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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김(laver) 생산열풍, 캐나다에도 부는가?
서양 입맛 잡아 대량생산 서서히 준비하는 듯
- 김명규 발행인 (publisher@koreatimes.net)
- Feb 02 2023 03:13 PM
손우익 (경북대 명예교수·토론토 거주)
손우익 경북대 명예교수
[김: 레이버laver, seaweed laver, edible laver, etc]
캐나다의 유력 일간지 글로브앤드메일이 최근 김에 대해서 보도하면서 '한국과 일본 밥상에 약국의 감초처럼 오르는 ‘국민반찬’ 김이 이제 캐나다 등 북미의 미식가들과 사업가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캐나다 기업인들도 눈독을 들인다는 것.
캐나다는 해안선이 서해, 동해, 북해에 걸쳐서 무려 7만1,261km의 긴 해안선을 갖고 있으므로 이 방대한 해안선 연안을 김 생산기지로 개발하면 한몫 잡는 것은 물론 인류에게도 좋은 일 하는 것이고 지구환경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 기사대로라면 이미 정부와 경제계가 협의했을 가능성이 크며 그렇다면 우리의 국민반찬이 바다의 노다지 반도체가 될 날이 멀지 않을 것 아닌가.
김은 주로 한국,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에서 수세기 전부터 자연산 채취로 밥상에 올랐다. 지금 필자가 수백장 다발 돌김을 사놓고 매일 먹게 된 것도 옛날 먹던 자연산 돌김의 맛에 대한 향수도 있고 피로 회복이나 변비 등 특효도 있기 때문이다.
◆ 캐나다의 유력 일간지 글로브앤드메일이 최근 ‘국민반찬’ 김이 이제 캐나다 등 북미의 미식가들과 사업가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맛좋은 자연산 돌김은 섬나라 일본에서 먼저 양식했는데 해안선의 수심이 깊고 산업발달로 오염이 심해 그들은 한국산 김을 더 좋아한다.
이 때문에 한국의 남서쪽 바다에 보이는 방대한 김 양식장은 정말 장관이어서 좋은 구경거리다.
김은 찬 바닷물에서 하루에 18인치씩 쑥쑥 자라며 주(週) 단위로 연속수확이 가능하고 연간 에이커당 10톤 생산이 가능한 경제작물이다. 시장규모는 자그마치 100억 달러, 해마다 규모가 커진다.
생산 단가는 다른 산업보다 현저히 낮고, 땅 농사에 필수인 밭갈이, 비료, 관개 용수로가 없다. 조개와 굴을 동시에 재배하는 혼합양식(Polyculture)도 가능하다.
가공 후 나오는 찌꺼기(산물)는 비료나 동물사료로 쓰이므로 생산과정에서 버릴 것이 없다.
특히 유해 앨지(Algae: 해조류, 바닷말)를 만드는 바닷물 속의 인산, 질소, 탄소를 흡수하여 온실개스를 대폭 줄인다. 이런 감소기능은 다른 식물보다 20배에 달하고 바닷물 산성화도 방지, 친환경적 기여가 크다.
‘바다의 잡초(Seaweed)’라고 멀리하던 서양인들이 어떻게 김의 맛을 알게 되었을까? SNS 서비스 핀터레스트 ‘Pinterest UK 2023’ 발표에 의하면 김으로 만든 ‘스넥 레시피 탐색’이 지난 한해 245%나 폭등했다. 이것은 인기폭발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촉이 밝은 사업가들이 이런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사업의 기회로 잡는 것은 당연하다.
캐나다에서는 2만여년 전 동북아시아에서 알래스카 쪽으로 건너온 원주민이 김을 먹는다. 김은 작년에 ‘세계 최고의 음식(Top Food Trend)’에 이름을 올렸다.
사업가들은 이미 김으로 국수, 칩(감자튀김) 등 다양한 식품을 개발한다. 최근 가공육류가 건강에 나쁘다는 비판이 고조되면서 식물바탕의 식품수요가 폭등했고 그중 김이 수퍼푸드(Super Food)로 인정받는 것은 그만한 과학적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김은 시금치와 케일(Kale)에 못지 않은 풍부한 영양소를 가졌다. 김은 (1) 장(腸: 소장, 대장)에 좋은 섬유소가 많아서 장 안의 유익한 미생물에겐 좋은 먹이가 되고 변비에도 특효약이다. (2) 빈혈예방의 철분이 많으며, (3) DNA 유지, 보수, 아미노산 생산에 필수인 비타민B군 엽산(Folic Acid)이 풍부하다. (4) 혈압, 근육이완에 필요한 마그네슘이 풍부하며, (5) 시력, 골격, 피부재생에 좋은 비타민 A가 많다. (6) 혈액응고 출혈 방지에 좋은 비타민 K도 많으며, (7) 항산화, 세포노화를 방지하는 비타민 E가 많아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8) 일본인과 암 환자가 많이 먹는 다당류 후코이단(Fucoidan) 원료가 된다.
좋은 우리 밥상의 수퍼푸드가 왜 이제서야 서양인의 관심이 되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가공 육식위주의 식습관을 식물바탕 건강식품으로 바꾸는 사회적 경향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김 생산은 3D(Difficult, Dirty, Dangerous: 어렵고, 더러우며, 신체상 위험)에 해당되는 업종이어서 깨끗한 해변을 원하는 주민과 환경보호론자들의 반대가 예상된다. 김 생산이 환경에 주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적다.
최근의 연구논문은 바다에 접한 세계 여러 나라, 특히 동남아시아의 해상농업이 환경을 파괴한다고 지적하고, 김 뿐만 아니라 모든 수경재배(Aquaculture: 근해양식)가 장기적으로 보면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동시에 바다를 이용하는 다른 산업과 갈등을 유발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정부와 경제계가 바다의 자산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방도를 도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적하는 문제는 (1) 바다표면의 구조설치물 때문에 해수의 흐름 방향이 해변의 구조를 변화시킨다 (2) 수질변화로 인한 어류 생태계 변화가 우려된다 (3) 미관을 해친다. 그러나 이것은 3D모형의 잠수 생산 설비로 완화할 수 있다. (4) 바다 생물의 생태계 교란문제는 긍정적이고, 부정적이기도 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예를 들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런 여러 장애에도 불구, 김 대량생산은 이미 서양인들의 개발타깃이 되었으며, 앞으로의 과제는 병충해에 강하고 생산량이 높은 우량품종개발이다. 20여 종의 육지식물이 유전자 조작으로 개선되었듯이 김 종류도 다양한 기능식품으로 개발될 것이다.
유전자 조작식품에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미국이 중요 유전자 변형작물(GMO)을 개발하여 특허를 거의 독점한 후 유해성을 퍼뜨려 외국의 개발을 막고 세계시장을 석권했는가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이런 상업적 술수에 멍청하게 넘어가는 어리석음을 되풀이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 유전자 변형식품을 안 먹는 사람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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