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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제5계절’ <4>
신문...황순일 | 부동산중개인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
- Aug 03 2021 04:14 PM
<1983년 3월9일 게재>
1년 반 전 한국일보에 부정담배사건이 보도된 후 교민들 간에 시비가 있었다. 누워서 제 얼굴에 침 뱉는 식이므로 그런 기사는 쓰지 않아야 된다는 이론을 내세운 사람이 있었다.
얼마 후 경찰이 토론토의 서부 이토비코의 한적한 주차장에서 부정담배를 운반하던 대형 트레일러를 적발했다는 기사가 토론토스타에 짤막한 1단 기사로 보도 때 그 트럭은 담배를 처분하지 못해 석 달이나 그곳에 주차돼 있었다고 경찰당국자는 밝혔다. 부정담배 수사에 관한 보도로 버라이어티나 그로서리를 경영하는 교민들의 경각심이 높아져 범인들은 담배를 팔지 못하는 곤경에 처한 것 같다.
교민사회에서 신문의 역할은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던 미국의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을 생각하게 한다. 한인사회의 문제는 교민신문을 통해서 거론이 되지 이곳 신문이나 당국은 별 관심도 없는 실정이다. 일확천금도 아닌 부정담배나, 좀스러운 위조버스표에 교민들이 유혹되지 않게 신문은 이 같은 기사를 계속 보도해야 된다. 또 교민을 상대로 한 업체의 부당한 상행위가 있다면 과감하게 파헤쳐 시정되게 해야 한다. 동시에 당사자인 업자나 개인에겐 그들의 입장을 해명할 공정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 고발기사의 당사자들이 경쟁지를 통해 해명 반박하는 것은 검사와 변호사가 각각 다른 법정에서, 다른 판사를 상대로 유죄와 무죄를 주장하는 셈이 된다. 피해자인 당사자의 심정은 이해가 되지만 여기에 맞장구를 치는 신문을 이해할 수 없다.
광고주의 돈주머니에 아첨하는 신문이 무슨 염치로 '관제언론' 을 나무랄 수 있는지. 교민신문은 언어장애로 복지제도의 헤택을 못 받는 노년층을 위한 의료보험료 면제, 웰페어 , 패밀리 베네핏, 노년연금, 주택임대 등에 관한 생활정보를 공급해야 되겠다. 교통사고 사후처리나 차량정비상식 같은 것도 필요하다. 정치와 문화도 중요하지만 빵이나 주택문제 해결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와 함께 신문에 관계된 사람은 신문이외의 다른 단체에 관계하지 말아야 되겠다. 어느 단체의 임원이나 고문인 신문사의 사장이나 기자가 그 단체의 비리를 자기 신문에 고발하거나, 해명한다는 것은 거북한 일이기 때문이다. 또 신문사의 관계자라도 비리가 관련되면 곪은 내 손가락을 자르는 아픔을 각오하고 수술하는 용기를 가지고 고발하는 정의감이 있어야 된다.
신문사들은 현재 벌이고 있는 사업이외의 행사를 주관하는 것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체육 연예 문화행사는 관련단체가 맡아 하는 것이 정도이다. 신문은 태평양 건너 고국의 민주주의도 걱정해야 되겠지만 교민사회의 민주주의를 잊어서는 안되겠다.
황순일 | 부동산중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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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