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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상징된 애완견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
- Mar 17 2021 03:08 PM
“개 두 마리 몸값이 50만 달러라니 …
개 팔자가 웬만한 사람 팔자보다 낫네!”
한때 미국뉴스는 개 이야기로 시끄러웠다. 세계적 수퍼스타 레이디 가가의 애완견들이 납치되고, 개를 산책시키던 도우미 남성이 총에 맞아 응급실로 실려 가고, 50만 달러의 현상금이 내걸리는 등 일련의 사태들이 보도되면서 한편에서는 ‘개 팔자’ 조크가 나왔다. ‘내 몸값은 얼마나 될까’ 식의 조크다.
지난달 24일 밤 강탈당한 레이디 가가의 프렌치 불독 두 마리는 이틀 후 무사히 주인의 품으로 돌아왔다. 한 여성이 할리우드 거리 한 모퉁이에 매여 있는 개들을 발견, LA 한인타운의 올림픽 경찰서로 데려다주면서 사건은 일단락 났다. 범인들은 그 비싼 개들에 욕심이 났던 것으로 보인다.
로마에서 촬영 중 이 소식을 들은 레이디 가가는 그 즉시 현상금을 걸었다. 개들만 무사히 돌려준다면 아무 것도 묻지 않고 50만 달러를 주겠다는 제안이었다. 범인들은 사건이 너무 커지자 개들을 거리에 매어두고 도망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왜 프렌치 불독을 노렸을까. 상당한 돈이 되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400여 품종의 개가 있지만 그중에 소위 ‘명품’ 개가 있다. 개 도둑들은 몸값 비싼 이들 품종에 눈독을 들이다가 기회가 되면 훔쳐서 그대로 팔기도 하고 번식시켜 새끼들을 팔기도 한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반려견 품종은 1위가 라브라도 리트리버. 다정다감한 이 품종은 1991년 이후 불변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는 저먼 셰퍼드. 충직하고 훈련을 잘 받기 때문에 경찰견이나 군견으로 많이 쓰인다. 3위는 골든 리트리버. 쾌활한 이 품종은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많이 이용된다. 그리고 4위가 프렌치 불독, 5위가 불독이다.
이렇듯 인기가 높다 보니 프렌치 불독은 종종 개 도둑들의 표적이 된다. 가격은 보통 1,500달러에서 5,000달러 정도.
이렇게 귀하신 몸들이다 보니 패션도 명품. 버사체, 몽클레, 랄프 로렌 등 유명 브랜드들이 개 옷들을 만들고, 수백 달러씩 하는 개 스웨터가 나오기 무섭게 팔린다. 애완견을 위해서라면 주인들이 돈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보다 나은 팔자’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지난 1년 팬데믹 중 애완견 가격은 특히 뛰어 올랐다. 모두가 집에만 있다 보니 애완견 데리고 산책하는 것이 거의 유일한 외출이 된 때문이다. 아울러 과거 수만 달러짜리 명품 핸드백을 보란 듯이 들고 다니던 소위 1%들이 지금은 애완견으로 부를 과시하는 추세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수천 달러짜리 애완견들을 데리고 산책하는 모습이 자주 소셜미디어에 등장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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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