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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회전·우회전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 04 Nov 2020 03:29 PM
이원용 | 시니어탁구협회 이사
한국과 캐나다의 협정에 따라 한국에서 캐나다로 오신 분들이 운전면허시험을 거치지 않고 바로 캐나다 운전면허를 받는다.
이 제도는 당사자에게는 여간 편리한 것이 아니지만 양국간 운전상의 차이점을 몰라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좌회전(Left turn) 요령이다.
우회전은 녹색신호가 없어도 가능하다. 단, 적색신호에 돌지 말라는 표지가 없고 또한 진행해도 안전할 때.
그러나 좌회전은 안전할 때, 즉 반대쪽의 차들이 완전히 정지했거나 앞쪽으로 스트레이트로 진행하는 차가 없을 때 돌아야 한다. 문제는 본인 차가 좌회전 줄의 제일 선두에 있으면서도 신호가 변경될 때까지 정지선에 그대로 서 있는 것이다. 이래서 뒷차들이 빵빵거리고 신경질을 부린다. 또 횡선으로 통행하는 차들의 진행을 막는다.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려면 내 차가 제일 앞에 정지해 있다가 녹색신호가 켜지면 앞으로 몇 미터 나가 서서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규정에는 줄 앞에 똑바로 서 있으라고 하지만 그렇게 하면 앞에서 오는 차들을 제대로 볼 수 없으므로 차의 머리를 약간 왼쪽으로 돌려 세운다. 그리고 녹색 신호지만 반대방향서 진행하는 차가 없거나 돌아도 충분한 간격이 있거나 아니면 녹색 신호가 노란색 신호로 바뀌었다면 돌아야 한다. 안 돌면 뒷차로부터 욕을 먹는다. 단, 아무리 욕을 먹는다 해도 안전하다고 판단되지 않으면 좌회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
최근 영 스트릿을 따라서 스틸스 애비뉴 남쪽으로 진행하다가 영/스틸스 교차로에서 동쪽으로 가기 위해 좌회전을 할 차례였다. 녹색 신호가 켜진 후 정지선을 약간 넘어서 좌회전 순간을 기다렸다. 순간 녹색 신호가 바뀌어 노란색 신호가 켜졌다. 내가 좌회전을 시도하려는 순간 북행하는 차가 갑자기 교차로로 진입, 나는 돌다가 놀라서 급정거했다. 그 차를 보내고 놀란 가슴을 쓰다듬으며 좌회전을 마쳤다. 그 때 신호등은 이미 적색이 되었으나 회전 위치에서 대기하던 차는 우선권이 있으므로 주저하지 않고 왼쪽으로 돌았다. 교차로 사고는 이렇게 뒤늦게 나타나는(late arrival) 차들 때문에 자주 생긴다.
명심할 것은 좌회전은 우회전보다 늘 위험하다는 것. 특히 모터사이클 같은 작은 덩치의 차량이 오는 것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또 좌회전에만 신경쓰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를 못 보기도 한다. 이것은 인명사고를 초래, 가장 큰 문제다.
다시 말하지만 좌회전 때 스톱라인에 있다가 좌회전을 시도한다면 교통법 위반이다. 한국과 다른 점이 바로 이것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앞으로 나가서 좌회전을 준비해야 한다.
한편 한국과 다른 점 또 한가지는 우회전이다. 조금 앞으로 나가 있다가 다가오는 차가 없으면 돌아야 한다. 이때도 횡단보도의 보행자, 자전거, 유모차 등을 잘 살펴야 한다. 항상 어떤 경우에도 차보단 사람의 안전이 우선이다. 빨간색 신호임에도 이를 무시하고 횡단하는 사람이 있다면 차는 진행할 수 없다.
아파트 차고, 쇼핑몰 주차장에 진입하는 차들이 거의 동시에 좌회전, 또는 우회전해야 할 경우 항상 우회전 우선 원칙임도 기억하자. 즉, 한 차는 북상, 반대서 오는 차는 남향, 두 차가 거의 동시에 한 지점에 진입하려 할 때는 항상 우회전차가 먼저다. 이것도 사고유발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