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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미래 기후, 믿을만 한가
정필립의 기후변화 칼럼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Feb 26 2023 10:38 PM
과학이 말하는 위기는 이미 우리 곁에 있다
-칼럼을 시작하면서-
지구가 신음한다. 고열에 시달리며 지구 전체가 몸을 뒤틀며 열과 씨름하고 있다.
그 원인이 바로 지구에 살고 있는 단일종, 인류가 만들어 낸 이산화탄소 등 온실기체 때문이다. 현재 지구는 지난 150년 동안 평균 1.1도가 겨우 올랐을 뿐인데 그 파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 겨울만 해도 토론토에서는 눈이 쌓여 있을 새가 없었다. 잠시 추웠다가 장기간 따뜻했다. 이런 날씨가 어쩌다가, 몇 십년에 한 번 정도 나타날 수 있지만 이제 점점 발생 빈도가 늘어난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지, 지금 우리가 할 과제는 무엇인지 함께 공부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
내일 내겐 어떤 일이 일어날까? 10년 후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누구나 미래에 대해 궁금하다. 그래서 예로부터 미래를 알아내려는 노력은 끊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이런 사람을 점쟁이나 무당이라 불렀다.
이와 달리 현대에는 과학자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과학자들의 미래 예측은 상당한 근거가 있어 예언이 아닌 예측이라 말한다. 경제학자들은 국가나 세계의 경제 현황에 대한 예측을 하며 불경기가 닥칠 것을 미리 내다보기도 하고 자연과학자들은 과거의 여러 데이터를 통해 지구의 운동과 천문의 흐름을 초 단위로 예측해 내는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해 10월 NASA는 몇 년 몇 달 뒤 어느 시간에 지름 150미터의 작은 소행성이 3차원 공간 어디에 정확히 있을지를 예측해 내고 그곳으로 총알의 6배나 빠른 우주선으로 충돌시키는 실험이 성공하기도 했다. 이 역시 계산에 따른 예측이 바늘 끝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을 정도가 됐기에 가능했다.
이와 달리 기상학자들이 내다볼 수 있는 미래의 기간은 불과 며칠 정도다. 워낙 변수가 많아 보통 3-4일 후의 날씨 정도를 어느정도 정확하게 예측해낸다. 1주일 이후의 날씨는 거의 맞는 경우가 드물다. 그럼에도 기상학자들은 입을 모아 지구의 미래 날씨를 예측하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이대로 진행이 된다면 이번 세기 안에 인류와 지구상의 생명체들은 대멸종의 위협을 받을 정도로 극심한 기후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한다.
이런 예측은 70년대부터 간헐적 경고가 있었으며 90년대를 지나며 과학자들은 이에 대해 좀 더 확신을 하게 됐고 2010년을 넘어서는 거의 확실히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 예언한다.
며칠 후 날씨도 모르는 기상학자들이 몇 십년 후의 일을 어찌 알겠는가? 그러나 그들 중 많은 이들은 실험실과 연구실을 뛰쳐나와 미디어를 통해 대중에게 다가올 위험을 알리는 예언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심지어 이들은 그들의 주장이 맞을 확률이 99.9%라고 설명한다.
날씨는 맑거나 비가 오거나 기온이 영하 10도 라는 등 수시로 미래 어느 날의 날씨가 맑다거나 춥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극단적 날씨의 변화가 얼마나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99.9%의 확률로 다가온다는 암울한 미래지만 다행스럽게 이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선택권이 아직은 우리에게 있다. 숙명이 아니라 선택이란 말이다.
NASA에 따르면 1980년부터 1999년까지 20년간 자연재해의 발생 건수는 2000년 이후 20년간에 비해 절반이다. 그 사이 지구 평균 기온은 1도가 올랐을 뿐인데 재난급 날씨는 두배로 늘었다. 50년에 혹은 100년에 한번 찾아올 재난급 날씨는 지속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관측되고 보고된다. 그림에서 보듯 재난 건수는 두배로 늘었지만 예보 시스템의 발달로 사망자 수는 약간만 늘었다. 다만 경제적 손실은 거의 두배로 늘었다. 이런 자료 하나만 보더라도 기후학자들의 암울한 미래 예측을 믿지 않을 수 없다.
정필립 | 토론토 생태희망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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