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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분실한 할머니에 "걱정 마세요"
공항서 갑작스레 노숙한 어르신 정성껏 보살펴
- 조 욱 기자 (press1@koreatimes.net)
- Nov 06 2023 03:47 PM
간식 등 드리고 저녁식사 대접도 브램튼 김태정·김순진씨 부부 화제
◆브램튼 한인 부부가 여권을 분실한 할머니를 피어슨공항에서 정성껏 보살핀 소식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사진은 부부가 할머니에게 건넨 간식 등. 부부는 얼굴사진 요청을 정중하게 사양했다.
여권을 분실해 공항에서 노숙(露宿·바람막이 없는 추운 곳에서 지냄)한 생면부지의 할머니를 1박2일 동안 정성껏 돌본 한인 부부의 미담이 화제다.
주인공은 브램튼에 거주하는 김태정·김순진씨 부부다.
"그런 상황이었다면 누구나 할머니를 도왔을 것"이라는 이들은 사진은 물론 이름을 밝히는 것도 꺼릴 정도로 사연이 알려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지난달 15일 아침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피어슨공항에서 대기 중이던 김씨 부부는 티켓팅 중 "여권이 없어졌다"며 당황한 한국인 할머니를 발견했다.
이 노인은 핼리팩스에 사는 딸과 어린 손자들을 만난 뒤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국내선을 타고 피어슨공항까지 왔다가 한국행 비행기로 환승하는 과정에서 여권을 잃어버린 것이다.
남편 김씨는 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얼굴이 하얗게 질린 할머니가 너무 안쓰러워 보였다"며 "영어도 못하는데 여권까지 잃어버려서 도움을 주기 위해 다가가게 됐다. 우리 같은 교민이야 갈 곳이 있지만 이 분은 딸이 멀리 살아 아무데도 갈 곳이 없지 않나. 할머니를 대신해 총영사관에 전화를 걸어 긴급여권 발급 등 여러가지를 도와드렸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원래 김씨는 할머니의 긴급여권 발급을 위해 토론토총영사관까지 동행하기로 했지만 다행히 여권을 되찾아 수고를 덜었다.
그날 오후 이들 부부는 비행기 스케줄 변경으로 집으로 돌아갔으나, 할머니가 걱정돼 다시 공항으로 향했다.
김씨는 "공항에서 밤을 보내야 하는 할머니를 위해 집에서 챙겨온 간식과 물, 세면도구 등을 드렸다"며 "할머니께서 그때까지 식사를 못해 토론토 이튼센터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는데 서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다음날(10월16일) 아침 걱정되는 마음에 조금 일찍 서둘러 새벽 4시에 공항에 도착했는데 할머니가 주무시고 계셨다. 운좋게도 같은 비행기에 나란히 앉아 오랜 시간 담소를 나눴다. 한국에 도착해선 할머니로부터 식사를 하자는 전화를 받았는데 바쁜 일정으로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다. 뜻하지 않게 좋은 인연을 만나 우리도 행복하다"고 이들 부부는 덧붙였다.
이 사연은 여권 분실로 어려움에 처한 모친과 계속 통화를 주고 받았던 딸이 온라인 한인커뮤니티에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이 미담은 김씨 부부가 다니는 큰빛교회 신도들에게도 순식간에 퍼졌다.
교회서 김 장로로 불리는 김씨는 "교회 신도들로부터 하도 많은 칭찬을 들어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사연을 접한 한인들은 "각박한 이민생활에 단비와 같은 훈훈한 소식이다", "이같은 미담을 접하면 나 자신도 힘이 난다", "얼굴 없는 선행을 하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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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욱 기자 (press1@koreatimes.net)
전체 댓글
honeybee ( luckyplant**@hotmail.com )
Nov, 06, 09:33 PM세상이 팍팍한것갇아도 아직도 살만한 세상입니다. 추워지는 겨울에 초입에서 훈훈함을 느낍니다. 수고하신 부부께도 감사드립니다.
Danle ( Educationpo**@hotmail.com )
Nov, 07, 03:08 PM말은 쉽지만 참 어려운 일인데.. 마음이 찐하네요. 두분께 감사 말씀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