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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결

소설가 김외숙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Apr 27 2023 08:41 AM


뭔가 특별한 자기만의 비법으로 남의 부러움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 묘한 비법에 관심을 둔 남들은 이렇게 묻기도 한다, ‘비결이 무엇인가요?’ 하고.

남으로부터 ‘비결이 무엇인가요?’란 부러운 질문을 받아볼 일은 별로 없지만, 남이 지닌 ‘비결’에는 관심이 많다. 그것이 무엇이든 ‘비결’은 결국 나는 잘할 수 없는 것을 상대편은 뛰어나게 잘하는 의미여서 가능하다면 따라 해 보고 싶게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비결이란 것이 알고 보면 특별하지 않은 것일 때가 있다. 특히 비즈니스를 잘하는 사람들의 비결의 경우가 그러하다. 비즈니스에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이 고객에게 친절하기일 텐데, 한결같은 친절은 쉽지 않다 보니 그래서 당연한 것이 비결로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늘 고객의 입장인 나의 경우 어떤 레스토랑에 갔을 때, 내가 먹고 싶은 것을 기분 좋게 먹을 것인가, 다음에 또 올 것인가를 정하는 가장 첫 번째 조건은 레스토랑 종업원의 태도이다. 그들이 친절하면 내 마음과 함께 지갑을 더 열게 되고, 다음에 또 올 것을 나는 그 자리에서 정한다.

종업원의 태도를 중요시하는 나 같은 사람은 좀 까다로운 손님이랄 수도 있는데, 다른 측면에서 보면 가장 대하기 쉬운 사람이기도 할 것이다. 돈 안 드는 친절 하나로 내 마음을 먼저 사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비결이랄 것도 없는 친절이 내 눈엔 비결로 보이고, 그것으로 나 뿐 아니라 그곳에 오가는 사람들 모두 특별한 대우를 받는 느낌을 갖게 하는 어떤 곳을 말하려고 한다.

그곳을 광고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그곳에서는 누구든 기분 좋은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인구 19,000여명 남짓한 이 동네, Niagara On The Lake에는 동네의 특성상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그러하다 보니 레스토랑과 카페가 많은데 내게 가장 아쉬운 것이 한국적인 음식점이나 카페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작년 7월에 다운타운도 아닌 외진 곳에 한국인 젊은 내외가 운영하는 카페가 생겼다.

카페에 처음 들어섰을 때, 하얀색 컨셉의 분위기와 재즈풍의 피아노 선율이 인상적이었지만 걱정이 앞섰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우리 한국인 젊은 내외가 이 외진 곳에다 카페를 열었으니 비즈니스가 잘 될까, 하는 걱정이었다. 그곳은 관광객들 발걸음이 거의 없는 위치이고 고요한 주민들의 주거 지역에 오히려 가깝다.

처음엔 마음이 쓰여 일부러 들르다가, 걷다가 들르고, 랩탑이나 책을 안고 작정하여 자주 드나들다 보니 그곳이 어느 사이에 내 마음이 가는 사랑스러운 공간이 되었다.

테이블이 넷인 작은 카페 어느 곳에 앉아도 손님이 드나드는 소리며 모습은 절로 보고 들을 수 있고, 그 손님을 맞는 주인의 모습도 볼 수 있는데, 어느 날부터 나는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고 보고 듣게 되는 주인의 손님 맞는 모습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문에 걸린 종소리와 함께 손님이 들어오면 마치 버선발로 달려 나가 맞는 듯 반가워하는 약간 높은 여주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이 동네에 아는 사람을 많이 두고 있었구나.’ 하고 생각했을 정도로 그녀는 모든 사람들과 개인적으로 아주 친숙한 듯 손님을 맞는데, 나누는 대화를 어깨너머로 듣노라면 그들이 서로 초면임은 금방 알 수 있다. 지금까지 내가 그러하듯, 적어도 이 공간에서 손님들은 주인과 특별한 사이인 듯한 느낌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7월이면 문을 연 지 한 해가 되는 지금까지, 카페의 여주인은 여전히 활짝 웃으며 약간 높은 목소리로 모든 사람이 특별한 손님인 듯 반갑게 맞고, 나를 포함한 주민 손님들은 이 외진 곳에 생긴 작은 카페가 마치 자신의 사랑스러운 공간인 듯 부지런히 오간다.

작은 카페, 재즈 피아노 선율이 있고, 변함없이 화사하게 웃으며 손님을 맞는 곳, 가길 잘했다고 여기게 하는 곳, 그곳에서 나는 ‘친절’이란, 젊은 주인이 지닌 비결을 늘 흐뭇한 심정으로 배운다,

상대편을 기분 좋게 하고, 또 가고 싶게 하고, 나도 누군가에게 친절해야겠구나, 생각하게 하니, 이 얼마나 멋진 비결인가?

김외숙.png

소설가 김외숙

www.koreatimes.net/오피니언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캐나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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