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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더 센 그놈이 온다
권천학 시인·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Dec 07 2021 12:03 PM
놈은 남아프리카의 보츠나와에서 출발했다. 출발하자마자 빠른 속도로 유럽에 상륙했다고 하니 머지않아 토론토에 도착하는 것도 시간문제일 듯하다.
다급해진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직 이름도 붙이지 못한 채 뉴(new와 발음이 같은) Nu로 할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어쩌면 이 글이 읽힐 때쯤엔 이름이 붙여질 것이지만, 그 이름과는 상관없다. 설령 이름이 붙여진다 해도 뒤를 이어 또 다른 N, new가 new1, new2, new3... 로 이어질 것이고 그때마다 각각의 이름표를 붙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채 1주일도 되기 전에 6대주를 휩쓰는 Nu라는 놈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이번의 N이 코로나 발생 이후 가장 무서운 놈일 것이라고 공포에 질리는 것은 속도 때문인 듯하다. 앞으로 이어지는 놈들은 얼마나 더 빠르고 더 세고, 더 끔찍한 놈일지 알 수 없다.
당장 눈앞의 상황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좀 더 멀리 살피는 안목과 마음가짐이 팔요하다.
놈의 이번 습격으로 세계 각국의 행보가 강력해지고 빨라졌다.
공항 출입을 허가하는 규정이 까다로워지고 한 발 더 나가서 아예 막기도 하는가하면 재빨리 국경의 문 닫기를 서두르기도 한다. 자국의 문을 닫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진원지가 되는 나라에게 아예 전면적인 출국금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즉 발병이 시작된 아프리카의 나라들에게 아예 비행기를 띄우지 말라는 요청이다.
처음 습격을 받은 2019년 말 이후 이 눈치 저 눈치 보느라고, 혹은 위기관리능력과 안목의 부족으로 미적거려 뒷수습이 커진 경우도 있었다. 그때로부터 일 년 남짓이 지난 지금은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강화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위드코로나를 시작한지 한 달 만에 다시 무장해제를 금하고, 긴장의 끈을 조여야하는 것은 바이러스가 결코 만만찮음을 뜻한다.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저지른 만행이 헤아릴 수 없지만 그 중에서 억눌린 스트레스를 풀고자 하는 사람들의 일상적 욕구를 실감할 수 있는 경우 한 둘만 짚어본다.
중국의 경우 5월1일~5월5일까지의 황금연휴인 노동절은 첫날부터 관광명소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고 한다. 코로나 19로 타격을 입은 자국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중국정부는 연휴기간에 여행을 떠나라고 독려하기도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한 편에선 격리가 종용되고 있는데 한쪽에선 인산인해, 어쩔 수 없이 펼쳐지는 이런 불균형은 국민경제회복에 골머리를 앓는 정부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의 디즈니랜드를 개장했다. 폐쇄조처에 들어간 2020년 3월14일로부터 412일 만이다. 디즈니랜드는 1955년에 개장한 이래 딱 3회 문을 닫았다고 한다.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된 직후의 국경일에 한 번, LA 대지진이 일어난 1994년에 한 번, 9.11테러공격이 있던 2001년에 한 번, 각각 하루씩 문을 닫은 것에 비하면 412일간이나 문을 닫게 한 코로나바이러스의 만행이 얼마나 드센지 알 수 있다.
입장은 수용인원의 25%만, 캘리포니아주 거주자로만 한정했다. 온라인으로만 하는 티켓구매시에 캘리포니아 거주 사실을 증명하는 절차를 밟게 하고, 실제 입장을 할 때 캘리포니아 거주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증명서를 지참하게 했다. 당연히 마스크 착용, 체온측정도 거쳐야했다. 우리가 지금 가게나 공공장소에 들어갈 때 마스크 착용을 하고 백신접종 증명서를 보여야하는 것과 같다. 일부 놀이기구는 멈춘 상태였고, 퍼레이드와 불꽃놀이는 금지되었다. 구내식당의 음식주문과 결제도 디즈니 앱으로만 하게했고, 음식이 준비되면 알람 울림으로 받은 후 지정된 장소에서만 식사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까다로운 규정이었음에도 재개장하자마자 7주 후까지 매진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의 욕구를 누가 막으랴.
위드 코로나라는 휴전협상으로 돌입한 상황이었는데, 또 다시 공포로 몰아넣는 바이러스의 기세에 우리는 방역과 살림살이 사이의 딜레마를 겪으며 우왕좌왕하고 있다.
N, 바로 그놈 때문이다. 끊임없이 이어져 올 놈들은 우리가 방심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반격해 올 것이다. 놈에게 방어선을 뚫려서는 안 된다. 얼마나 더 끔찍한 양상으로 공격해올지 모를 수많은 N. 기본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승리와 확률이 높아진다. 그것이 최고의 백신이다. 느슨해지려는 마음의 끈을 다시 조이고 놈들에게 절대로 허점을 보이지 말자고 빨간 깃발을 휘두르는 심정으로 각성을 촉구한다.
저기, N, 더 센 그놈들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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