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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칼럼(50) - 지금은 재융자의 시기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 09 Nov 2020 01:40 PM
중앙은행은10월28일 기준금리를 0.25%로 동결했습니다. 최근 캐나다의 경기 회복세는 기대보다 양호하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크고, 경기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3년간 경제 성장률 전망 2020년 -5.7%, 2021년 -4.2%, 2022년 -3.7%)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자율 동결의 이유입니다. 게다가 이런 저금리 기조가 2023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 봤습니다.
8개월간 코로나를 겪은 후 비로소 중앙은행이 전 세계적인 유행병의 전파 양상 및 정부지원금의 영향 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경제가, 비록 장밋빛만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재편될지를 좀 더 분명하게 파악한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가 안겨준 ‘뜻하지 않은 선물’인 저금리가 이렇게 장기간 지속된다면, 모기지와 관련하여 두가지 기회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하나는, 1년 전과 비교하여 실제 이자율이 1%P 정도 낮아졌으므로, 다른 여건이 허락한다면(투자 수익성 여부는 별도의 문제) 주택구매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입니다.
지금 집을 사면 상대적으로 낮은 이자율의 모기지를 얻을 수 있고 모기지 납부액도 현격히 줄어듭니다. 만약 모기지금액을 50만 불로 하고, 이자율의 차이를 1%P만큼만 가정해도, 매월 모기지 납부액이 약 250불(연간으로는 3천불)가량 낮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소득으로 구매 가능한 집의 규모를 늘릴 수도 있습니다.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토론토 등 대도시에서 부동산 매매가 왜 활성화되고 있는지를 잘 설명해 주는 대목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집에 대한 자신의 지분을 활용해 추가적인 자금을 확보함으로써 저금리의 혜택을 누리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존에 모기지가 있는 집을 담보로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는 방법으로는 재융자(Refinance)와 집담보 마이너스대출(HELOC : Home Equity Line Of Credit)이 있습니다.
재융자는 기존의 모기지를 상환하고 새로운 모기지를 받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 자신이 처음 받았던 것보다 이자율이 많이 낮아졌거나, 집 가격이 상승했을 경우 재융자를 고려해 볼 만합니다. 현재 이자율이 사상 최저이고 여기에 더해 집값 상승으로 자신의 지분액도 커졌다면 그야말로 재융자에 최적의 시기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재융자는 새롭게 모기지를 받는 절차이므로 모기지 심사의 모든 과정을 전부 거쳐야 합니다. 즉, 소득이 충분하고, 신용점수도 좋아야 하는 등 렌더들이 요구하는 모든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팬데믹 상황으로 일시적으로라도 직장을 잃었거나, 자영업을 운영 중인데 인컴이 많이 줄어들었다면 아쉽지만 선택이 어렵습니다. 게다가 모기지 신규 심사 시 들어가는 변호사 비용, 감정평가 비용 등이 추가로 발생하며, 가장 크게는 기존 모기지 조기 상환에 따른 페널티를 생각해야 합니다.
기존 모기지가 변동이자율이라면 3개월 치 이자만 고려하면 되지만, 고정이라면 남은 잔여기간이 길수록 더 많은 페널티를 지불해야하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코로나에도 인컴에 큰 영향이 없는 월급생활자들이 페널티 등으로 인한 추가 비용보다 낮은 이자율로 얻는 편익이 더 크다는 판단이 설 때 안성맞춤인 대안입니다.
역대급으로 낮은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재융자 추진시 비용대비 이익이 적은 경우에 선택할 수 있는 차선책이HELOC입니다. HELOC은 재융자에 비해 이자율이 조금 높지만, 집을 담보로 하므로 다른 신용대출에 비해 이자율이 여전히 낮습니다. 게다가 내가 쓸 수 있는 만큼만 쓰고 쓴 금액에 대해서만 이자를 내면 될 뿐 아니라, 언제든 페널티 없이 상환 가능한 완전한 ‘오픈형’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모기지와HELOC을 혼합해 놓은 것을 콜래터럴 모기지(collateral mortgage)라고 하는데, 모기지를 받을 때 일정액의HELOC 을 함께 설정해 놓음으로써, 향후의 자금 소요에 대비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입니다.
코로나 이후 경기 회복이 양극화 양상(소위 ‘K자형 경기회복’)을 띨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온라인 비즈니스 등 비대면이 가능한 분야는 가파르게 성장하되, 대면 위주의 서비스 분야는 침체 또는 몰락의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대공황, 오일쇼크, 닷컴버블 붕괴 등 대표적인 경기침체 후에는 언제나 승자와 패자가 가려지고 산업이 재편되었습니다. 다만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재앙 중 하나인 코로나가 경제에 미친 충격만큼 이후의 경기 회복도 다른 때보다 더 불균형이 심화된 모습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나타날 구체적인 변화 양상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분명한 것은 어떤 경우에도 침체된 속도만큼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언제나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입니다. 코로나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각도 코로나가 처음 발생했을 때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한달~두달 하던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분기~반기로 바뀌었고, 이제는 1년~2년으로 길어지는데 순응하게 되었습니다. 정부의 저금리기조 지속 유지 방침도 이런 인식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은듯 합니다. 좀 더 긴 호흡으로 상황을 인식하고, 넓은 안목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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