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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위성 시대에 웬 정찰풍선…
미중 갈등 속 수수께끼 커져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
- Feb 04 2023 10:07 AM
캐나다 영공에서도 머물러 中 "기상관측기 길 잃어" vs 美·전문가 "정찰장비 맞다" 구닥다리만은 아냐…저비용·감청 등 위성 뺨치는 이점
◆ 정찰용 기구로 의심되는 중국의 괴비행체가 미 영공에서 관측된 모습. 이 비행체는 캐나다 상공에서도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인공위성이 하늘을 뒤덮고 있는 21세기에 중국이 왜 구닥다리 기술을 종합해 만든 정찰용 기구(풍선)를 미국 상공에 띄웠는지를 두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기상용 관측장비가 예기치 못하게 경로를 이탈했다고 해명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이 풍선이 첩보 장비라는 점을 기정사실화하고 중국의 의도에 대해 다양한 가설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에서 탐지된 중국 정찰풍선은 캐나다 영공도 침범했다.
캐나다 국방부는 미국과 함께 운용하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를 통해 이를 확인하고 대응에 나섰다.
◇ 중국 "기상관측기 길 잃어"…미국·전문가 정찰장비 확신
중국은 3일 이 풍선이 자국에서 날아갔다는 점을 인정하고 일부 유감을 표했다. 다만 "기상 관측에 주로 쓰이는 민수용 비행선"이라며 '불가항력에 의한 항로 이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국방부는 "이 기구가 군시설 정찰용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며 중국해명을 일축했다.
특히 정찰풍선 예상 경로에 핵심 군사시설이 있다는 점에서 미국은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 풍선은 알래스카 근처 알류샨 열도를 지나 캐나다를 가로지른 뒤 미국 본토 몬태나주 상공에 나타났다. 이 지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Ⅲ를 운용하는 공군부대가 가까이 있다.
◇ 구닥다리만은 아냐…정찰풍선에 위성 뺨치는 이점도
정찰 풍선은 18세기 프랑스에서 처음 사용됐다.
미국과 옛소련의 냉전 때 가장 활발하게 사용됐지만 첩보위성 등 더 발전된 기술에 자리를 내준 상황이다.
하지만 정찰풍선은 인공위성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수준의 정보수집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 아직도 특정한 목적으로 활용된다.
미국도 최근 비슷한 방식의 '고고도 정보수집 기구' 활용방안을 검토했다.
현대식 정찰풍선은 2만4천∼3만7천m 정도의 높은 고도에서 작동한다.
이는 민간항공기(1만m)나 전투기(2만m)의 순항고도보다는 훨씬 높지만 200∼2만㎞ 높이의 지구 저궤도를 도는 인공위성보다는 '목표물'이 있는 지상과 훨씬 가까워 정보를 취득하기가 훨씬 쉽다. 조용히 한 자리에 오래 머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정찰풍선의 이런 장점을 거론하면서, 풍선이 지상 가까운 곳에서 미국의 인프라 시설물 관련 정보를 취득하려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매체는 또 정찰풍선이 사진을 찍으려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정보를 수집하려 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통신시스템이 이용하는 단거리 고주파를 대기권에서 감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정찰용 풍선은 태양광(솔라) 패널을 갖춰 전기를 공급, 레이다, 각종 센서 및 통신장비를 작동할 수 있다.
◇ 들키는 게 목적이었나…"미국 향한 중국 메시지일 수도"
이런 장점에도 불구, 인공위성 같은 최신 장비를 다수 보유한 중국이 사실상 퇴물수준인 풍선을 사용했을 때 얻는 이득이 별로 크지 않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정찰풍선은 지상에서도 육안으로도 식별이 가능할 정도여서 쉽게 포착됐다.
결국 미국 당국에 포착되려는 목적으로 풍선을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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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