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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의 종교 – “지금은 탈종교화 시대”(상)

물욕적이고 기복적인 표층종교는 집어치우라 



Updated -- Nov 24 2022 04:48 PM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
  • Nov 24 2022 12:50 PM

내 안에서 신성·불성·인성 찾는 심층종교가 선택  ■노스욕 한인 연합교회 강연  


오강남 교수-2.jpg

***오강남 리자이나대 교수가 17일 노스욕 한인 연합교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오강남 리자이나대 종교학 교수의 이번 강연은 코로나 엄습 이후로 등장한 탈종교화시대는 무엇이며, 우리가 지향할 바는 무엇인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덴마크·스웨덴·노르웨이·핀란드·아이슬랜드 사회는 점점 더 신(神·God)을 잃는다. 아니, 멀리한다. (“Society without God”) 
지구상에서 가장 큰 기독교 국가라고 자부하는 미국도 비슷하다. 미 고교 졸업생의 70~94%가 “교회도 졸업했다”고 말한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인류는 사상적, 윤리적 변화와 ‘종교 아닌 종교의 등장 및 종교의 심층화’라는 변화를 경험한다. 

1. 기복 신앙이 줄어든다. (“나와 우리 가족에게 행복을…”)
2. 초자연적 힘에 의한 인과응보 사상이 힘을 잃는다. 
3. 신관(神觀)의 변화다.

신앙적 변화 
선과 악의 행위에 따라 상벌을 받는다는 율법주의 사상이 흔들린다.  
티벳의 불교지도자며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달라이 라마는 최근 저서 ’종교를 넘어서’에서 인간의 선행이나 악행에 따라 극락과 지옥행을 말하는 불교의 전통적 가르침은 이제 ‘넘어서야 할 대상’이라고 했다.  

신학자 마커스 보그Macus Borg(1942~2015)는 “천당과 지옥을 강조하던 종교는 갔다. 앞으로 기독교는 변화transformation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간의 길흉화복과 역사의 흐름을 관장한다는 ‘관여하는 신intervention God’이라는 개념이 설 자리를 잃어버린다. 인간에게 사랑을 베푼다는 신이 어찌 인류에게 몹쓸 병을 허락했는가. 

유신론적 신관theism은 오래 전부터 도전을 받거나 거부되어 왔지만 이번 코로나 팬데믹 사태를 통해 이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 됐다. 이런 변화는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이런 상황에 다다르면 내 속에 나도 모르는 새로운 차원의 내가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느끼기 시작한다. 절대적인 존재가 저 위에 계시는 초월자로서만 이해되기보다 내 속에 내재하면서 나의 육체와 정신을 움직이고 계신다는 것을 지각하게 된다. 
전통적인 용어를 쓰면 내 속에 신성, 불성, 인성 혹은 리(理)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는 뜻이고, 동학의 용어를 쓰면 시천주侍天主(하늘님을 모신다), 현대적 용어로는 내 속에 잠재한 우주의 근원적 생명력이 움틀거린다는 사실에 눈뜨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윤리적 변화
첫째, 자주적 윤리관이 투철해진다.
신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앙은 대개의 경우 윤리적으로 이익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해롭다. 
- 주어진 틀에서만 사고하고 독립적 사고능력이 없어진다. 
- 인간 스스로 책임을 지는 대신 모든 책임을 신에게 돌린다.
- 종래의 신앙은 복지나 학문적 발달을 저해한다.
- 이런 식으로 휴머니스트 윤리관이 정립된다. 

둘째, 코로나 바이러스의 근본원인은 자연파괴라는 인식의 증대
생태계에 더욱 관심을 갖는다. 
-서양의 경우 성경 창세기: 신이 인간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고 한 것을 오해, 인간이 통솔한  결과 비참한 결과가 초래되었음을 인식.
-자연에 대한 경외심 증대. 
-동학에서는 삼경-敬天, 敬人, 敬物을 강조.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이렇게 하늘과 사람뿐 아니라 동물, 식물, 무생물까지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기른다. 

앞으로의 종교 - 종교 아닌 종교
-종교는 불필요한가 ? 아니다. 인간은 사고와 행동에서 ‘의미’가 없으면 못 사는 존재.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 
-가능한 대안으로 필 주커먼은 '종교 없는 삶Living the Secular Life'이라는 저서에서 종래까지의 표피적 종교를 벗어나 즐겁고 밝고 올바른 삶을 사는 것이 21세기에 바람직한 “종교 없는 삶”이라고 말한다. 땅을 뚫고 나오는 연약한 풀잎에서부터 광대무변한 우주의 움직임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경험하는 모든 현상에 대해 신기함과 그 신비스러움에 놀라워하고 외경畏敬, awe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충고한다. 
그는 이를 ‘Aweism 경외주의’라고 말한다. (오 교수 자신은 이를 아하이즘Ahaism이라고 부른다.) 
- 아인스타인은 우주신비의 작은 일부분이라도 보고 놀라워할 줄 아는 것이 참된 의미의 종교라고 말했다. 

심층을 찾으라
표피적 표층종교에서 심층종교로 심화할 때 인간은 더욱 큰 아하!를 외칠 수 있고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러므로 21세기 종교는 심층종교여야만 한다.
칼 라너Karl Rhaner- 21세기에서는 심층이 아닌 기독교에 의미가 없다.
-표층종교-탐진치(착한 마음을 해치는 세 가지 해독, 탐(貪)·진(瞋)·치(癡))로 찌든 지금의 내가 잘 되기 위한 종교. 무조건적 믿음 강조. 경전의 문자에 집착. 내세중심, 율법주의, 극락·지옥·천당·지옥. 독선적, 배타적.
-심층종교-참 나, 큰 나를 찾기 위한 종교. 깨달음 강조. 경전의 속내를 파악. ‘지금 여기’에서 변화하면서 풍요로운 삶을 산다. 현실참여. 포용, 다원주의적(여러 종교를 인정).
 
지금은 탈종교화에서 심층 종교화로 가는 길목이다.
이미 캐나다 등 서양에서는 젊은이들이 ‘나는 종교적이 아니라 영성적이다 I’m not religious, but spiritual.’ 혹은 짧게 줄여서 ‘Religion, No! Sprituality, Yes!’라고 목청을 높인다. 
코로나 사태로 탈종교화가 가속되는 것은 종교의 심화를 촉진시킨다. (계속) www.koreatimes.net/스포츠 

 

오강남(80) 교수

종교학자

서울대 종교학과 졸업

캐나다 리자이나대 종교학 교수·밴쿠버 거주
해밀턴 맥매스터대 비교종교학 박사

저서: '예수는 없다' '종교다원주의와 세계 종교' '또 다른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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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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