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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한 관계

소설가 김외숙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
  • Aug 12 2022 02:38 PM


  카톡 받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카톡을 확인하며 잠자리에 드는 것은 대부분의 요즘 사람들의 일상일 것이다. 나도 다르지 않아서 눈 뜨면 손이 먼저 휴대전화로 가고 아마도 하루 시간 중 내 손에서 가장 오래 머무는 것이 휴대전화일 것이다.

  오늘, 서울서 온 카톡의 한 내용이 유난히 내 눈길을 끌었다. 그것은 한 유명 시인의 자전 에세이를 읽고 쓴 글로, 유명 시인은 내 모교의 교수이셨다.

  유명한 분일수록 자신의 삶을 그대로 다 드러내는 일에 용기가 필요할 것이고 독자의 호기심 또한 높을 것인데 그분이 그러함에도 드러내신 이유는 지난했던 삶을 통해 얻은 가족과 삶과 사랑의 의미를 독자와 나누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미루어 짐작해 본다.

  글에 의하면, 그분은 서른다섯 나이에 대학에서 가르치는 일을 하던 마흔의 남편이 뇌졸증으로 쓰러지는 바람에, 스물아홉 해 동안 바라지를 해야 했고, 시어머니는 쓰러져 앉은 채로 아홉 해를 사시다가 연세 아흔에 돌아가셨고, 자신의 시는 세 아이들의  과자 값도 되지 못했고, 그분 자신은 유방암의 고통을 겪었다는 내용이었다.

  온 가족이 집단 자살을 생각했고, 남편 심장에 쏠 소리 없는 총을 생각했고, 시어머니를 너무 미워해 여름 천둥 번개가 치면 행여 그 벼락에 맞을까 겁냈다고 고백했다고 한다.

  ‘나는 아프지 않았지만 죽었고, 그는 아팠지만 살아 있었다.’

  그 고통스러웠을 시간을 그분은 이 한 문장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남편, 스물아홉 해를 자리에 누웠던 남편이 유언으로 남긴 말이 있었다,

  ‘나 죽으면 결혼하지 마.’ 였다.

  ‘뭐 이딴 남편이 다 있노?’

  남의 남편의 유언에 내가 흥분했다. 어린 세 자녀들, 스물아홉 해 동안 자리에 누웠던 남편, 거동 불편한 노모에 유방암까지 앓은 아내에게 눈 감기 전에 남긴 말이 결혼하지 마, 라니 그 지독한 이기주의에 내가 화가 난 것이다. 어린 세 자녀의 양육과 병석의 남편과 시어머니의 병수발, 그리고 병에 시달려 생사의 위기를 겪었을 그 아내의 남은 삶까지 마음대로 하겠다는, 그 이기주의적이고 권위적인 발상이 어이없었던 것이다. 다시 결혼을 하든, 여전히 혼자 살든 남은 삶은 아내가 알아서 하도록 가볍게 해 줬어야 하는 것 아닐까?

‘건강한 사람 만나 행복하게 한번 살아봐라.’라는 말까지는 아니어도 ‘짐이란 짐은 다 맡겨두고 오래 누워있어서 미안해.’란 말을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오래전, 서른여섯의 아내와 아홉 살의 아들을 두고 눈을 감았던 내 아이의 아버지, 그가 눈을 감기 전에 하고 싶었던 말도 ‘나 죽으면 결혼하지 마’ 그 말이었을까?

  그 글을 읽으며 나는 지나간 내 젊었을 적의 한때를 떠올리고 있었다. 그런데 눈을 감기까지 말을 할 수 있었음에도 너무나 고요하더니 그는 끝까지 아무 말을 남기지 않은 채 졸리다는 듯 영원한 쉼의 세계로 떠났으니 그 속을 나는 지금도 모른다. 다만, 젊은 아내와 어린 아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아야 한 마흔도 못살아 본 남편이 할 수 있는 말이란 것이 한두 문장으로 다 드러낼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어서 그는 그렇게 차라리 말없이 떠나기로 작정을 했을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뿐이다, 그러함에도 내가 이해할 것이라 여기며.

  할 말이 많았을 것 임에도 안 하거나 못하고 떠난 그가 그래서 내 기억에는 더 아프게 남아 있고, 변심해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음에도 나는 가끔 눈물짓는다.

  아침에 읽은 글 중 그분의 남편이 남겼다는 유언이란 것이 자꾸만 머릿속에 맴돌았다.

무슨 억하심정으로 평생 고단하게 산 아내의 인생을 죽어서까지 맘대로 하려고 한 것일까? 그분의 남편은 정말 그토록 이기주의적인 분이었을까?

그것 아니어도 할 일 많은 나는 오지랖 넓게 종일 남이 남긴 유언을 생각하는데 문득 그래, 그거일 거야!, 하는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본의 아니게 평생 고생시킨 자신처럼, 아내가 건강하다 믿은 다른 사람 만나 행여 안 해도 될 고생을 또 할까, 지레 한 염려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건강하게 대학에서 가르치는 일을 한 분이 나이 마흔에 자리에 누워 젊디젊은 아내의 수발을 스물아홉 해나 받았다면, 다른 사람들의 건강도 그분에게는 불신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긴 시간 누워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오직 미안함과 젊은 아내와 아이들 장래와 결코 장담할 수 없는 사람의 건강, 그것 아니었을까? 그래서 낸 결론이, 건강한 나도 이럴 줄 몰랐다, 그러니 아무도 믿지 말고 그냥 아이들과 덜 힘들게 살아란 의미로 결혼은 하지마란, 말을 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현실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던 남편이 보일 수 있던 유일한 방법의 사랑일 것이었다.

부부,

소리 없는 총으로 죽이고 싶어도 끌어안을 수밖에 없으며

평생 책임지지 못했음에도 올무 같은 말 한마디의 권위가 통할 수 있는 관계.

도대체 얼마나 지엄하고도 끈질긴 인연이기에 이토록 억울한 관계의 성립이 가능할까?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이 난해한 관계,

그것이 바로,

부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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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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