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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명계산기의 등장
언제까지 살 지 안다면? 좋은가, 나쁜가
- 미디어2 (web@koreatimes.net)
- Jul 26 2021 06:49 PM
죽음 앞두고 여러 계획 할 수 있지만 도덕적, 사회적, 윤리적 문제에 당면
생명계산기(Risk Calculator)가 등장했다. 죽음을 맞는 노약자들이 얼마나 더 살 수 있을 지 예측하는 계산기다.
‘리스펙트RESPECT’라고 이름 붙은 계산기는 6개월 이내의 사망을 예측한다. 이것은 2007 - 2013년간 요양원 대신 가정에서 의료지원을 받다가 생을 마감한 최소 50세 이상의 성인 49만 명의 데이터를 컴퓨터적으로 이용, 개발되었다.
지금의 과학으로는 가능한 이야기다.
“이 계산기는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이 부모 등 가족의 사망에 앞서서 장례 계획 등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다”라고 개발자 에이미 슈 의사는 설명했다. 그는 오타와대학교 부설 브루예르 노인질환연구소 (Bruyere Research)연구원으로 이 개발을 주도했다.
“예를 들어 사망시기를 알려주는 것은 자식들이 언제 직장을 쉬어야 할지, 언제 부모와 함께 마지막 가족 휴가를 갈 지를 결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슈 박사의 설명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을 돌보는 의료진 외에도 가정의사나 가정방문 간호사들이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 죽음을 앞둔 사람은 최소한 세상을 떠나는 계획을 할 수 있다.
이 계산기를 개발하는데 사용된 방법은 최근 캐나다의학협회 저널 CMAJ에 소개됐다.
계산기는 조사시작 6개월 안에 12만 2,823명의 예상 사망자를 식별하는데 95%의 정확성을 보였다. 고위험군 노약자들에 대한 예칙은 정확도가98.2%로 증가했다. 성인 139,388명을 시험한 다른 부류는 평가 6개월 내에 2만명의 사망자를 식별할 수 있었다.
조사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79.7세였고 이중 65%가 여성이었다.
대상그룹의 공통된 질환은 고혈압이 60.8%로 가장 많았다. 26.8%가 관상동맥(심장으로 가는 두개의 동맥), 23.5%가 알츠하이머 같은 치매환자였다. 뇌졸중, 파킨슨병, 암, 울혈성 심부전 등은 20% 미만이었다.
대상자 중 78% 이상이 식사 준비나 휴대전화 사용 등 일반적인 집안일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55% 이상은 화장실 사용이나 식사 등 위생 유지에 어려움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들의 수명도 계산됐다. 이중 잔여수명 6개월 미만자는 전체의 1.3%였다.
또한 이 연구에 참여한 오타와대학교 부속병원의 피터 타누세푸로 박사는 “한 사람이 얼마나 오래 살 것인지를 아는 것은 어떤 치료를 어디에서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의료의 1차 목표인 ‘치료’에서 남은 삶의 질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옮겨간다”라고 그는 말했다. 치료는 이미 물건너 갔다.
비록 대부분의 국민이 집에서 지내더라도 도움을 받다가 예측된 원인으로 사망하지만 마지막 해에 의사의 가정방문을 받는 경우는 20%에 불과하다. 80%는 의사진찰을 받아보지 못하고 간다. 이때 잔여생명 기간을 알면 본인에게도 가족 – 친지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 계산기가 사망일이나 시간까지 정확히 계산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또 자세한 정보는 거의 없다. 계산이 사회에 미칠 윤리성 때문이다.
토론토대학의 생명윤리학자 케리 보먼 교수에 따르면 이 같은 생명 계산기를 의료시스템에 적용하는 것은 “윤리적 지뢰밭”을 걷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사회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교수는 계산기가 사전 진료계획 수립을 돕는 등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사망 일정을 가족과 의료진에게 공개하는 것을 예정 사망자가 동의할지, 또한 이런 정보를 사전에 알면 그의 일상에 대한 태도 또는 인식이 어떻게 바뀔 지 아무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판데믹 대유행 전에, 또는 대유행을 겪으면서 사회 경제 취약계층은 의료제도상 또는 의료제도 이용에 대해 많은 편견과 차별을 받았음이 드러나지 않았는가. 그러므로 대규모적인 사회적, 문화적, 윤리적 분석없이 이런 도구로 인간생명의 기한을 산출하는 것은 많은 문제를 초래한다.”
생명계산기가 캐나다 의료시스템에 도입된다면 그것은 안락사에 대한 의료지원과 연계되어 많은 혼란을 부를 것이다. 그것은 또한 환자에 대한 의료종사자들의 태도를 바꿀 것이며 또한 누가 살 가치가 있는 지, 그것을 누가 결정하는지 등에 대한 광범위한 의문을 가져올 것이다. 어쩌면 인생의 파라다임이 바뀔 지 모른다면서 교수는 이 같은 계산기 도입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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