰 편인데다가 아삭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맛을 지니고 있다. 이 계절이라면 체다 같은 치즈와 함께 시원한 라거 안주로 좋다.
3. 칼라마타
그리스의 동명 지역이 고향인 칼라마타는 녹색이었을 때 수확하지 않는다. 다 익어도 검정 올리브로 구분은 되지만 진한 자주색을 띤다. 많은 경우 레드와인이나 레드와인 식초에 담근 상태로 팔린다. 프랑스의 니수아즈와 더불어 프로방스의 전통 음식인 타페나드(tapenade)의 재료로 흔히 쓰인다.
4. 만자니야
1. 스페인산이다, 2. 씨를 발라내고 속에 파프리카를 채웠다. 시중에 유통되는 만자니야 올리브의 특징이다. 속이 채워져 있지 않은 만자니야라면 마늘과 함께 적당히 으깨어 접시에 담아 올리브기름을 졸졸 끼얹어 낸다.
5. 미션
통조림으로 가공된 미국 캘리포니아산 올리브라면 별 예외 없이 미션일 것이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별도의 가공 과정을 거쳐 녹색 올리브를 검정색으로 숙성시켜 출시한다. 양잿물과 더불어 산화 처리를 통해 통상 6~8주 걸리는 올리브의 가공을 24시간으로 단축시키는 한편, 발색제인 글루콘산철로 검정색을 살린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익은(ripe)” 캘리포니아 올리브가 만들어진다. 요즘은 좀 더 자연스러운 가공을 강조하느라 발색제를 뺀, 진한 회색에 가까운 제품도 있다.
올리브 활용 요리 -타페나드
[ 재료(4인분) ]
안초비 100g, 물에 담가 소금기를 빼고 건져 놓는다, 올리브기름 4큰술, 마늘 2쪽(껍질 벗긴다), 케이퍼 50g(건져낸다), 검정 올리브 100g(씨를 발라내고 썬다),
스파게티 350g, 다진 생파슬리 이파리(고명), 소금
[ 만드는법 ]
① 프라이팬이나 스킬렛(무쇠팬)에 기름을 두르고 불에 올려 달군다. 마늘을 올려 약불에서 노릇해질 때까지 종종 뒤적이며 익힌다. 구멍 뚫린 국자로 마늘을 건져내 버린다. 케이퍼와 올리브를 팬에 더해 종종 뒤적이며 5분 더 익힌다. 안초비를 더해 형체가 사라질 때까지 나무 숟가락으로 으깨며 익힌다.
② 소스를 만드는 사이 면을 삶는다. 소금물을 넉넉히 끓여 면을 넣고 가운데의 심이 살짝 씹힐 정도(알덴테)로 익힌다. 삶은 물을 쏟아 버리고 면을 소스가 담긴 팬이나 스킬렛에 더해 잘 버무린다. 파슬리를 솔솔 뿌려 바로 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