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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빈곤이 내와 무슨 상관이 있나?

권오율, SFU 경영대 겸임교수


  • 미디어2 (web@koreatimes.net)
  • Dec 17 2021 08:54 AM


1989년 캐나다 연방정부 의회는 만장일치로 2000년까지 아동빈곤을 퇴치하기로 가결하고, 연방, 주, 지역 정부와 120여 개 사회단체가 참여하여 ‘캠페인(Campaign) 2000’이라는 사회운동을 시작하였다. 매년 연례보고가 진행되는 가운데 최근 2021년에 발표된 보고에 의하면 캐나다의 아동빈곤율은 (2019년 현재) 17.7%(130만 명)로 여전히 높고, 온타리오 주의 경우에도 17.6%나 된다. 캐나다인의 민족적 배경에 따라 아동빈곤율은 많은 차이가 있다. 원주민의 아동빈곤율이 월들이 높고, 이민 온 소수민족들의 아동빈곤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사람들의 아동빈곤율은 35.2%로 소수민족 중에서 세 번째로 높았다.

 

아동(0-17세)의 빈곤율은 여러 가지로 정의되는데, 캐나다의  ‘캠페인 2000’에서는 광범위한 인권기준 최저소득을 택하였다. 아동이 적합한 의식주, 교육 및 의료혜택을 받는 것은 기본인권이라서 그것을 보장할 수 있는 최저소득을 정하고 소득이 최저소득 이하인 빈곤 가정 아동의 전체 아동에 대한 비율을 아동빈곤율이라 한다. 2019년의 경우, 아이 둘을 가진 부부의 세금보고서에 기록된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44,036불이 최저소득으로 책정되었으나 이러한 최저소득 이하 빈곤 가정의 실제 평균 소득은 $23,202로서 최저소득의 60% 정도였다.

 

캐나다에서 이렇게 아동빈곤율이 높은 주요한 이유는 아동복지를 위한 현금보조, 복지서비스 및 조세감면을 포함한 정부 지원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캐나다 정부의 아동 지원금은 국민소득(GDP)의  1.7%에 불과하며 전 OECD 국가들의 평균지원비율은 2.4%이다. 아동빈곤율이 캐나다 원주민과 소수민족들에 높다는 것은 아동복지를 위한 정부 지원이 이같이 적은 가운데 특히 이들 원주민들과 소수민족들에 대한 지원이 상대적으로 더 미약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아동빈곤은 아이들의 행복감, 신체적 건강 및 지능 (지적 및 대인관계) 발달 등에 영향을 미친다. 이 세 가지 요소를 포함하여 전반적인 아동복지에서 캐나다는 선진국 중에서 뒤떨어져 있는 상태이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의 최근 보고에 의하면 대부분의 OECD나라와 유럽 몇 나라를 포함한 38개 선진국 중에서 캐나다의 아동복지는 30위 수준으로, 캐나다의 낮은 아동복지 수준과 높은 아동빈곤율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러 면으로 가난한 사람이 코로나의 경제적, 사회적 피해를 더 많이 받기 때문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아동빈곤율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의 한 연구는 코로나로 인하여 나빠진 아동빈곤율은 앞으로 5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 온라인 교육에서 가난한 가정의 자녀들은 컴퓨터가 없거나 집에서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교육 면에서 특히 피해가 더 크다.

 

빈곤 가정에 속하는 자녀들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기 때문에 자연 지능발달이 뒤처질 뿐 아니라, 정신적 및 육체적인 건강이 떨어진다고 한다. 첫째,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유아교육은 아동들의 생애동안 지적 수준, 소득, 고용기회 및 건강을 높게 하고, 그들의 다음 세대까지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미국에서 아동복지 프로그램을 위하여 1 불을 투자하면 56불의 이득이 나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최근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하면 유아교육은 아이들의 인지, 사회적 및 정서적 지능 개발을 촉진해 장래 교육의 중요한 기초가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유아교육은 의무교육이 아니기 때문에 빈곤층 자녀들이 유아교육을 받을 기회는 낮다.

 

 

둘째, 사회나 직업이 더욱 복잡해지면서 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교육에 대한 경쟁이 심해지는 가운데,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는 자연 소득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가난한 아동의 몫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학교 교육을 일 년만 더 받아도 장래의 소득이 상당히 증가한다는 연구보고도 있는데, 가난한 가정 자녀의 고등학교 중퇴율이 훨씬 높다. 셋째, 아이들의 원만한 발달을 위해서는 학교 교육뿐 아니라 여러 가지 운동과 예술 활동도 중요한 교육과정이다. 그러나 빈곤한 아이들은 운동이나 예술 활동에 참여할 기회도 적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로 빈곤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에게는 고용 기회가 낮으며 소득수준 또한 낮기 때문에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소위 사회이동(social mobility)이 어렵게 된다. 캐나다에서는 이미 사회이동이 어렵다는 여러 통계지표가 있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기 자녀가 자기들보다 경제적으로 못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부모의 25% 만 자녀들이 자기들보다 나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최저 10%의 저소득층 자녀가 그 나라의 평균소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4세대가 걸린다고 하니 이들에게 사회이동은 요원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동빈곤은 국가 경제에 영향을 준다. 전통적 경제학에서는 경제성장과 소득분배는 상충관계(trade-off)가 있다고 보았다. 소득분배를 균등하게 하면 경제성장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와 소득불평등이 심해지면서 성장과 분배의 관계를 재검토하게 되고, OECD를 비롯하여 여러 학자들의 이론적 실증적 연구들이 소득불평등이 경제성장을 저해한다고 주장하고 경제학의 중론이 되었다. 그 중요한 이유는 가난한 가정의 자녀들이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건강상태도 뒤처지기 때문에 그들의 잠재력을 개발하지 못하여 경제와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동빈곤이 사회에 주는 영향도 크다. 세대를 이어가는 빈부격차는 가난한 가정의 자녀들로 하여금 사회·정치제도를 불신하게 만든다. 이것은 높은 범죄율로 이어지고, 사회갈등을 조장하고, 사회발전을 저해한다. 사회갈등은 사회적 신뢰를 낮게 하고, 이는 곧 경제성장을 저해한다. 즉 한 나라의 아동빈곤은 그 나라의 경제적 사회적 발전을 저해함으로써 우리 일반 개개인에게도 피해를 끼친다.

 

아동빈곤율이 높은 캐나다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가난에서 벗어나고 가난을 대물림 하지 않기 위하여 자녀들에게 유아교육과 학교 교육을 충실히 시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자녀의 사회적 지능(친구 교제와 소통 능력)을 향상하기 위하여 단체운동에 가담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자녀교육을 위하여 한국의 얼이나 문화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캐나다에서 살아갈 자녀의 장래를 생각해서 신중히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본다. 사회적으로 할 일도 많다. 아동빈곤을 퇴치하려는 정당을 지지하고, 아동빈곤을 위한 사회단체에 참가하여 협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권오율.jpg

권오율, SFU 경영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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