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뉴스구독
  • 핫뉴스
  • 부동산·재정
  • 이민·유학
  • 문화·스포츠
  • 주간한국
  • 오피니언
  • 게시판
  • 기획기사
  • 업소록
  • 지면보기
  • 광고문의
  • 기사제보
  • Masthead
  •     Tel: (416) 787-1111
  •     Email: public@koreatimes.net
  • LOGIN
  • CONTACT
  • 후원
  • 기사검색
  • LOGIN
  • MASTHEAD
  • CONTACT
  • 기사제보
  • HotNews 토론토대 한국학 반세기 역사 새로 쓰다
  • HotNews KBA협동조합 청산 절차 밟기로
  • HotNews 앨버타 독립 지지율 20% 밑돌아
  • CultureSports 전국 올여름 평년보다 덥다
  • HotNews 5월 일자리 8만8천 개 증가
  • HotNews 여름 사진촬영 때는 이렇게 ...
  • HotNews 킹스턴 위장질환 집단 발병
  • HotNews OSAP 축소 명분 약해지나
  • CultureSports AI, 이제 백신까지 설계한다
koreatimes logo
  • 지면보기
  • 핫뉴스
  • 문화·스포츠
  • 주간한국
  • 이민·유학
  • 부동산·재정
  • 자동차
  • 오피니언
  • 게시판
  • 업소록
  • 뉴스구독
  • 기사검색
  • 후원

Home / 오피니언

어느 날의 일화(逸話)

소설가 김외숙


Updated -- Jun 17 2022 04:17 PM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Jun 13 2022 12:06 PM


우편물을 가지러 나간 그가 현관문 앞에서 날 불렀다, ‘외숙, 나와 봐!’ 하고.
 “왜?”
 컴퓨터 앞에서 한창 드라마에 마음을 빼앗긴 내가 내심 귀찮아하며 물었더니 ‘새가 있어.’ 라는 것이었다. 
 새가 뭐 한 두마린가, 하며 발딱 일어서지 않고 미적댔다. 정말 새가 어디 한두 마린가? 뜰에 새 모이통이 두 개나 있고, 새들은 제집인 듯 날아오고, 나는 아침마다 새소리에 잠을 깬다.
그는 여태 새를 보고 있는지 날 불러놓고 고요하기에 이번엔 내가 궁금해 보던 드라마를 정지시켜놓고 나갔다, ‘새, 첨 보나?’ 하면서.
“봐라, 저 새. 아무래도 병든 것 같아.”

 

그가 가리키는 뜰에는 털이 헝클어진 어린 새 한 마리가 뒤뚱뒤뚱 걷고 있었고 내 눈에 걸음이 몹시 불안정해 보였다. 헝클어진 털 모양새가 몸이 아파 만사 귀찮아하는 사람의 몰골을 연상하게 했다. 
“이제 걸음마를 배우는 새 아닐까?”
뒤뚱거리는 새를 물끄러미 보며 내가 말했다. 털이 가지런하지 못한 이유가 병이 들어서가 아니라 이제 막 알을 깨고 나왔기 때문일 것이라는, 조금은 긍정적인 쪽으로 나는 생각을 하기로 했다. 내가 그렇게 생각을 하기로 한 것은 그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갈수록 복용하는 약의 가짓수를 늘이고 있는 그였다.
“아니야, 그게 아니고 병든 것 같아.”
그러나 내 말의 의미를 짐작하지 못하는 그는 눈에 보이는 대로만 말했다. 
“아이구, 이게 뭐야?”
그때 내가 조금 호들갑스럽게 소리를 질렀다. 현관문 바로 내 발 앞에 쌓인 것이 눈에 들어왔는데, 그것은 하얀 새 똥이었다. 
한 마리가 배설했다기엔 너무나 많은 분량의 새 똥이 쌓여 있었다. 그러니까 뒤뚱거리며 걷는 저 새가 눈 똥일 텐데 작은 새 한 마리가 저 많은 분량을 배설했다면 그것은 사람으로 치면 분명 비정상적인 배뇨작용일 것이었다, 그러니까 배설 조절기능을 이미 잃었다는 의미였고 그의 말처럼 병이 든 것이 분명했다.

그가 집안에 들어올 생각도 않은 채 새에게 정신을 쏟고 있는 동안 나는 뜰에서 물뿌리개에다 물을 채워 현관 앞을 씻어내기 시작했다. 물을 부어 씻어내면서도 새 한 마리가 쏟은 분량으로는 너무나 많은 배설물과 헝클어진 털 모양새며 균형 잃은 걸음걸이로 새가 큰 병에 걸렸음이 분명한데 새는 어떤 병에 걸리면 저런 증상을 보일까 하고 생각했다. 

그렇게 넋을 놓고 지켜보던 그가 우편물도 잊은 채 집안으로 들어오더니 뜰로 난 문의 블라인드를 걷고 새가 걸어갔음 직한 곳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외숙, 저기 봐!”
“왜 또?”
현관문을 물을 부어 씻어냈으니 나는 이제부터 정지시켜둔 드라마를 봐야 하는데 그가 또 불렀다.
“저 새가 이젠 걷지도 못하네.”
‘아프니까 못 걷겠지?’
나는 컴퓨터 앞에 앉지도 못하고 혼자 속으로 중얼대면서도 눈길은 그가 바라보는 뜰의 그곳으로 주고 있었다. 
새는 잔디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정말 못 걷네!”
“저 새, 동물 병원에 데려가야겠다.”
“동물 병원? 새도 동물 병원에 가나?”
아주 작은, 우리로 하면 참새 같은 새 한 마리가 아프다고 동물 병원이라니, 내 상식의 동물 병원은 강아지나 고양이 정도 크기의 반려동물이 아플 때 가는 곳이었다.
“당연하지, 아프면 개미도 데리고 가야지.”
“...!”
말 대신 내 입에서 웃음이 터졌다. 
“그럼, 생명인데.”
툭 터진 내 웃음에 그가 정색했다. 
그는 자꾸 진지하고 나는 자꾸 웃고 싶었다. 
그렇다고 눈치 없이 자꾸 웃을 수 없던 내가 입을 비틀고 있던 사이에 그가 뜰로 내려섰다. 새를 데리고 병원에 갈 모양이었다. 그를 따라 나도 뜰에 나섰다.
그런데 새는 헝클어진 털 모양새를 한 채 잔디에 엎드려 있었다. 
“잠들었나?”
내가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눈으로만 바라보는데 그가 손으로 엎드린 새의 머리를 들었다. 얇은 눈까풀이 동그란 눈을 덮고 있었다. 어쩐지 그 얇은 눈까풀이 다시는 뜨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의 다른 한 손이 헝클어진 새털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마치 ‘일어나라, 새야. 살아나야지!’라며 말없이 하는 기도 같았다.
‘죽었나 봐!’
너무나 진지한 그 모습에 차마 큰소리를 낼 수 없던 나는 그가 알아듣지 못하는 우리 말로 나지막이 소리쳤다. 그래서, 저 작은 몸속의 배설물도 감당할 수 없어 그렇게 다 쏟아내었던가 보았다. 
그가 새의 머리를 들었다가 살며시 놓았다. 새는, 다시 고개를 들 줄 몰랐다.
“오, 노!” 
신음하며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던 그의 푸른 눈동자는 이미 물에 잠겨있었다.
그의 손가락은 여전히 헝클어진 새털을 쓰다듬고 있었다.
나는 새를 보다가 또 그를 바라보기를 되풀이했다. 행여 그가 죽은 새와 약의 가짓수를 늘이고 있는 자신을 동일시할까 몹시 두려웠다.
그와 나는 잠시 죽은 새 앞에서 말없이 앉아 있었다.

“어렸을 때, 죽은 새를 뜰에다 묻은 적 있어.” 
망각의 병을 앓고 있는 그가 여태 속에다 묻어 두었을 오랜 기억 한 자락을 끄집어 올렸다. 
“누나는 설교하고 나는 바이올린 연주하며 예배드렸지. 묻어주자.”
예수님 때문에 평생 혼자 사셨고, 예수님 때문에 평생 설교한 남매였다.

그가 죽은 새를 뜰의 소나무 아래로 들고 갈 동안 나는 부삽을 찾았다.
그는 땅을 파고 마른 솔잎을 깔아 새를 뉜 후 다시 마른 솔잎을 덮고 흙을 얹었다. 그리고 흙을 꼭꼭 눌러주었다. 
그가 몸 아픈 자신과 새를 동일시하고 있는 것만 같아 자꾸만 내 마음이 아렸다. 
꼭꼭 흙을 눌러주는 그의 손가락을 바라보며 생각을 바꿨다, 새 곁에 그와 내가 있어 다행이고 그의 곁에는 내가 있어 다행이라고.
그러니까 모두가 다행인 셈이었다.
나도 그의 곁에서 꼭꼭 흙을 눌러주었다.

 

 

www.koreatimes.net/오피니언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캐나다 한국일보
  • 리쏘 (Lisso) 안마의자

댓글을 달아주세요

댓글운영원칙
'댓글'은 기사 및 게시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온라인 독자들이 있어 건전한 인터넷 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 원칙을 적용합니다.

1. 댓글삭제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 하겠습니다.
  1. 1) 타인에 대한 욕설 또는 비판
  2. 2) 인신공격 또는 명예훼손
  3. 3) 개인정보 유출 또는 사생활 침해
  4. 4) 음란성 내용 또는 음란물 링크
  5. 5) 상업적 광고 또는 사이트/홈피 홍보
  6. 6) 불법정보 유출
  7. 7) 같은 내용의 반복(도배)
  8. 8) 지역감정 조장
  9. 9) 폭력 또는 사행심 조장
  10. 10) 신고가 3번 이상 접수될 경우
  11. 11) 기타 기사 내용과 관계없는 내용

2. 권한제한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 드립니다.

아래의 기사를 추천합니다

기사제목 작성일
난해한 관계 12 Aug 2022
연인 만나듯 11 Jul 2022
어느 날의 일화(逸話) 13 Jun 2022
발효의 시간 28 Apr 2022
지금, 동거 중 10 Mar 2022
먼 훗날에 18 Jan 2022

카테고리 기사

screenshot 2026-06-04 at 11.24.31 am.png

고마움과 미안함 사이에서

04 Jun 2026    0    0    0
element5-digital-t9cxbzluvic-unsplash.jpg

아마도

02 Jun 2026    0    0    0
ssi_20210210144009_v.jpg

희망의 섬 이어도

02 Jun 2026    0    0    0
20260529-06051016.jpg

최등용 기부금과 회원 폭행

28 May 2026    0    0    24
screenshot 2026-05-28 at 12.19.12 pm.png

<대한일보>와 ‘청산에 살리라’

28 May 2026    0    0    0
카네이션혁명-ai생성이미지260528.png

카네이션 혁명(Carnation Revolution)

28 May 2026    0    0    0


Video AD



오늘의 트윗

20260529-06051016.jpg
Opinion
최등용 기부금과 회원 폭행
28 May 2026
0



  • 인기 기사
  • 많이 본 기사

찰스.jpg
HotNews

"찰스 3세 서거" 대형 오보

21 May 2026
0
1028147215_20251219095215_4805636293.jpg
HotNews

캐나다서 한국 주식 직접 거래

10 May 2026
0
fa2f927b-8e8f-4a77-b9ea-b7b161542028.jpg
CultureSports

신선한 'K좀비'에 칸이 반했다

16 May 2026
0
스크린샷 2026-05-18 132404.png
HotNews

웨스트젯, 대한항공 연계 확대 예고

18 May 2026
0
사진1.jpg
HotNews

다큐에 담긴 캐나다 이민 가정의 비극

06 May 2026
0
이미지.jpg
HotNews

한국 휴대폰 없어도 해외서 인증 가능

06 May 2026
0
praveen-kumar-nandagiri-o-1hodiqqz0-unsplash.jpg
HotNews

캐나다, '세계 최고의 국가' 19위

29 May 2026
0
스크린샷 2026-06-04 092739.png
HotNews

운전면허증에 의료보험·시민권 정보도

04 Jun 2026
0


500 Sheppard Ave. E. Unit 206 & 305A, North York, ON M2N 6H7
Tel : (416)787-1111
Fax : (416)781-8434
Email : public@koreatimes.net
광고문의(Advertising) : ad@koreatimes.net

캐나다 한국일보

  • Masthead
  • 온라인지면 보기
  • 핫뉴스
  • 이민·유학
  • 부동산·재정
  • 주간한국
  • 업소록
  • 찾아오시는 길

한인 문화예술 연합

  • 한인문인협회
  • 한인교향악단
  • 한국학교연합회
  • 토론토한인회
  • 한인여성회
  • 한인미술가협회
  • 온주한인실협인협회

한인 공익 네트워크

  • 홍푹정신건강협회
  • 생명의전화
  • 생태희망연대

공공 정부기관

  • 토론토총영사관
  • 몬트리올총영사관
  • 벤쿠버총영사관
  • 캐나다한국대사관
  • KOTRA
  • 민주평통토론토
  • 재외통포협력센터

캐나다한국일보의 모든 기사(content)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복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6 The Korea Times Digital. All rights reserved.

이메일 구독하기

주요뉴스를 이메일로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