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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녀석 강도 같은데"
조깅하던 흑인 살해한 백인 3명 유죄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 25 Nov 2021 02:08 PM
트럭으로 막아선 후 3발 발사
미국에서 조깅을 하고 있던 흑인을 총격 살해한 백인 남성 3명에 대해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24일 조지아주 브런즈윅 글린카운티 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해 2월 조지아주 브런즈윅에서 25세 흑인 남성 아머드 아버리를 총으로 쏴 죽인 혐의로 기소된 백인 남성 그레고리 맥마이클(65)과 그의 아들 트래비스(35), 이웃 윌리엄 브라이언(52)이 모두 유죄라고 평결했다.
담당 판사는 이른 시일 내에 구체적 형량을 선고할 계획이며, 최소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예상된다.
전직 경찰인 맥마이클은 법정에서 “동네에서 발생한 잇단 강도 사건에 아버리가 연루된 것으로 의심해 트럭으로 그를 추격했다”고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범인들은 당시 조깅 중이었던 아버리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트럭으로 그를 막아 섰다. 아버리가 저항하자 맥마이클 등은 엽총 3발을 발사해 그를 숨지게 했다. 비무장 상태였던 아버리가 범죄에 연루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사건으로 미국에선 인종차별 논란이 또다시 들끓었다. 경찰은 총격 희생자가 나왔는데도 용의자들을 곧바로 검거하지 않았다. 사건 현장이 찍힌 동영상이 공개된 이후에야 수사가 진척됐다.
경찰이 맥마이클 부자 등 3명을 살인 혐의로 체포한 건 두 달이나 지나서였다. 그리고 작년 5월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위조 지폐범으로 오인해 체포하던 중 그의 목을 9분 넘게 짓눌러 사망케 한 사건까지 일어나자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 여론은 더욱 불붙었다.
유죄 평결이 나오자 아버리의 모친은 “길고 힘든 싸움이었다”며 “아들이 이제야 편히 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평결은 미국의 사법제도가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우리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휘두르는 폭력에 맞서 법 아래 누구나 평등하다는 상식이 현실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