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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핵 오염수 최종보고서 허점 투성이
토론토 생태희망연대 칼럼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l 24 2023 09:16 AM
IAEA, 전문가 의견은 ‘참고’만 한 보고서
지난 7월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라파엘 그로시는 후쿠수마 핵발전소의 오염수를 처리해 방류해도 된다는 결론이 담긴 ‘최종보고서’를 일본에 전달했다. 이어 지난 13일 유럽연합(EU)과 일본은 공동선언문에서 EU는 IAEA의 최종평가 보고서를 환영하고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규제도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러한 결정에 대해 “우리는 과학적인 증거와 IAEA의 평가에 따라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점점 오염수 방류 시점이 다가오는 듯 하다.
후쿠시마 핵발전소에 오염수 탱크가 빼곡히 차 있다. 그러나 발전소 부지와 인근에 어차피 쓰지 못하는 오염된지역이 넓어 추가로 대형 탱크를 건설한다면 100년동안 발생하는 오염수를 보관하며 반감기를 넘기거나 기술 발전으로 핵종을 더 잘 걸러 배출할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다. 사진은 IAEA 평가보고서에 실린 오염수 탱크.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는 것은 과학적인 결과일까. IAEA의 평가 보고서는 회원국 중 11개국 과학자들이 참여한 기술실무그룹(특별조사단)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최고의 핵 과학자들이 만든 보고서이기 때문에 그 결과는 신뢰할 만 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렇지만 이 연구에 참여한 중국의 원자능과학연구원의 리우썬린 연구원은 6일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술실무그룹 전문가들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고 종합보고서를 서둘러 공개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IAEA 사무국이 기술실무그룹으로부터 초안에 관한 전문가 의견을 구했지만, 주어진 시간은 매우 제한적이었고, 전문가 의견들은 참고용이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사무국이 채택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했기에 매우 정치적일 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연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IAEA와 이 내용에 대한 비밀유지 각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여 최종 보고서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그 신뢰성에 대해 묵묵부답일 뿐이다.
최종보고서의 내용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140페이지의 보고서 대부분은 일본측이 만든 자료나 용어정리로 채워져 있고 실제 과학적 연구 결과는 과일 껍질처럼 포장만 돼 있다. 이런 결과를 내는 과학적인 조사를 위해서는 소위 ‘오염처리수’의 샘플 채취부터 중립적이고 무작위로, 가능한 많은 샘플을 확보 했어야 하나 이번 연구에는 도쿄 전력측이 제공한 샘플로 조사를 했다고 돼 있다. 사고를 처리해야 할 가해자가 제공한 유리한 자료를 받아서 조사한 보고서가 과학적일까? 적어도 샘플 조사만큼은 참여한 과학자들이 자유로이 취득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하지만 첫 단추가 제대로 끼워지지 않았다. 그러니 이 ‘선별된’ 샘플 조사로만 보면 방사능 핵종이 제거돼 방류해도 안전하다는 ‘엉터리’ 결론을 내린 것이다. 샘플링에 문제가 발견되면 그 모든 연구 결과는 부정돼야 마땅하다. 별을 연구한다고 하고 샘플로는 위성에 대한 자료만 제공하고 그것에 대한 각종 검사 결과를 별의 실체라고 발표하는 것이 과학적일 수 없는 것이다.
또 이 보고서 첫 페이지에는 작은 글씨로 ‘이 보고서에 포함된 정보의 정확성을 유지하기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지만, IAEA와 회원국은 이 보고서의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 라고 명기돼 있다. 방류해도 되지만 혹시 있을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말이다. 책임질 수 없는 결론을 제시한 것이 과연 과학적일까.
한국의 '핵과 에너지의 안전과 환경을 우려하는 과학자모임'과 '원자력 안전과 미래'는 “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 생태학적 환경영향 시뮬레이션 결과 10년 후에는 방사능 기준치를 초과할 것이라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일본대사관에 전달한 입장문에서 "2011년 3월 사고 당시 일시 배출된 방사능과 후속적으로 2013년 다핵종제거설비(ALPS) 작동 전후까지 상당한 방사능이 바다로 들어가 발생된 해양오염의 심각성과 사고 전후 장기적인 해양 생태계 영향에 대한 상세한 조사 결과가 부재하거나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사고 이전부터 배출한 전체 운전 및 사고 정지 기간 동안, 그리고 향후 배출할 총량으로 장기적인 환경영향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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