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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Don Quixote)

이현수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Sep 15 2022 01:18 PM


스페인의 중남부 지방 라만차에 사는 50세의 향사(鄕士) 알론소 키하노가 밤낮 기사도 이야기를 읽다가 정신 착란을 일으켜 스스로 돈키호테라는 이름의 기사가 되어 농부인 산초 판자를 종자(從者)로 거느리고 세상의 부정을 바로잡고 핍박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편력(遍歷)의 길에 나선다.

그는 현실과 환상이 뒤죽박죽이 되어 풍차 공격 등 기상천외한 행동을 한다. 그는 벌판의 풍차를 무기를 든 거인이라 착각하고 공격하지만 풍차의 날개에 떠받쳐 멀리 날아가 떨어진다. 그런데도 그는 마술사 플레톤이 거인을 풍차로 탈바꿈시켜 놓은 것이 분명하다고 믿는다.

미겔 데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의 소설 ‘돈키호테’는 서양 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소설 중 하나로 칭송을 받으며 성경 다음으로 각국어로 많이 번역되고 연구의 대상이 된 대여섯 개의 문학 작품중의 하나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약 400년 전에 처음 발간된 ‘돈키호테’는 새로운 산문체 소설 장르를 확립한 작품으로 서양 근대 소설의 효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후대 작가들의 창작 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둘째, 이 소설은 호메로스(영어로 Homer)의 ‘오디세이아(영어로 Odyssey)’ 다음으로 유명한 흥미진진한 모험담이다. 셋째, 이 소설은 해학과 풍자의 극치이다. 돈키호테의 좌충우돌 모험뿐 아니라 기사도의 이상에 몰입한 돈키호테와 지극히 현실적인 산초 판자 사이의 엇나가는 대화가 웃음을 자아낸다.

이 소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한 반항과 용납, 영웅적인 행동에 대한 칭송과 회의, 공상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현실과의 타협 등 우리 마음속에 내재하는 갈등을 극명하게 노정하고 있다. 

세르반테스는 1547년에 스페인에서 출생해서 쉐익스피어가 사망한 날인 1616년4월23일에 사망했다고 전한다.  불세출의 문호 두 명이 같은 날에 사망했다는 것은 흥미롭다. 그는 정규 교육은 별로 받지 못하고 독서를 많이 하며 독학을 하였다.

24살 때 터키군과의 해전에 참여하여 부상을 당했고 왼손이 불구가 되었는데 그는 ‘오른손의 더 큰 영광을 위해’ 왼손이 불구가 되었다고 익살을 떨었다고 한다. 그후 다른 전투에도 여러 번 참전하여 용맹을 떨쳤다. 그는 스페인으로 돌아 가던 중 그가 탄 배가 터키 해적들에게 피랍되어 5년간 억류 생활을 했고 노예로 팔려 가기 직전에 그의 가족이 거액의 몸값을 지불함으로써 겨우 풀려 났다.

그는 스페인에 돌아가서 여러 직종에 종사했고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쓰기도 했다.  극본도 쓰고 시도 썼지만 별로 돈벌이가 되지 않았다. 그후 15년간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스페인 해군에서 문관으로 근무하였다.세르반테스는 53세가 되어서 소설 ‘돈키호테’를 쓰기 시작했다.  당시 스페인의 대중들은 기사도 이야기(기사들의 상투적 무용담)를 즐겨 읽고 있었는데 그는 발상을 달리 하여 기사도를 풍자하는 소설을 쓴 것이다.  소설 ‘돈키호테’는 1부와 2부로 되어 있다.  1부는 발간되자 마자 스페인뿐 아니라 전 유럽에서 절찬을 받았다. 이에 고무되어 세르반테스는 1부보다 내용이 더 알찬 2부를 10년후에 발간하였다.

돈키호테가 만인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가 눈앞에 보이는 현실을 부정하고 보다 가치 있는 이상을 추구하는 사람의 전형(典型)으로 인식되기 때문일지 모른다. 깡마른 말을 탄 늙은 기사와 통통한 당나귀를 탄 작달막한 종자는 우리의 상상 속에서 영원히 편력을 계속할 것이다.

이현수_필자.jpg

이현수

 

www.koreatimes.net/오피니언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캐나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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