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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2%일까?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Dec 15 2022 11:59 AM
박용찬 | 자산관리전문가
캐나다 중앙은행이 그동안 단행해온 가파른 금리 인상을 이제는 종료할 때가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 수요일인 12월 7일에 기준 금리를 0.5% 인상하면서, 앞으로의 금리 인상 결정은 소비자 수요, 비즈니스의 경제 활동, 인플레이션 등을 포함하는 실제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현재 기준 금리는 4.25%로서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인데 2022년에 들어서 7번을 연속 인상한 결과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은행 부총재로부터 이와 같은 발언이 나왔다는 것은 그동안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견지해왔던 중앙은행의 태도에 중대한 변화가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가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어서 –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 0.5%의 금리 인상을 2022년 마지막 달에 단행하기는 했지만, 그동안 중앙은행의 정책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진영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던 자신의 과거의 실수를 보상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이런 고금리 정책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경제 전체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직접적으로 경고하고 나섰다.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목표는 2%이고 10월의 인플레이션이 6.9%였다. 비록 현재 금리가 지난 15년 간을 통틀어 가장 높지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인 2%를 훌쩍 상회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기업들이 금리 인상으로 증가한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이런 높은 물가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여전히 줄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서 자꾸 낮은 실업률, 예상을 넘는 고용 창출 그리고 임금 상승을 언급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어떤 정책을 실행해서 그 결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이미 가파른 금리 인상의 효과는 부동산 부문과 같이 금리에 민감한 부문에서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을 뿐 아니라, 원자재 가격의 진정에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은 호텔, 식당 부문의 수요 과열과 계속 상승하고 있는 식료품 가격 데이터에 주로 초점을 맞춰서 금융 정책에 반영해오고 있는데, 인플레이션을 통제함에 있어서 개별 가계의 상황을 좀 더 총체적으로 판단하여 금융 정책 결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 점점 힘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자,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2% 선에 머물게 하기 위해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든 가계 경제가 힘들어지든 아랑곳하지 않고 금리를 인상해왔다. 그럼 도대체 왜 인플레이션을 2% 선으로 묶어 둬야 하는 것일까? 인플레이션을 적절한 수준으로 통제해야 된다는 점은 이해를 하지만 왜 하필 2%이어야 할까?
2% 인플레이션을 적정 인플레이션 수준으로서 금융 정책의 공식적인 기준으로 채택한 것은 2012년 벤 버냉키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이었다. 그리고 캐나다, 영국, 스위스, 일본을 포함하여 많은 나라들이 이 기준을 채택하고 있다. 물론 이전에도 비공식적이긴 했지만 2%를 적정 인플레이션으로 보고 정책 결정을 내려왔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가 최근 힘을 얻고 있다. 즉, 이들은, 2%라는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특별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수치이며 0%에 너무 가까운 목표치이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이 수치에만 지나치게 집착해서 금융 정책을 실행한다면 경제가 디플레이션 더 나아가서는 불황에 빠질 위험이 증가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들은 2%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3% 또는 4%로 상향 조정하여 정책을 결정한다고 해도 큰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연준위는 자신의 신뢰도에 금이 갈 것을 염려하여 그런 시도를 하지 않고 있다고 연준위의 안일한 태도를 비난하고 있다.
이런 비판적인 견해는 바로 뱅크 오브 아메리카 (Bank of America)로부터 나오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에서 4%로 상향하더라도 그 차이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은 매우 작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볼 때도 특별한 이유 없이 정해 놓은 2%라는 명목상의 목표치에 너무 연연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이 길게만 느껴지던 2022년도 몇 주 남지 않았다. 모두들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도 2022년을 살았고 이제 2023년 새해를 맞게 된다. 2023년의 전망에 대해서도 다양한 분석이 있기는 하지만, 올해가 어려웠던 만큼 내년은 좋은 소식들이 많이 있기를 기대하며 소원해본다.
박용찬 | 자산관리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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