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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시대’의 위기
문우일 서울대·매니토바대 명예교수
- 김명규 발행인 (publisher@koreatimes.net)
- Oct 14 2022 12:00 PM
외계에서 오는 전염병에 핵전쟁 위험까지
근래 온난화의 결과로 극단적인 기후재난이 지구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고있다.
유럽과 북미를 휩쓰는 가뭄과 폭염, 그리고 뒤따르는 산불규모는 전세계 역사상 최악 수준이 될 것을 예측하고 있다. 또 남극과 북극 뿐 아니라 히말라야의 빙하는 지역에 따라 과거보다 거의 10배 정도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다. 또 북미에서 홍수와 정전을 일으킨 폭우 못지 않게 파키스탄을 휩쓴 몬순Monsoon의 홍수 사망자 수는 1,300명을 넘고, 독일과 벨기에를 중심으로 유럽 전역에 내린 비도 133여 명의 사상자와 엄청난 홍수 피해를 내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 지구의 종말까지 언급하는 이유다.
코비드19 팬데믹 중 2년만에 처음으로 대면 총회를 열면서 안토니우 구테헤스(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우리 세계는 위험에 직면했고 마비된 상태(Our world is in peril – and paralyzed)라고 개회연설을 해서 전세계의 주의를 끌었다.
또 지난 가을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 특집호의 주제는 ‘인류의 시대(The Age of Humans)’, 그리고 금년 6월호 주제는 ‘포유동물의 시대(The Age of Mammals)’였다. 영장류인 우리 인간 역시 포유동물임을 생각할 때, 이 두 특집호 주제는 마치 우리 인류의 종말이 가까이 왔음을 암시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왜 그럴까? 하는 궁금한 생각도 들었다.
얼마 전 같은 잡지에 '지구상에서 어떤 종(種)이 소멸될 위험은 우리 예측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Rachel Nuwer, 2022)'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지구에서 생명체들의 생존 안전성은 그들이 사는 지리적 환경과 계절에 따른 각 환경 파라미터, 또 그곳에서 그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들을 조사 분석해서 알게 된다.
환경보호가들은 생명체들이 생존할 수 있는 여러 파라미터와 한계를 관측하고 인공지능에 의존한 데이터 과학적 방법으로 각 생물체·종(種)의 생존한계를 예측하려고 시도했다. 인류를 포함한 포유동물 7,699종(種)이 지구상에서의 생존가능성을 인공지능의 기계학습 방법을 적용하여 계산한 결과 56%는 가까운 장래 지구상에서 멸종되어 사라진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지구서식 생명체들의 멸종은 환경과 여러 예측을 불허하는 변화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 인류의 경우 좀 극단적인 상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근래 전 세계를 휩쓴 코비드19 팬데믹 통계를 보면 전세계 감염자 수는 약 6억 명 이상, 환자수는 600만 명으로 추정된다. 20세기 초(1918-1920) 스페인 독감이 창궐했을 떄 사망자는 1천만~1억 명이었으므로 전염병에 의한 인류의 피해는 짧은 시간에 상당히 심각하다. 1960년대에 들어 인류는 경쟁적으로 우주선을 발사하고, 외계인까지 찾으려는 호기심에 가득차 있다.
그러나 지난달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서 레오나도 데이빗(Leonardo David, 2022)은 우리가 사는 태양계안에 지구와 같이 태양을 도는 운석 `류구`와 화성에서 채취한 샘플에서 생명체의 바탕이 되는 유기물질들이 발견된 사실에 경고를 울렸다. 이에 대해 일부 학자들은 이 유기물질들이 스페인 독감 또는 코비드19 바이러스와 같은, 아니면 어쩌면 몇 천 배 더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팬데믹을 초래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유럽연합과 나토(NATO) 회권국들은 미국과 손잡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자 일부에서는 이 전쟁이 어떻게 발전하느냐에 따라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2022년 2월24일).
제2차 세계대전 말 1945년 투하된 원자탄의 희생자는 8월6일 하루에 히로시마에서는 12만9천 명, 사흘 후 9일 나가사키에서는 22만6천 명이었고, 생존자들의 60%는 섬광화상으로 평생을 고생했다. 오늘 러시아가 가진 핵폭탄들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게 더 치명적일 것을 생각하면 과연 핵전쟁을 해야 할 것일가? 하고 묻지 않을 수 없다.
러시아의 침략과 관련하여 핵전쟁 가능성이 높아지자 16명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은 '핵무기의 종말? 아니면 인류의 종말?(The End of nuclear weapons? or the End of Us?)'이라는 공개 경고문을 핵무기 보유국들에게 보내고 ‘핵 전쟁은 아무도 이길 수 없는 인류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지구 대기의 오염과 온난화에 의한 극단적 기후재난은 지역적이기도 하지만 대기의 순환과정과 열의 전달, 바람의 방향 등 물리적 현상을 수학식으로 모델하여 예측하고 대비할 수도 있다. 그러나 100여년 전 스페인 독감이나 이번 코비드19 팬데믹의 경우 과학이 발달한 선진국에서도 전염병 창궐 대재앙에 대한 구체적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 더우기 우주공간까지 나가 외계인을 찾으려는 인간의 호기심은 대기권 밖 우주공간 탐사와 개발 노력으로 이어지지만 태양계를 도는 운석과 태양계의 행성에서 채취한 샘플에서 발견된 유기물질의 생성과정과 관련된 위험에 우리 인류는 방어 준비가 되었을까? 우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재난은 아직도 근원을 찾아내지 못하는 악성 전염병 팬데믹이다.
역사학자들의 평가에 의하면 1945년 일본 원자탄의 피해는 정당화하기 애매하다. 오늘날 그 몇 천만 배 더 위험할 러시아와의 핵전쟁을 생각하면 ‘인류의 시대’ 마무리는 전염병 창궐 대재앙이나 핵전쟁 때문이 아닐까 우려된다. 즉 우리 자신들이 스스로 공멸의 원인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가.
문우일 서울대·매니토바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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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규 발행인 (publisher@koreatimes.net)
전체 댓글
교민2 ( yukony**@gmail.com )
Oct, 14, 12:13 PM Reply여지껏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라 위기라고 하는데...위기라기보다는 앞으로 피할수없이 자연스레 흘러가는 방향이고 그에맞춰서 생존할수있는 방향을 모색하면 될일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