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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총리 노리는 피에르 폴리에브는 누구인가?
손우익(경북대 명예교수·토론토)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
- Sep 29 2022 11:31 AM
한국의 정치 지형처럼 동서로 갈라진 서부 앨버타주 출신 피에르 폴리에브(Pierre Poilievre·사진)라는 43세의 젊은 정치인이 당원 투표에서 68%가 넘는 압도적 득표율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연방보수당(PCP) 대표로 선출됐다.
저스틴 트뤼도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LPC)에 내리 3연패한 보수당이 온건한 오툴(O’Tool)을 당대표로 선출했었는데, 정강정책 노선을 중도로 틀기 시작하니까 골수 보수당원들이 들고 일어나서 시작한지 얼마 안된 그를 해임하고 강경파 정치인을 당대표로 선택한 것이다.
언론들은 아직 차기 연방총선이 몇 년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야무지게 말 잘하는 지도자가 트뤼도 총리와 정부, 여당을 공격해대니까, 자유당이 바짝 긴장해야 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가뜩이나 ‘코비드 바이러스와의 전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미국이 주도한 중국견제로 세계경제가 휘청거리는데다, 백신 의무화로 자유가 억압받고, 부동산 폭등, 인플레 물가상승, 금리인상으로 살기 힘들다’고 하는 어려운 상황이 되자 여론이 여당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런 와중에 강성 운송노조가 트럭을 몰고 수도 오타와를 마비시키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자, 그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데모를 부추기는 장면을 보니, 어쩌면 과거 한국 운동권 좌파의 반정부 시위를 보는 듯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백신의무를 폐지하라!, 예산증액을 철폐하라!, 탄소세 증액을 철폐하라!, 너무 비대해진 정부를 축소하라!”...라고 대정부 투쟁에 앞장서는 이 보수당 대표는 “내가 총리가 되면 인플레를 조장하는 중앙은행 총재를 해임하고, 비트코인 같은 화폐를 정상화하겠다”라고 좀 엉뚱한 면모를 보인다. 그래서인지 그는 '캐나다의 트럼프'라는 별명도 얻고 있다. 도대체 이 젊은 정치인은 어떤 사람인가?
폴리에브는 앨버타주 캘거리에서 16세 미혼모에서 태어났다. 생부가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미혼모는 설상가상으로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니까, 아기를 키울 형편이 못되어 사스캐처완주 출신 프랑스계 부부 교사에 입양 되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부모의 불어와 영어가 능통한 아이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에게는 같이 입양된 동생도 있으나 동생에 대해서는 일체 말이 없고, 성인이 된 후 생모와 찍은 사진과 외할아버지의 임종 때 만난 사실이 공개된 것이 가족사의 전부다.
폴리에브는 불과 14세 때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은 똑똑한 아이였다. 그는 어릴 때 신문배달도 하고, 10대 사춘기 시절에는 부모가 이혼하는 아픔을 겪기도 하였으나 아버지가 동성애자라는 사실도 숨기지 않는 담대한 성격의 아이였다. 그나마 운동에 취미를 붙이는데 어깨 힘줄에 염증이 생기는 ‘힘줄염(Tendinitis)을 앓게 되었다. 그래서 차라리 일종의 취미로 정치모임에 관심을 갖게 되니, 어머니도 적극 동의하여 당시 개혁당(Reform Party)에 가입도 하고 보수당 모임에 참석하며 많은 정치 관련 저서를 탐독하였다. 그가 미국의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이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옹호론자인 밀턴 프리드만(Milton Friedman)의 이론에 특히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이, 향후 그의 정치철학에 깊이 각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캘거리대학에서 국제관계(International Relations) 전공으로 학사학위를 받은 후 수도 오타와로 가서 젊은 정치 지망생을 키우는 정치인들을 도우면서 당시 스티븐 하퍼(Stephen Harper)의 내각에서 여러 장관직도 수행하였다. 이 젊은 정치인은 불과 25세 나이에 자유당의 현역 의원을 선거에서 쉽게 이기는 돌풍을 일으켰다. 그 후 내리 5선의 의원으로서 유망한 보수당의 지도자급으로 급상승하였다. 의회 대정부 질문을 보면 트뤼도 총리와 각료들에게 퍼붓는 말끝마다 기립박수로 응원하는 동료의원들의 함성이 의회를 압도하는 분위기다. 이런 그의 'Populist' 이미지가 점잔하고 보수적인 정치인에 실증을 느낀 신세대들을 SNS에도 불러내어 선거마다 압승하게 되고, 드디어 차기 총리를 노리는 젊은 스타 정치인이 된 것이다.
폴리에브는 오타와에서 당시 상원의원 보좌관이던 '아나이다' 또는 '아내이다(Anaida)'라고 하는 베네수엘라 출신 여성과 사랑에 빠져 포르투갈에서 결혼했는데 귀여운 딸과 아들을 두고 있다. 언론이 신데렐라가 된 이 여성의 과거를 추적 해 보니까, 8세 때 차베스의 공산주의 혁명으로 혼란한 시기에 몬트리올로 이민을 왔다고 한다. 나중에 오타와대학에서 Communications를 전공한 후 상원의원 보좌관으로 있는 것은 알지만, 그의 부모나 가족에 대해서도 모르거니와 심지어 생일도 1986년~91년생이라고 알려져 있다. 아내이다의 이력이나 그가 올린 인스타그램을 보면, 착하고 똑똑하고 남편을 끔찍하게 사랑하는 인물로 호감이 가는 여성으로 느껴진다. 이들이 아픈 과거를 딛고 굳건히 성공한 것을 보면 너무나 자랑스럽다.
그러니까 인간의 능력은 어떤 사람의 DNA가 어떤 교잡으로 Recombination이 이루어졌느냐에 방점이 있지, 전통적인 가정사라야 한 인간을 성공시킨다는 통념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미국의 역사를 보더라도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수많은 이민자들이 과거의 가정사가 어떠했던 간에 훌륭한 인제들이 많이 배출되었듯이, 캐나다도 다민족 국가로서 점점 더 번성하는 길로 가고 있는 것을 보면, 사람도 식물이나 동물처럼 서로 다른 DNA가 뒤섞인 다양성(Diversity)이 훌륭한 후대를 이어간다는 '유전자 법칙'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 폴리에브가 차기 선거에서 집권하면 당장 어떤 파급 효과가 예상되는가? 정부기구 축소, 이민자들과 노인 및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게 지급되는 예산 삭감이 예상되는데, 이와 비슷한 정책을 펴는 온타리오주 보수당의 포드(Ford)의 정책과 합세하게 되면 그 시너지 효과가 어떻게 미칠지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선거 전략상 속시원한 사이다 발언을 하여 과격해 보이지만, 막상 집권하면 전통 보수당보다는 약자를 위한 온건정책을 펼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트럼프식 밀어붙이기, CBC 방송을 비롯한 언론에 대한 정부지원 철폐, 그의 노선에 반대하는 퀘백주 의원들의 탈당 사태를 비롯하여, 당의 분열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그에게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고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다. www.koreatimes.net/오피니언/독자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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