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장남·장녀 대신 한국 차녀에게 상속?

한국에 있는 부모가 해외 거주 자녀의 의사와 관계 없이 한국에 사는 자식에게만 재산을 주고자 하면 어떻게 될까.

이럴 경우 부모의 의사에 따라 원하는 자식에게 재산을 넘겨줄순 있으나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

해외 거주 자녀 의사와 관계 없이 재산 상속을 결정할 수 있으나 자칫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한국 라디오 방송에선 암투병 중인 사업가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아내와 사별한 후 아들과 딸 둘을 키운 A씨는 "장남이 미국에서 결혼해서 왕래가 거의 없었고 장녀 또한 결혼한 뒤 캐나다로 이민, 연락이 끊겼다"며 "반면 둘째 딸은 내 회사를 운영하며 병간호도 극진히 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둘째 딸에게 모든 재산을 넘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먼저 부모의 재산 상속은 '생전 또는 유언에 의한 증여'가 가장 우선한다. 그 다음 순위는 '상속인 간 협의 분할'이고 3순위가 '1/n 법정상속 지분대로 분할'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부모의 재산을 상속받는 것은 모든 경우에서 자녀들이 동일하게 나누어 가진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부모가 생전에 자신들의 재산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을 경우에만 해당한다.

재산분배에 대한 부모의 생각과 의지를 담은 유언 등이 법정상속 지분보다 우선인 것이다.

A씨의 경우 생전에 차녀에게 재산을 모두 주는 것은 가능하나, A씨 사망 후 가족 간 법적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 유류분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유류분’은 고인(故人)의 의사와 관계없이 법적으로 유족들이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유산 비율이다. 법에 의한 직계비속(자녀·손자·증손자)과 배우자의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1/2이다. 참고로 법정상속분은 배우자와 자녀가 1.5대 1로, 배우자가 자녀보다 0.5배를 더 가져간다.

A씨의 재산이 9억 원이라면 배우자가 없으므로 세 자녀의 법정상속분은 각 3억 원이다. 

만약 A씨가 차녀에게 모든 재산을 물려준다면, 장녀와 장남은 차녀를 상대로 각각 1억5천만 원을 청구하는 유류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즉 자식들간 재산분쟁을 피하기 위해선, A씨가 유언 또는 증여 등의 방법으로 차녀에게 6억 원의 재산을, 장남과 장녀에게 각 1억5천 만원씩을 분배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