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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정은실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Sep 08 2021 03:51 PM

아담의 후예 / 사디 (13세기, 페르시아 시인)
“인류는 한 몸
한 뿌리에서 나온 영혼.
네가 아프면
나도 아프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사람도 아니지”
(뉴욕 유엔 본부 로비에 적혀 있는 시)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지금까지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다. 마치 열병을 앓는 환자처럼 세계 도처에서 쏟아져 나오는 환자들로 지구는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많은 날이 지나서 우리가 지나온 날을 되돌아 볼 때 2020년과 2021년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남게 될지, 또 역사는 오늘을 어떻게 기록할지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우리 몸에서도 새끼 손가락이 조금만 다쳐도 몸 전체가 편치 않듯, 지구의 한 귀퉁이가 아프면 지구 전체가 아프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하필 팬데믹 기간 중에 탈레반의 이프가니스탄 점령소식을 듣는다. TV나 신문 등 미디어에서는 카불 국제 공항에서 미국 항공기가 이륙할 때 우르르 몰려드는 아프간 시민들의 모습을 비쳐준다. 이를 보는 순간 말로는 다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먹먹해져 옴을 느낀다. 한 마디로 아비규환이요 아수라장이다. 가만 있어도 아플 만큼 아픈데 그동안 숨어 있던 복병처럼 갑자기 튀어 나온 소식으로 사람들은 또 한번 상처를 받는다.
9.11 이후, 미국의 공습으로 정권을 상실했던 탈레반이 20년 만에 재집권을 하게 된 아프가니스탄은 나라 전체가 비통에 빠져있고 세계의 눈은 모두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해있다. 진정한 속내를 속속들이 알수야 없겠지만 결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도움이 안되면 잡았던 손 조차 놓아버리는' 미국식 우선주위에 세계는 분노하고 있다.
이제는 예전처럼 영토 확장의 목적으로 전쟁을 벌이는 나라도 거의 없고 인터넷의 발달로 글로벌 빌리지라고 불리울 정도로 세계는 한마을이 되었다. 지구의 끝에서 끝으로 가도 얼마 안 걸리고 그보다 먼저 서로의 소식은 일분 이내로 들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충분히 서로를 알고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관계로 발전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번 팬데믹을 겪으면서 보았다. 국경을 넘어 백신을 맞으러 오는 외국인들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백신을 투여해 주었고 또한 먼저 가진 나라는 백신이 필요한 나라에 인도적인 차원에서 공급해 주었다.
그러나 인간이 만든 환경오염으로 인해 결국 인간 자신이 어려움에 처해지듯, 인간이 만든 종교로 인해 자신들을 싸움 속으로 가두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그러하고, 극단주의자인 탈레반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코란에 의거해서 나라를 다스리겠다는 그네들에게 무슬림은 종교 이전에 생활이고 따라야 할 규범일 것이다.
하필 이런 때 상기되는 페르시아 시인 사디의 시 '아담의 후예'는 결코 낯설지 않다. 사디는 루미, 하페즈와 함께 페르시아 3대 시인으로 손꼽히고 특히 '아담의 후예'는 이란 국민들의 애송시로 현재 뉴욕 유엔본부 입구 로비에 쓰여져 있다. 아담의 후예로서, 지구공동체의 한 부분으로서, 뿌리를 함께하는 한 영혼으로서 호소하는 사디의 외침이 오늘따라 절절하게 마음에 와 닿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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