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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저튼 Bridgerton
19세기 달콤 로맨스
- 미디어2 (web@koreatimes.net)
- Feb 19 2021 10:23 PM
화려하고 달콤 쌉싸름한 사랑 이야기
제 작 : 크리스 밴듀즌 | 원 작 : 공작의 여인 | 출 연 : 피비 디네버 | 평점: ★★★★(★5개 만점, ☆는 반개)
넷플릭스에서 2020년 12월 25일에 공개된 19세기 리젠시 시대 영국을 배경으로 한 미국 드라마.
여왕이 흑인이다. 귀족 중에도 흑인이 눈에 띄고, 상류층엔 동양인이 제법 있다. 여왕을 모시는 시종들 역시 다인종이다. 어느 시대 어느 곳일까. 19세기 영국 런던이다. 농담이 심하다고 할 수 있다. 역사 왜곡이라고 화낼 수도 있다. 차분히 생각해 보자. 이젠 지겨울 정도로 활용되고 있는 평행우주론을 떠올려보자.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평행하는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이론을 따른다면 충분히 있을 만한 일이다.
시대극에 대한 통념을 버렸다
시대극은 역사적 사실을 기초로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지우면 넷플릭스 드라마 ‘브리저튼’은 꽤 즐겁다. 달콤하면서도 씁쓸하게 사랑의 환희와 진통을 그린다. 볼거리는 화려하고 대사는 재치 있다. 수수께끼 같은 인물을 찾아내야만 하는 숨바꼭질까지 더해지면서 흥미를 돋운다.
1813년 어느 날 런던 상류층은 술렁인다. 막 성인이 된 남녀들이 사교 행사 데뷔를 앞두고 있어서다. 자작 집안인 브리저튼가(家)도 마찬가지다. 맏딸 다프네(피비 디네버)가 사교계에서 어떤 스포트라이트를 받을지, 명문가의 자존심을 이어갈 수 있을지 노심초사다. 단아한 용모의 다프네는 샤롯 여왕을 알현한 자리에서 큰 칭찬을 받는다. 이젠 어느 명문가의 어떤 멋진 남자를 만나 동화 같은 사랑을 나누냐만 남았다.
하지만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가장 노릇을 하는 오빠 앤소니(조너선 베일리)는 안절부절이다. 무도회마다 다프네를 따라다니며 흠결 있는 남자들을 막아내기 일쑤다. 다프네는 사랑은커녕 남자와 눈조차 마주치기 힘들다. 되려 다프네는 속물 귀족의 음모에 빠져 원치 않는 결혼을 할 위기에 처한다. 다프네는 앤소니의 오랜 친구 헤이스팅스(레게 장 페이지) 공작에 마음을 두지만, 오빠는 절대 반대다. 헤이스팅스는 바람둥이인데다 결혼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인물이라는 이유에서다. 다프네와 헤이스팅스가 밀고 당기는 사연을 주 에너지 삼아 이야기는 앞으로 나아간다.
▲ 19세기 영국 런던이 배경, 그런데 여왕이 흑인이다. 뭐 어떠한가. 정치적 올바름의 반영은 ‘브리저튼’의 미덕 중 하나다.
▲ 다복한 브리저튼 집안. 맏아들 앤소니와 맏딸 다프네 등은 다채로운 사랑을 빚어내며 각자의 인생을 개척해 간다.
남녀평등 계급 갈등까지 포개다
다프네와 헤이스팅스의 연애담 외에도 다채로운 사랑 이야기가 포개진다. 가족의 명예만을 생각하는 앤소니는 평민 배우와의 사랑 때문에 고뇌한다. 다프네의 여동생 엘로이(클로디아 제시)는 결혼이 여성의 운명을 결정짓는 세태가 못마땅하다. 사랑놀이 대신 사회적 자아실현에 골몰한다. 브리저튼가의 이웃인 페더링턴가의 필리파(해리엇 케인)는 동화 같은 사랑을 꿈꾸지만 특출 나지 못한 외모 때문에 고민이다. 페더링턴가의 먼 친척으로 런던 사교계에 데뷔하려는 마리나(루비 바커)는 자유연애와 정략결혼 사이에서 자기 길을 찾다가 방황한다. 요컨대 드라마는 청춘남녀의 달달한 밀당을 넘어 남녀 평등과 계급 갈등 문제까지 담아낸다.
▲ ‘브리저튼’에는 화려한 볼거리가 많다. 영국 바스와 요크에서 주로 촬영했다.
의문의 여성을 찾아라
드라마의 화자는 휘슬다운이라는 의문의 여성이다. 사교계 소식지를 비밀리에 발행해 런던 상류층을 들썩이게 한다. 엘로이는 롤모델 같은 여성 휘슬다운을 찾아 나서고, 여왕 역시 그의 정체를 밝히려 한다. 정체불명 여인이 누구인지 찾는 과정은 이 드라마의 묘미 중 하나다. 제작자는 ‘그레이 아나토미’ 등으로 유명한 ‘미드 여왕’ 숀다 라임스다. 넷플릭스는 4년 계약으로 1억달러(약 1,200억원)를 주고 라임스를 영입했다. ‘브리저튼’은 넷플릭스와 라임스가 협업해 내놓은 첫 결과물이다. 줄리아 퀸의 소설 시리즈 ‘브리저트’ 중 ‘공작의 여인’을 밑그림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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