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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로프 팔메 스웨덴 총리 암살 사건 (상)
- 미디어2 (web@koreatimes.net)
- Aug 30 2021 02:33 PM
총리의 뒤통수를 쏴라... '스웨덴의 가장 긴 밤'이 시작됐다
올로프 팔메 스웨덴 총리
▲ 올로프 팔메 스웨덴 총리가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진 이튿날인 1986년 3월 1일, 교차로에 혈흔이 남아 있다.
현직 총리가 쓰러졌다. 괴한의 총탄에 맞았다. 부인과 함께 시내 극장을 찾았다가 귀가하던 길이었다. 범인은 어둠을 틈타 총리 부부에게 총을 난사하고 유유히 사라졌다. 경호원도 없었다. 30년이 넘도록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스웨덴의 가장 긴 밤’은 그렇게 시작됐다.
1986년 2월 28일 오후 11시 21분. 올로프 팔메 당시 스웨덴 총리는 부인 리스베트 여사와 함께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시내에 위치한 ‘그랜드 시네마’ 극장에서 영화를 본 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지하철역을 향해 걷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다가온 한 남성이 권총을 꺼내 총리 부부에게 수차례 총격을 가했다. 리스베트 여사는 총상을 입긴 했어도 다행히 생명엔 지장이 없었다. 문제는 팔메 총리였다. 등에 총을 맞은 그는 중태에 빠졌다.
인근을 지나던 택시기사가 먼저 신고했다. 행인들도 몰려왔다. 그사이 범인은 현장을 떠났다. 총리 부부의 경호원이 그 자리에 없었던 탓이 컸다. 총리는 평소에도 경호원 없는 사생활을 즐겼다.
소탈한 성격, 격식을 차리지 않았던 성향 때문이었다. 행인들마저 최초엔 피해자가 총리 부부임을 몰랐을 정도였다. 총리는 병원에 후송됐으나, 끝내 자정을 조금 넘긴 3월 1일 오전 0시 6분, 피격 45분 만에 사망 선고를 받았다. 향년 59세였다.
경찰이 확보한 단서는 사건 현장 인근에서 회수한 두 발의 총탄뿐이었다. 이 사건이 발생하기 3년 전인 1983년 모카피아르트 우체국 강도 사건에서 발견된 총탄과도 일치했다. 스미스웨슨제 리볼버 권총용 총알이었다. 2년 후인 1988년, 리스베트 여사는 사건 당시 자신이 목격한 암살범으로 알코올 중독자이자 마약 중독자인 ‘크리스터 페테르손’이란 사람을 지명했다.
하지만 결정적 증거는 없었다. 마땅한 살해 동기를 찾기도 힘들었다. 리스베트 여사의 기억이 사실과 일치한다는 객관적 확인도 부족했다. 결국 페테르손은 무죄로 풀려났다. 경찰은 수사를 계속했으나 진실에 다가가지 못했다.
대신 비뚤어진 영웅 심리를 뽐내려 하는 부나비들만 속출했다. “내가 팔메를 죽였다”며 범인을 자처한 사람만 100여 명에 달했지만, 경찰에 출석한 뒤엔 모두들 ‘거짓말이었다’고 말을 뒤집었다. 수사는 난항에 부딪혔고 이내 지지부진해졌다. 범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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