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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약부동(强弱不同)
윤치호 선집 우순소리 <5>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Sep 22 2022 10:28 AM
▲ 우화 '동사사냥'의 삽화.
제5화 강약부동 强弱不同
사자와 송아지와 염소와 양 넷이 동무가 되어 동업산양을 시작했다. 넷 중에 누구던지 짐승 한 마리를 잡으면 네 동무가 고루 나누기로 약조했다. 하루는 염소가 놓은 덫에 사슴이 잡혔다. 약속한대로 동무들을 청하자, 사자가 그 사슴을 네 몫으로 나누고 한 몫을 차지하며 말했다.
“내 이름이 사자이니 이건 내 몫이요, 내가 가장 힘이 세니 둘째 몫도 내 것이요, 내가 가장 담대하니 셋째 몫도 내 것이요, 넷째 몫도 누구던지 죽고 싶거든 건드려라.”하면서 다 먹어 버리더라. 강하나 의리 없는 놈과는 동업하지 말라.
윤경남의 해석
1)1905년 치욕적인 조선의 운명이 시작되어 옴짝달싹 할 수없게 된 조선의 운명을 떠오르게 한다. 중국과 일본 사이의 시모노세키 조약, 일명 일청강화조약(1895년)에 이어서 1905년, 러일전쟁에 승리한 일본제국이 동양의 사자같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일본과 미국이 한국과 필리핀이라는 지역을 상호 특수 영역으로 인정하여 장래 양국 간의 충돌을 예방하고 타협하는 일본-미국(가쓰라-태프트)협약-> 영국-일본 동맹(8·12) 러.일 포츠머드강화조약(9·5)을 거쳐 일본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탈취하는 ‘을사보호조약’단계에 이른 것이다.
2) 계약할 때는 감언이설로 공평하게 나누자고 하지만, 이익분배는 힘 많은 자에게 돌아갈 뿐임을 경계해야한다는 교훈이다. 어린이를 위해 지은이의 우화, ‘동사 사냥’에는 사자, 송아지, 염소, 양 외에 여우도 등장한다. 꾀가 많은 여우는 사자의 제안이 폭군 같은 속셈임을 알아차리고, " 수고는 함께 나눌 수 있지만, 그 상은 나누지 않겠다는 말이군!"하며 먼저 떠나버린다. 우리도 여우같은 계교와 상항판단이 가끔은 필요하다는 교훈이다.
▲ 일본에서 활동한 프랑스 화가 조르주 페르디낭 비고의 풍자 만화 ‘Coree 조선 낚시질’.
윤치호의 생각
“이세상의 강탈자들은 자기들끼리 합의한 권리가, 보호할수 있는 힘을 갖지 못한 약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이나 했을까? 한 단계 더 나아가 보자. 약육강식이라는 냉혹한 법칙을 가진 이 세상이 생겼을 때, 위대한 존재가 약자의 이익도 ‘감안’했을지 의문이다.”-1903년 1월3일
“약육강식(弱肉强食)의 법칙아래 건전한 양심과 상식만으로는 평화를 이룩할 수없다. 이쑤시개와 면도만 가지고 아프리카 정글에 갈 수는 없기때문이다.”
- 1940년3월28일
“물에 빠져 죽게된 아이를 구한 사람에게 당신 아들이냐고 물었더니, 아니오, 그아이가 우리 미끼를 모두 자기 주머니에 넣어가지고 있기 때문이오! 라고 했다. 일본이 불쌍한 조선을 개혁하려고 하는 동기는 그 소년을 구한 엉클 모세만큼이나 무심해 보인다.”- 1894년12월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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