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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에 핵탄두 넣으면 ICBM 되나
"기반 같을 뿐 완전히 달라"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Jun 26 2022 10:43 AM
【서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사진)가 발사에 성공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의 연관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누리호 위성 덮개페어링 안에 위성 대신 핵탄두를 넣으면 ICBM이 되느냐는 물음이 자주 눈에 띈다.
역사적으로도 ICBM과 위성발사체는 비슷한 시기에 개발됐으며, 로켓 엔진과 단 분리 등 대부분의 기반 기술이 같은 것은 맞다.
하지만 핵심 기술과 설계, 사용 목적이 달라 호환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6일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위성발사체와 ICBM의 가장 큰 차이점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 여부다.
위성발사체는 목표 고도에 위성을 올려두면 임무를 마치지만, ICBM은 목표물 타격을 위해 다시 지상으로 내려와야 한다. 전혀 다른 목적으로 쏘아 올려지기 때문에 궤적이 다른 것이다.
위성발사체는 초기에 수직으로 상승하다가 점점 지구 곡면과 평행한 궤적으로 가속한 뒤 위성을 분리한다.
이때 발사체는 위성이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떨어지지 않도록 정확한 궤도 속도를 확보해야 한다.
누리호의 경우 700㎞ 고도에서 초속 7.5㎞의 속도를 확보해야 하는데, 1차 발사 때 목표 속도에 도달하지 못해 위성모사체가 추락하고 말았다.
반면 ICBM은 고추력의 엔진을 활용해 위성보다 높은 고도로 탄두를 들어 올린 뒤, 최고 고도에서 엔진을 정지하고 지상 위의 목표 대상까지 떨어진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탑재 위성의 최대 고도는 임무 및 요구되는 궤도 변수에 따라 400∼700㎞ 정도"라며 "1만㎞의 사거리를 가지는 ICBM은 최소에너지 궤적에서 1천㎞ 이상의 최고 고도에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낙하하는 ICBM의 비행체와 탄두는 대기와의 마찰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열과 공기저항을 이겨내고 목표 지점으로 정확하게 향해야 한다.
따라서 열차폐막(Heat Shield)을 위한 특수한 소재 개발과 재진입 방향 제어를 위한 정밀유도제어기술 등이 핵심기술로 요구된다.
김종암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한국항공우주학회장)는 "위성발사체가 원하는 고도에 올라갈 때와 ICBM이 낙하할 때 필요한 자세 제어 기술은 완전히 다르다. 천양지차다"며 "비행체가 낙하할 때의 주변 공기흐름과 중량, 저항 등을 정확히 알고 계산해야 한다"고 했다.
장영순 항우연 발사체체계개발본부장도 "누리호의 페어링이 탄소복합재이고 겉에 단열재 코팅이 되어있지만, (대기권으로) 되돌아갈 때 견디는 수준이 아니다"며 "(ICBM은) 엄청난 속도에서 탄두를 분리하고 목표를 맞춰야 해 (누리호와는) 완전히 다른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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