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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정신건강 책임지는 '홍푹'
홍콩계 의사 피터 챙이 1982년 설립
- 양중규 기자 (edit1@koreatimes.net)
- Sep 09 2021 03:02 PM
1997년부터 한국어 상담 정부지원 연간 500만 불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의료계에서만 사용되던 '우울증'이란 단어가 어느새 일상의 언어가 됐다. 현대사회에서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사는 것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특히 낯선 땅에서 하루하루를 개척하는 이민자들의 삶은 더욱 고단하고 그래서 정신이 병나기도 쉽다.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흔한 정신질환을 같은 문화, 같은 언어를 쓰는 전문가로부터 적시에 진단 치료받는 기회는 이래서 절실하다.
우리 주위에서도 정신적 비정상상 자가 가끔 눈에 보인다. 최근 ‘박’씨 성을 가진 청년(32)이 웃통을 벗고 가슴에 나치문양을 새기고 거리를 활보하다가 유대인들을 향해 인종혐오 발언을 하고 폭행했다. 수십년 전부터 블루어 거리를 어린 여자아이 손목을 잡고 돌아다니던 이모씨가 최근엔 노스욕에 다시 나타났다. 중절모에 새깃을 꽂고 다니는데 정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물론 정신과의사들의 서비스는 국가 의료보험이 책임지므로 환자는 무료상담을 받을 수 있다. 단, 심리상담가로부터의 검진은 환자 본인이 일정 요금을 부담해야 한다. 이들은 개인진료하지만 홍푹정신건강협회(Hong Fook Mental Health Association·)는 병원이나 보건소 같은 역할을 하는 단체다.
홍콩계 정신과 전문의이며 변호사인 피터 챙씨가 아시안들에 대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위해 1982년 설립했다. 비영리단체로 정부 지원으로 활동한다.
중국어로 '건강과 행복'을 의미, 한자로 康福(건강할 강, 복 복)이다. 이 같은 한자적 의미의 이름 때문에 한인들은 중국인만 대상으로 한 단체로 오해, 접근을 꺼렸다.
홍푹은 보험이 없는 비영주권자나 위급한 상황의 캐나다 방문자까지 돌보다가 1997년부터 한인정신건강 분야에도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상담 및 다양한 프로그램과 워크숍을 가진 단체로 성장했다.
설립 초기 광둥어 사용 홍콩계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하다가 만다린어, 한국어, 베트남어, 캄보디아어를 사용하는 아시아계 이민자들로 대상이 확대됐다.
홍푹이란 말의 뜻처럼 협회는 '건강증진'에서 '질환관리'에 이르기까지, 연속되고 다양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가졌다.
1997년 이사였던 토론토대 노삼열 교수와 임승호 정신과 전문의가 한국어로 정신질환 상담을 시작했다. 한인여성회를 이끈 최성학씨도 일찍부터 이사로 봉사했다.
현재 박준석 검사가 회장을 맡고 있으며 강소연씨 등 5명의 정신건강복지사와 일반업무를 보는 1명의 한인들이 있다. 2014년부터 봉사하는 강미해(사진 왼쪽) 이사와 강소연(사진 오른쪽) 정신건강복지사는 이렇게 말한다.
"2013년 피터 챙 의사가 홍푹을 소개하면서 한인 커뮤니티도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 후 홍푹에서 진행한 정신건강 8주 프로그램을 직접 경험한 후 홍푹의 필요성과 역할을 확신했다. 아시안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정부에서 연간 500만 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받아 정신상담, 회복프로그램, 가족지원 프로그램 등 전문적인 치료와 상담을 환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한다"고 강 이사는 말했다.
강소연 건강복지사는 "토론토에서 심리정신 상담학을 전공할 때 홍푹이 한국어로 수준 높은 상담 및 치료를 제공하는 것을 알았다. 그 후 2008년부터 한인 실무 담당자로 일하고 있다. 현재 정신과 의사가 한국어로 한인 환자들을 진료한다. 홍푹이 다른 상담센터와 다른 것은 내담자(환자)가 편안하게 상담할 수 있도록 복지사가 내담자의 거주지 근처까지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즉 환자거주지 부근까지 찾아간다는 적극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매년 한인 이용자는 250여명이다. 이중 4%는 탈북민들이다. 상담 및 정신과 치료에 부정적인 편견을 가진 분들이 있는데, 몸이 아프면 약을 먹듯이 마음과 정신이 힘들 때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홍푹 이용자는 16세 이상 광역토론토(GTA) 거주자이며 의료보험 혜택자는 무료서비스를 받는다. 이밖에 유학생 및 난민신청자·협약 난민 등의 법적 신분을 가진 이들에게도 도움을 준다. 워크숍·세미나·교육프로그램은 자격 제한 없이 누구도 참가할 수 있다.
강미해 이사는 "홍푹협회는 한인들이 중추가 돼서 움직이므로 한인들이 좀 더 친숙하게 이용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참고: hongfook.ca/association, 강소연 복지사 skang@hongfook.ca, 주소(본부): 3320 Midland Avenue, Suite 201, Scarborough, ON, M1V 5E6 대표전화: (416)493-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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