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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모들은 위대하다
이현수(전 금융인)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
- Oct 12 2022 09:58 AM
1960년대 초만 해도 한국은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다. 그러나 60여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GDP 규모가 세계 10위일 뿐 아니라,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이며 인구 5천만 이상인 국가들로 구성된 30-50 클럽에 속하는 7개국 중 하나다. 이런 초고속 경제 성장은 세계사에 그 유례가 없다. 현재 한국은 한반도 역사상 최고의 번영을 구가하고 있다.
한국의 눈부신 경제 발전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1960년대 초에 본격적인 경제 개발을 시작할 때 축적된 자본과 기술은 물론 천연자원도 없었지만 다른 저개발 국가와는 달리 한국에는 혜안과 추진력을 겸비한 국가 최고 지도자가 있었고 그의 야심 찬 경제 개발 정책을 성공적으로 실행한 우수한 산업 일꾼들이 있었다. 그리고 산업 일꾼들 뒤에는 헌신적인 부모들이 있었다. 일제 강점, 해방후의 혼란, 6.25동란 등 격동기를 겪으면서도 자녀들의 교육에 열정을 바친 부모들이 없었다면 고등교육을 받은 우수한 산업 일꾼들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며 따라서 한국의 경이적인 경제 성장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세월이 흘러도 한국 부모들의 교육열은 식지 않았다. 공교육이 하향 평준화되자 부모들은 자녀들을 방과 후 학원에 보내며 힘에 부치는 사교육비를 부담하고 있다. 한국에서 과도한 사교육이 사회 문제가 되었지만 부실한 공교육에 대해 나름대로 자구책을 찾는 부모들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또 다른 부류의 열성 부모들이 있다. 그들은 자녀들이 선진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해 가족을 이끌고 해외로 이주한 부모들이다. 그들은 자력으로 외국에 생활의 터전을 마련한 개척자들이다. 언어, 문화, 풍습이 다른 외국에서 온갖 역경을 극복하며 그들이 전념한 것은 자녀들의 교육이었다. 그 자녀들이 훌륭하게 성장하여 현지 주류 사회의 각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부모들의 개척자적 정신과 희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한국 부모들의 극성스러운(?) 교육열을 얘기하며 기러기 엄마, 아빠들을 빼놓을 수 없다. 그들은 한국보다 더 나은 교육 여건을 찾아 자녀들을 외국에 조기 유학을 시키기 위해 떨어져 사는 부부들이다. 엄마는 현지에서 자녀들을 돌보고 아빠는 한국에 혼자 남아 돈을 벌어 금전적 뒷바라지를 하는 것이다. 부유층 뿐만 아니라 중산층에서도 자녀들을 조기 유학 시키는데 중산층의 경우에는 부모들의 희생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현재 한국인 유학생들이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 세계 각처에 퍼져 있다. 한국인 유학생수는 수십만명이 된다고 한다. 유학생들이 공부를 마치고 귀국하든 외국에 계속 체류하든 상관없이 그들은 한국의 중요한 인적 자원이고 장차 한국의 국제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조기 유학에 대해 한국 사회에 일부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어린 학생들을 외국으로 내몬 것은 한국의 부실한 공교육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국의 공교육을 개혁하자는 논의는 언제나 공론에 그치고 마는데 그 책임은 수월성 교육을 반대하는 사회 여론과 현실에 안주하며 혁신적인 개혁을 추진하지 못하는 교육당국에 있다. 한국에서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선진적인 교육을 시키지도 못하면서 조기 유학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온갖 희생을 감수하며 자녀들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하고 있는 한국 부모들은 위대하다는 칭송을 받아 마땅하다.
이현수(전 금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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