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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지구촌, 불구경 하는 정부
토론토생태희망연대 칼럼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Sep 13 2023 11:19 AM
화석연료 중단 촉구 지구촌 시위, 16일 토론토 퀸스팍
지구는 불타고 있는데 각국 정부는 느긋하게 눈앞의 이해 득실을 따지며 불구경만 하고 있다. 불은 좀 있다가 다른 정부가 끄게 하자는 생각이다.
지난해 9월 퀸스팍에서 열린 기후위기 시위에 참여한 생태희망연대
9월 10일까지 인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이자는 의제는 러시아 중국 사우디 등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했다. 지구 가열화의 최대 주범인 탄소배출원인 석유 석탄 가스 채굴을 멈추고 사용을 급격하게 줄이지 않으면 지구의 기온은 돌이킬 수 없는 티핑포인트(1.5~2도 상승)를 지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럼에도 당장의 경제적 이익만을 앞세운 이들 나라들의 근시안적이고 이기적인 태도는 지구 생명을 위험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나마 G20 정상들은 전 세계의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 늘리고 온실가스 배출양을 2035년까지 60% 줄이자는 데는 합의했다. 첨예한 대립이 이뤄진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건은 필요성은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지 못해 큰 아쉬움을 남겼다.
G20의 반쪽 합의로 올 11월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도 난항이 예고된다. COP28에서는 파리기후협약 이후 각국 정부가 얼마나 약속을 잘 지켜왔는지에 대한 중간평가가 이뤄지게 된다. 5년마다 하기로 한 전세계 탄소감축 목표 이행 점검은 이번 COP28에서 처음 발표된다.
COP26의 회장인 알록 샤르마는 "재생 에너지를 확대하고 화석 연료를 단계적으로 감축해야 한다는 UN보고서의 요청을 환영하며 단계적 감축 목표는 COP28의 핵심 논의 사항이 돼야 한다” 라고 영국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COP28에서 화석연료 업계의 강력한 로비에도 화석연료 감축 로드맵이 과학계의 요구대로 마련된다면 1.5도 이내 상승에 한가닥 희망을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사우디와 UAE 등 산유국들은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대신 ‘감축’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공장 굴뚝이나 공기 중에서 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지원을 유지해 화석연료를 계속 사용할 것을 시사하고 있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을 개발할 테니 화석연료 사용을 계속하게 하자는 주장이다. 불을 끄기보다는 불 끄는 더 효과적인 기술을 위해 실험실 연구를 계속하자는 주장이다.
다행히도 캐나다는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화석연료 보조금을 폐지하는 프레임워크를 지난 7월24에 발표했다. 트뤼도는 내년까지 보조금 중단을 넘어 공공금융도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2009년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15 유엔기후변화협의에서 합의한 내용을 처음으로 이행한 사례다.
캐나다의 5대 오일샌드 회사들은 지난해 약 350억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그럼에도 정부는 200억달러 이상의 대출 및 재정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환경단체들은 지적하고 있다. 정부 지원 목록으로는 트랜스마운틴 파이프라인에 대한 120억 달러의 대출 및 재정 지원, 해안 가스링크파이프라인에 대한 5억달러 대출, 탈탄소화 프로젝트에 3억달러 지원 등으로 집계된다.
데이비드 스즈키 재단의 국가 정책 매니저인 리사 구는 CBC와의 인터뷰에서 "화석 연료 산업에 대한 납세자의 지원금은 기후 위기를 부추기고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지연시키는 데 일조했다. 마침내 캐나다는 이러한 보조금 대부분을 폐지하겠다는 2009년의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 이러한 공해 기업에 대한 연방 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옳은 일이다. 그럼에도 화석 연료 업계가 탄소 포집 및 탄소 배출 감축 기술 개발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허점이 있어 실망스럽다. 시민의 세금이 이런 데 쓰여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정부의 지원금 중단이란 작은 허들 너머엔 화석연료 사용금지라는 더 큰 허들이 남아 있다.
캐나다와 전세계 환경단체는 9월 15일~17일 사이 각국 정부에 화석연료 사용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그리고 영원히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수백만명의 행진을 함께 기획하며 각국 정부를 압박하기로 했다. 토론토는 16일(토)오전 11시 퀸스팍(Queen's Park, 110 Wellesley St W, Toronto)남쪽 광장에서 60여개 단체가 모여 정부의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지원을 즉각 중단하고 더 강력한 탄소배출 규제를 하도록 요구하는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토론토 생태희망연대도 소속 회원들과 함께 영어/한글 피켓을 들고 ‘화석연료를 끝장내는 지구촌 행진’ 시위에 참여할 계획이다. (www.endfossilfuels.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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