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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오피니언

아시안 수난시대와 증오범죄 유형

손경락 | 변호사(미국)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Apr 13 2021 03:3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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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6일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으로 6명의 아시안 여성을 포함한 귀중한 인명 8명이 희생되었다. 아시안 여성 희생자 중에는 4명이 한인으로 밝혀져 더욱 우리를 침통하게 만들었다.

조지아주는 오랜 인종차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증오범죄 처벌조항이 없는 주에 속하다 작년 2월23일 흑인 청년 아머드 알버리(Ahmaud Arbery)가 조깅 중에 백인 부자(父子)의 총에 즉사하는 사건을 계기로 증오범죄 처벌법을 뒤늦게 제정하였다.

이로써 미국 내 아칸소, 사우스캐롤라이나, 와이오밍 3개 주만 제외하곤 증오범죄 처벌법이 다 만들어진 셈이다. 주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 법의 핵심은 피해자의 인종, 피부색, 종교, 출신국가, 성별, 성적 지향 등의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특별히 가중 처벌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이번 살인사건의 피의자인 21세 백인청년 로버트 애론 롱(Robert Aaron Long)은 “성 중독 때문에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었다”고 경찰조사에서 밝혔고, 그의 문자메시지나 온라인 게시물 등에서도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증오범죄 혐의를 비껴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법은 구비돼있다 하더라도 동기 입증이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다. 최근 발생한 사건을 중심으로 증오범죄의 유형을 간추려본다.

❶ 3월14일 뉴욕 맨해튼 대로변에서 한 백인여성이 일면식도 없던 한인 커플을 상대로 “중국으로 꺼져”라고 욕설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뉴스를 통해 이 여성은 뉴욕 주 출신 전 연방 상원의원의 딸 모라 모이니한(Maura Moynihan)으로 알려져 충격을 던져주었다.

우리에게 불쾌한 사건이긴 하지만, 단순한 욕설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호받기 때문에 증오범죄 처벌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그러나 신체적 협박이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느끼게 할 정도에 이른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❷ 3월20일 스키 모자로 얼굴을 가렸지만 백인으로 추정되는 60대 남성이 퀸즈행 지하철에 앉아있던 아시안 여성 승객에게 다가와 그녀의 가방과 상의에 오줌을 쏘아댄 희한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경찰에 그를 고발했는데 범행동기가 입증되지 않아 노출죄 정도의 경범죄 외 증오범죄 혐의를 추가하기 어려워 보인다.
❸ 3월24일 ABC 7 뉴스에 의하면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실버타운에 거주하는 한국계 여성이 남편의 장례식 날 익명의 증오편지를 받았는데 “아시안 한 명이 줄었다. 짐 싸서 당신네 나라로 돌아가라. 밤길 조심해라”와 같은 협박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피해자 남편의 장례식 날까지 꿸 정도로 협박의 정도가 구체적이어서 범죄행위로 걸려들 가능성이 높다.

❹ 3월19일 뉴욕 지하철에서 스리랑카 출신의 68세 노인이 한 흑인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흑인 용의자가 폭행 도중 “아시안 후레자식”이라고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현장목격자에 의해 입증되었기 때문에 현재 체포돼 폭행죄에 더해 증오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❺ 2월25일 맨해튼 차이나타운에서 아랍계 청년이 아무런 이유 없이 중국계 행인의 등을 칼로 찔러 중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 체포된 용의자는 살인미수, 흉기소지, 폭행 등의 혐의로만 조사를 받다 불과 한달 전에도 브루클린에서 다른 아시안을 폭행했던 사실이 드러나 뒤늦게 증오범죄 혐의가 추가되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소속 증오·극단주의 연구센터(The Center for the Study of Hate and Extremism)의 3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증오범죄가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2019~2020년 사이 유독 아시안에 대한 증오범죄는 14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수인종 중에서 미국 주류사회에 가장 성공적으로 진입한 것으로 평가받던 아시아인들이 코로나-19의 창궐과 함께 수난을 겪는 시대가 비롯됐다는 뜻이다. 언제쯤 이런 사태가 종식될지 안타깝고, 길거리 나다니기가 불안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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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락 | 변호사(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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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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