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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문제, 모든 선거 최고의제 돼야
조천호 박사 “새로운 제도 만들어야 극복 가능”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Feb 08 2024 03:38 PM
대기과학자 조천호 교수가 최근 영입인사 1호로 한국의 녹색정의당에 입당했다. 녹색당과 정의당이 합쳐진 녹색정의당이 기후 문제를 가장 중요한 아젠다로 선거에 끌어들이겠다는 뜻으로 보여 반갑다. 기후문제는 이제 더 이상 망설이거나 따질 여유가 없다. 그만큼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짧다. 앞으로 6년 안에 인류가 대단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그 이후의 노력들은 그다지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기후문제가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 대통령 선거는 물론 각국의 정치 선거에서 제 1의 의제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대기과학자 조천호 교수
조천호 교수가 녹색정의당에 입당하면서 페이스북에 올린 메시지를 요약 정리해 본다. (원본은 조천호 교수 페이스북 참고)
저는 30년 동안 국립기상과학원에서 일을 했습니다. 녹색 잔디 위에서 파란 하늘에 떠다니는 흰 구름을 바라보며 살아 보겠다고 기상학과에 입학했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전 세계 날씨를 예측하고 탄소를 추적하는 프로그램을 짜며 보내다가 5년 전 은퇴했습니다. 그 후 대중을 상대로 한 기후위기 강연을 하노라면 ‘그러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라는 질문이 가장 많습니다. 공동체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고 감격합니다. 그런데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개인이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일회용품을 덜 사용하는 착한 소비자가 된다 해도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좋은 세상은 만들 수 없습니다. 정치는 개인의 선한 마음을 증폭시켜 개인이 못하는 큰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제도가 필요합니다. 철도 노선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마을에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면 어떻게 자동차를 포기할 수 있겠습니까? 제품의 과잉 포장을 막지 않고 어떻게 쓰레기를 줄일 수 있겠습니까? 병든 세상을 인식하더라도 정치 참여를 통해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우리 인류는 유한한 지구 안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유한한 지구의 경계를 넘어섰습니다. 전 세계가 지금과 같이 살면 지구가 1.8개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미래 세대가 쓸 것까지 가져와서 쓰고 있는 것이죠. 우리가 농부라면 다음 봄에 밭에 뿌릴 씨앗을 먹고 있는 꼴이고, 투자가라면 이윤이 아닌 원금을 절반씩 빼먹고 있는 꼴입니다. 지금 이대로는 곧 파산하겠지요.
기후위기는 불가피한 미래가 아닙니다. 기후위기는 우리가 만든 일이므로 우리가 바꾸면 됩니다. 최근 발간된 유엔 IPCC 6차 평가보고서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과 자본은 충분하지만 이를 전환하는 데 장벽이 있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이 장벽은 기존 정치와 경제의 기득권 세력이 막고 있는 벽입니다. 결코 돈과 기술이 없어 기후위기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부족한 것은 이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 뿐입니다. 부족한 것은 주류 정치인들이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기득권 정치 세력을 무너뜨려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삶의 터전이 무너지게 될 것입니다.
자연은 생산 '과잉'으로 파괴되고 사회는 서로 간의 '경쟁'으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심각한 위기가 닥친다고 해서 반드시 이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여기서 우리는 도약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살아 있는 지구에서 태어났고 돌봄과 나눔의 공동체에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자연 환경을 지켜내고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고 내 이웃과 후손을 손에서 놓치지 않고 꼭 붙잡아야 합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파멸이 우리 운명이 될 수 없습니다.”
조천호 교수의 말처럼 이런 운명을 이겨낼 힘은 더 많은 사람들이 연대해 이뤄 나갈 수 있다. 토론토 생태희망연대는 연대를 위한 봄철 기후 세미나를 2월24일(토)부터 4주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문의 hnet205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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