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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최고의 금융기관은 데자르댕 신용조합
김남수의 경제산책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 24 Nov 2020 04:31 PM
“일반 시중은행 비켜라” 영국 은행평가지 ‘더 뱅커’ 발표
세계적인 은행 평가잡지 영국의 ‘ 더 뱅커(The Banker)’는 매년 세계에서 잘나가는 은행 1000개 명단을 지역별로 선정 발표한다. 금년에도 작년 영업실적을 기준, 평가순위를 발표했다.
캐나다 경제는 세계에서 10위 수준이지만 은행의 자산건전성(수익)면에서는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의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이러한 건실한 캐나다은행들 중에서도 은행이 아닌 데자르댕그룹 신용조합이 캐나다에서 제 1위의 금융기관으로 평가되어 업계를 깜짝 놀라게한다.
‘더 뱅커’의 캐나다 은행 순위는 데자르댕 그룹에 이어 2위는 로열은행(Royal Bank of Canada), 3위 스코샤은행(Bank of Nova Scotia), 몬트리올 은행 (Bank of Montreal)및 CIBC은행 순이었다. 평가 기준으로는 자본금, 순이익, 자산의 건전성 등 8개 부분을 평가했다.
데자르댕은 성장성, 수익성, 자산건전성, 위험도, 및 부채 건전성 등 6개부분에서 다른 대형 은행들을 제치고 최고점을 얻었다.
데자르댕은 어떤 은행인가?
1900년 알폰스 데자르댕(Alphonse Desjardins)은 퀘벡주 레비스(Levis)에 신용조합은행을 창립했다. 자기 이름을 따서 데자르댕이라고 간판을 붙였다. 농민들을 괴롭히던 고리대금의 사슬에서 소작농민들을 해방시켜주기 위해 그는 유럽에서 ‘신용조합(Credit Union)’을 들여와 오늘날 북미 신용조합 및 지역 은행의 선발대 역할을 했다. 퀘벡강 건너에 있는 작은 마을 레비스는 아직도 데자르댕의 법률상의 본사다. 업무는 몬트리올에서 이루어지지만.
데자르댕 조합은 업무영역을 확장, 2008년부터는 캐나다의 6대 시중은행인 내셔널은행(National Bank of Canada)보다 큰 금융기관으로 정착했다. 조합은 전통적인 예금 및 대출위주 외에도 주식투자, 뮤추얼펀드 및 생명보험 등으로 저변을 확충, 현재 캐나다 5위의 생명보험회사로 자리잡았다. 자동차 및 건물화재 보험업계에도 진출했고 2014년에는 미국의 유명한 자동차보험회사 스테이트 팜(State Farm Canada)을 인수하여, 전국 3위의 건물 및 화재보험회사로 군림했다. 현재 직원 47,849명, 조합원 및 고객 700만명을 보유, 북미 최대의 신용조합은행으로 지역주민들의 경제생활에 좋은 터전을 마련해주고 있다.
데자르댕의 자산 건전성은?
은행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대출자산대비 자본금 비율을 계산하여 은행의 자기자본비율(Tier 1 Capital Ratio)을 산출한다. 이 비율은 공개된다. 이말은 은행이 총대출금에 대하여 얼마의 자본금을 보유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로서 감독당국은 최소한 8% 이상의 자본금 보유를 권고한다. 데자르댕은 이 비율이 21.6%로서 전국 은행들의 평균치 14.8 %, 전국 최대 은행 로열뱅크의 13.2%를 크게 능가한다. 이것은 바로 데자르댕이 얼마나 건실한가를 한눈에 보여주는 지수다. 작년말 현재 영업실적을 보면 자산규모는 3,130억 달러, 순이익 2억 달러를 기록, 전년대비 11.7%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영업이익도 17억 달러 규모로 전년대비 8%가 늘었다. 이뿐 아니라 보험 및 뮤추얼 펀드 등 운용자산이 4,270억 달러에 달하는 거대 기업체다.
자선활동
데자르댕은 이익금의 상당 부분을 지역사회에 환원한다. 작년 한해에 4억4,500만 달러를 조합원 및 지역사회로 돌렸다. 내용을 보면 지역사회발전기금(Community Development Fund)으로 매년 1억 달러, 젊은이들의 장학금 배당 및 기업가 훈련에 5천만 달러, 1만8천명에게 재정자립을 교육하고 일자리 715개 창출을 도왔다. 재난지원기금에 매년 1%의 순이익을 불입하여 보험이 없거나 보상되지 않아 시달리는 사람들을 지원한다. 850명의 배심원(Jury) 자원봉사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16세부터 25세 사이 청소년들의 협동조합 훈련참석을 유도한다. 300만 달러의 창업지원자금도 지원한다. 남녀 평등 원칙을 실천, 작년말 현재 이사 중 44.5% , 조직 책임자의 59%가 여성들이다.
예상치 않은 코로나 사태 그리고 전에 없던 제로금리 시대를 맞아 예금 및 대출 위주의 전통적인 금융기법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국계 금융기관들에게도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김남수 | 경제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