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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살까? 말까? <하>
권오율 |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교 경영대 겸임교수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
- Jul 14 2021 04:11 PM
가상화폐가 대안화폐로서 역할을 못 하면 투자의 대상으로 될 수 있을까? 가상화폐 투자는 정부의 보호가 없기 때문에 재래의 증권투자에 비하여 훨씬 더 위험하다. 또 재래의 증권과 달라 비트코인이 회사의 지분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고 그 자신의 본질적 가치를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투자대상이 되기 위해서 가상지폐의 값이 안정적으로 오를 것으로 기대되어야 한다.
가상화폐의 투자는 익명으로 가능한 것이 이점일 수 있다. 그러나 미국 FBI가 코로니얼 파이프라인이 랜섬웨어로 지급한 비트코인을 대부분 회수했다는 것에 미루어 보면 그 거래의 익명이 완전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결과적으로 가상화폐는 투기적 투자대상으로 남게 된다. 비트코인의 경우 그 공급량이 제한되어 있어 수요에 못 미치기 때문에 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공급의 제한 자체가 높아질 가격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며, 새로운 가상화폐를 많이 개발하고 있는 것도 가상화폐의 가치향상을 보장하지 못한다. 원래 투자 결정을 할 때는 그 투자대상이 가진 고유한 가치, 계약 대상자, 투자에 따른 권한, 투자금의 사용처, 감사를 받은 재무제표 여부,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다시 팔 수 있는가 등의 여러 질문을 하고 결정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투기적 시장에서는 지금보다 높은 가격에 되팔 수 있는지 없는지를 주로 생각하게 된다. 가상화폐에 투자가들은 비록 비싸게 구매하더라도 더 비싼 값에 사갈 사람이 있다는 믿음에서 사게 되는 소위 ‘더 큰 바보 이론’에 따른 기대에서 투자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더 어리석은 사람이 나타난다는 보장이 없고, 한 번 나타나지를 않으면 연쇄적으로 가격이 떨어진다.
기존의 가상화폐나 새로 시작하는 가상화폐를 사는 것은 위험이 크고 다분히 투기적이다. 투기재에 관해서는 언제나 뜬소문도 많고 주위에서 충동하는 사람이 있다. 따라서 몇 가지 경고가 필요하다. 연예인이나 명사들의 권유나 사고파는 것에 현혹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연예인은 돈을 받고 광고를 하거나, 자기들의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가 많다. 테슬라의 사장 일론 머스크가 지난 2월 비트코인 15억 달러어치를 사면서 테슬라의 판매대가로 비트코인을 받을 계획을 한다고 발표하면서 비트코인 값이 급등하였고, 그 일부를 팔아 1억 달러 이익을 챙겼다.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받는다는 계획은 곧 취소했다. 또 주위에서 높은 이윤을 ‘보장한다’라거나, 믿기 어려울 만큼 좋은 기회라 하든지, 한시라도 빨리 행동을 해야 한다고 재촉할 때는 한 발짝 물러서서 생각해 봐야 한다.
위에서 논의한 개인이 개발·거래하는 가상화폐와 달리 정부를 대신하여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를 발행할 조짐이 보인다. 이것은 중국, 일본, 스웨덴에서 이미 시작하였고, 여러 서방국가가 탐색하고 있으며 미국과 EU도 e-Dollar, e-Euro 라는 이름으로 조만간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정부 디지털화폐는 법정화폐로서 화폐의 역할을 다 하고, 여러 위험과 문제점을 가진 가상화폐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한다. 운영방법은 개인이 시중은행을 거치지 않고 중앙은행에 통장(지갑)을 갖고 Alipay같은 앱(Apps)으로 대금결제를 함으로써 비용과 위험을 절감하게 한다. 정부 디지털화폐도 기존의 금융기관의 교란, 기업을 위한 대여 문제, 정부의 사생활 침범, 지정학적 문제 등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어, 기존의 화폐를 다 대체하지 않고,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지갑의 최대량을 정해두고, 점진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본다.
(이 글은 필자가 가상화폐의 기능과 전망을 분석한 것이며 투자자문이 아니다. 필자는 가상화폐를 갖고 있지 않다.)
권오율 |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교 경영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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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