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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의 북한학
세얼 칼럼...민경하 | 오크빌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May 26 2021 04:04 PM
국가와 국가 사이에는 이타주의가 존재하지 않는다. 어느 국가가 자국의 손실을 감수하며 타국의 이익을 위해 대외 정책을 결정하는 일은 상상할 수 없다.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5월17일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 외교정책의 중심에는 인권이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정권은 자국민을 착취하고 핵과 탄도 무기 프로그램을 강화하기 위해 주민에게 사용해야 할 자원을 전용하는 것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국제외교에서 언제나 인권과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찾는다. 도덕적 원칙의 대외 정책이 패권적 세계질서를 이끌어가는 리더 국가로서의 미국의 위상을 높여 주고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미정상회담 직후인 5월23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ABC 방송에서 남긴 북핵 문제에 대한 발언이다. " 솔직해지자. 이는 어려운 문제다. 전임 행정부, 공화당, 민주당, 모두 이 문제와 씨름했고 누구도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다." 솔직해지자는 한 마디가 메아리로 남는 까닭은 국제외교에서 미사여구의 위선은 피할 수 없는 당연한 과정이며 솔직은 미덕이 아니기 때문이다. 솔직해서 국가의 품격을 떨어뜨린 힐러리 클린턴 여사의 강연을 상기해 본다.
2013년 6월 골드만 삭스가 주최한 비공개 강연 내용이 해킹으로 유출된 바 있으며 위키 리크스가 공개한 강연 내용 중 한국 섹션에 대한 힐러리의 솔직한 직설 화법이 새삼스럽다.
북한이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적절히 유지하며 미국의 존재감을 부각시켜주고 있고, 북한이 주기적으로 문제를 일으키지만 이는 굳이 나쁘게 볼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미국 입장에서는 반길만하다는 것이었다.
보수 네오콘이 아닌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가 바라본 미국의 국가 이익은 어떠한 것이었을까? 국제정치에 대한 전문 지식이나 정보가 없는 일상의 시민들도 추론이 가능하다. 북한 핵에 안보 불안을 느끼는 한국, 일본도 핵을 원하겠지만 미국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며 NPT (핵확산방지조약) 를 탈퇴해야 하는 국제정치의 함수관계가 핵 보유를 용인하지 않는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핵우산에 안보를 기댈 수밖에 없으며 미국은 자연스럽게 동북아시아의 헤게모니를 장악한다.
그리고 미국의 군수산업을 위한 시장이 유지되며, 중국을 견제하고 압박하는 전진기지로 한반도를 활용할 수 있다.
오바마의 대북정책 "전략적 인내"는 미국의국익을 계산한 "전략적 방관"으로 해석해도 무리는 아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북한이 먼저 움직이기만 바란다면 그것은 근본적으로 "전략적 인내" 라고 지적했다.(5월6일자) 북핵 협상을 서둘러 출발시키려는 액션 플랜이 없는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바쁜척하지만 실은 조용한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쪽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감성적인 반미도 국가의 품격을 낮추는 숭미도 대한민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제는 보편적 사고로 객관적 사실을 추구하는 사회적 이성, 집단 지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시대정신이라는 혁명적 로맨티시즘의 언어도 거부하고, 야만적 이데올로기에서도 벗어나는 보편적 사고로 미국과 북한을 성찰하며 일상의 상식을 회복해나가야 한다.
한국의 보수 야당인 국민의 힘은 김일성 회고록 출간, 판매, 구매 행위를 국가보안법으로 규율하지 말자는 공식 견해를 표명했다.
2021년 5월 법원은 김일성 회고록 판매, 배포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국가보안법을 옹호해온 정치세력의 이러한 전향적 반응을 예상한 국민은 거의 없었다. 국민을 믿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 체재 우월성을 과시하자는 주장이 보수의 강건한 덕목으로 자리 잡기 바란다. 일상의 상식으로 미국과 북한을 바라볼 때 오히려 이념적 스펙트럼은 넓어지며 비판다운 비판적 시각이 정립된다.
북한이 민족적 자존심에 집착하는 까닭을 이해하고 역사의 내재적 맥락을 헤아린 후에야 민족주의의 한계를 지적할 수 있다.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민족주의는 변방의 낡은 이데올로기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것이다.
30대에 불과한 젊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상과 현실과의 괴리를 극복할 수 있는 경륜을 갖춘 정치인일까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 보편적 사고로 객관적 사실을 바라볼 때 이산가족의 고통과 눈물이 남아 있는 한 북한은 박멸의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민경하 | 오크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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