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주간한국
아르헨티나가 인정한 ‘탱고 마에스트로’ 공명규씨
- 미디어2 (web@koreatimes.net)
- Jun 01 2021 05:49 PM
공명규씨(60)
공 선생은 탱고에 대한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아르헨티나 본토에서, 동양인 최초 ‘탱고 마에스트로’ 칭호를 받은 사람이다. 아르헨티나 탱고란 파트너와의 호흡 그 자체를 가장 중시하는 ‘원조 탱고’다.
무술인 체면에 무슨 탱고?
공 선생은 원래 태권도를 했던 무술인이었다. 1978년 TV로 월드컵 개최국이었던 아르헨티나를 접하곤 흠뻑 빠졌다. 격파하고 찌르기를 하던 손으로 여성 파트너의 손을 맞잡았다. 역시나 이 세계에서도 동양인에 대한 편견은 강했다. 한국인이 무슨 탱고냐는 시선에 오기가 생겼다. 그 말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또 한번 미친 듯 몰입했다. 1996년 아르헨티나 탱고협회 역사상 동양인 최초로 ‘탱고 마에스트로’ 자격을 얻었다.
한국 노인들이여, 탱고를 춰라
공 선생은 그 이후 한국을 드나들 때마다 ‘탱고 전도사’ 역할을 했다. 때때로 탱고 강습도 하고 아르헨티나 현지의 대규모 탱고 무용단 초청 공연도 성사시켰다. 그 공로를 높이 사 아르헨티나 정부는 2003년 공 선생을 ‘아르헨티나 홍보대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아예 한국에 눌러 앉았다. “이제 한국의 시니어들에게 탱고를 제대로 가르치고 싶어서”다. 최근 탱고협회도 만들었고, 서울 사당동에 협회 사무실 겸 강습소도 열었다.
왜 하필 ‘시니어 탱고’일까. 우리 사회 시니어들이 너무 주눅들어 있어서다. “그 사람들은 노인이라 해도 멋지게 차려 입고요, 젊은 사람들과 아무렇지도 않게 탱고를 추죠. 그러곤 와인 한 잔 기울이면서 격의 없이 얘기를 나눠요. 그게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 내 조국, 우리 한국의 시니어들도 그런 멋진 노인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더구나 탱고는 세계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 탱고를 추면서 즐기는 곳을 ‘밀롱가’라 부르는데, 세계 어디를 가든 밀롱가 한 곳 정도는 언제든 찾을 수 있다. “해외 다녀보면 멋들어지게 탱고를 추는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정말 많아요. 젊은 시절 배워 평생 즐기는 거지요. 여행지에 가서 사진 찍고 먹고 마시기만 하고 올 겁니까. 무대에 올라보세요. 말은 안 통해도 춤은 통하잖아요.”
6개월만 꾸준히 하면...
‘배움에 나이는 없다’고 하지만 사실 예순 훌쩍 넘은 이들이 새로운 뭔가를 배우기란 쉽지 않다.
탱고는 상체를 세우고 골반을 이용해 올바른 자세로 걷는 데서 시작한다. 춤을 배우고 추는 동안 이 걸음걸이만 반복해도 “죽어 있던 근육이 펴지면서 체형을 바르게 만들어 준다”고 했다.
걷기가 기본이니 배우기도 어렵지 않다. 공 선생은 “하루 1~2시간씩 6개월간 꾸준히 걷기 연습을 하며 기본기만 익히면 ‘몸치’라 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 탱고”라고 강조했다. 남 모를 고민, 요실금 예방에도 좋다. “다리를 8자 모양으로 그리는 ‘오초(ocho)’란 동작이 있는데 이 동작을 반복하면 골반 주변 근육이 강화됩니다. 요실금 같은 질병이 싹 사라지는 거죠.”
공 선생은 외쳤다. “늙어서 건강 챙긴다고 비싼 영양제 먹을 필요 없어요. 영양제 먹고 집에 가만히 앉아 있을 게 아니라 나가서 춤을 배웁시다!”
www.koreatimes.net/주간한국
미디어2 (web@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