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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정원
유명숙/시인, 캐나다문협 회원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May 25 2023 07:16 PM
바람 부는 정원 / 유명숙
오랜만에 그대를 닮은
미소를 만났어요.
더위는 목마른 세월을
까맣게 태워 가는데
홀로 복 많은 여자는
오롯이
손녀 셋, 손자 둘 껴안고
그대의 정원에서
까르르 웃으며 피어나는
코스모스처럼
세상사, 친구 다 잊고
바쁜 손놀림 속
부서지는 젊음 아쉽고
큰 숨 내쉬며 어깨 두드릴 때
마파람 살며시
볼 스쳐 가네요.
그대가 다녀간 듯 시원한 순간
언젠가
DNA 심어 놓은 정원의 바람이 될
내 모습 그려 봅니다.
기다림 / 유명숙
숨 막히는 7월의 출산
만남의 두근거림이
저벅저벅 걸어 다니다
산통의 처절한 소리에 질려
쿵 하고 넘어지면
아직, 조금 더
해답 없는 시험문제처럼
살아 온 경험, 조언도
시간 뒤에 숨바꼭질하는
술래일 뿐
소중한 순간의 정점
새 생명의 울음소리
포구의 뱃고동 소리처럼
반갑게 달려와
펑펑 눈물 쏟는
승리의 불꽃놀이,
긴 고통의 종착역에
기다림의 소나기 쏟아진다.
열리는 보물창고
만남의 빛이 환하게 웃고
찐하게 써 내려간
출생신고.
유명숙 (myungsookyoo2@gmail.com)
1992년 이민, 2002년 캐나다 한인문협 신춘문예 시부문 입선
2003년 미주 한국일보 문예 공모전 시부문 입상
2006년 제 8회 재외동포 문학상 시 부문 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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