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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근원은 윤석열 후보 본인이다
양정대 | 에디터 겸 논설위원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
- Jan 05 2022 04:46 PM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대권 도전자로서는 여러 측면에서 부족한 게 사실이다. 정치는 기본적으로 갈등과 이해관계의 조정^조율^타협인데, ‘여의도 정치’ 경험이 전무한 데다 27년 검사 업무도 이와는 한참 거리가 있다. 그런 그가 정치 입문 6개월 만에 대권에 가장 근접한 유력후보 중 한 명이 된 건 비등한 정권교체 여론이 ‘새 인물’에 대한 기대와 어우러진 덕이다.
하지만 그간의 행보는 실책과 혼선의 연속이었다. 정권교체 여론은 앞으로도 여전하겠지만, 윤 후보의 실언과 부족함이 어떻게 수정되고 채워질지는 불분명하다. 그가 대선을 불과 60여 일 앞두고 ‘선거대책위원회 해산’이라는 미증유의 충격요법을 들고 나왔지만, 이를 높게 평가하기 어려운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윤 후보가 직면한 ‘위기’의 본질이 자질과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기 때문이다.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도, 국민의힘에 입당할 때도, 제1야당의 대선후보로 뽑혔을 때도, 선대위 출범 때도 윤 후보가 목청껏 외친 건 ‘반(反)문재인’이었다. 대한민국의 일대 도약을 위해 어떤 구상을 갖고 있는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어떻게 펼칠 것인지 등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 와중에 전두환씨 찬양 논란, 노동^일자리^인권^민주주의에 대한 무지와 폄훼, 이른바 ‘개 사과’ 논란, 배우자 의혹에 대한 내로남불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게다가 이들 논란과 구설에 대한 대처는 그야말로 안일함과 무신경의 전형이었다. 주변 측근들이야 그렇다 쳐도 윤 후보 본인의 말과 행동이 신뢰를 주지 못하는 건 심각한 결격 사유일 수 있다.
윤 후보는 공룡 선대위 전격 해체와 실무형 선대본부 구성을 선언하면서 ‘초심’만 강조할 게 아니라 최소한의 수준에서라도 국정 비전과 미래 청사진을 밝혀야 했다. 지지율 급락과 극심한 내홍을 선대위의 비효율성 탓으로 돌리는 게 아니라면 고개를 숙인 본질적인 이유를 분명히 보여야 했다. 굳은 표정으로 ‘제 책임’이라며 ‘국민의 회초리’를 맞겠다는 말은 누구라도 할 수 있다. ‘윤석열에게 이 나라를 맡겨도 될까’를 고민하던 야권 지지층 일부는 지금 후보 교체론으로까지 흘러가 있지 않은가.
배우자에 대해서도 애틋함만 표현할 게 아니라 추가 의혹 해소 방안을 묻는 질문을 비켜가지 말아야 했다. 진정 청년 표심을 잡고 싶다면 “2030세대가 모든 세대의 문제를 균형 있게 보고 있다”는 입에 발린 말 전에 일자리 앱의 존재조차 몰랐음을 사과부터 했어야 한다. 굳이 말꼬리를 잡자면, “선거운동이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자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니라 그런 자질을 갖추고 대선에 임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다.
윤 후보가 내민 위기 극복 카드가 ‘익숙한’ 보수정치인으로의 질주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거란 점도 경계할 일이다. 윤 후보의 ‘홀로서기’는 사실상 2030^중도층 소구 통로로 일부 기능해온 이준석 당대표와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배제 선언에 다름 아니다. 몇몇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이 2선으로 물러나도 주된 조언그룹은 ‘그 나물에 그 밥’이거나 ‘비선그룹’으로 옮아갈 가능성이 농후한 이유다.
이미 윤 후보는 위기에 맞닥뜨리자 구닥다리 색깔론과 경쟁자에 대한 막말을 쏟아냈다. 보수층부터 다지기 위함이란 해석이 많았지만, 발언 장소까지 감안하면 6월 지방선거와 그 이후까지를 감안한 ‘정치인 윤석열’의 입지 찾기로도 읽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지금껏 보수정치의 재구성이 지지부진한 후과다. 속 편하게 전철을 밟을지, 미문의 가시밭길을 갈지는 오롯이 그의 몫이다.
양정대 | 에디터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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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
전체 댓글
kimberley ( qhyu**@hotmail.com )
Jan, 07, 07:32 PM아무리 그래도 이재명 같은 음주 운전 , 검사 사칭 등 전과 사범 망나니 보다 100배 낫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