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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의 득과 실
스케줄 다양해지지만 티켓값 오를 수도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Feb 14 2024 01:41 PM
두 회사의 중복 노선 없애면서 운항 시간대 효율적 운영 기대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13일(현지시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꿈꾸던 ‘초대형(메가) 항공사’의 탄생이 눈앞에 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항공 운임과 마일리지 서비스에 변화가 예상되면서 각자의 득실 전망을 하느라 바쁘다. 항공업계에는 세계 10위권 수준의 초대형 항공사 탄생, 대형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등장을 비롯한 지각 변동이 예고됐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기업결합 심사 완료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품더라도 이후 2년 동안 아시아나항공은 사실상 독립회사 체제를 유지한다. 대한항공은 올해 말까지 아시아나항공 신주 인수를 통한 자회사 편입을 마칠 예정이다. 하지만 조직, 브랜드 통합 절차를 2년 가까이 진행할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가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문턱을 넘으면서 최종 합병까지 미국의 승인만을 남겨놓은 가운데, 지난 14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계류장에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여객기가 주기된 모습이 보이고 있다. 영종도=뉴시스
소비자 입장에서는 득실이 엇갈린다. 대한항공이 유일 국적항공사로서 일부 장거리 국제노선을 독점 운항할 경우 비행기 티켓값은 오를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사상 최대 매출(14조5,751억 원)을 올리고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5% 감소한 1조5,869억 원을 기록했다. 이런 실적이면 운임 인상의 명분이 만들어진 셈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보유 고객의 우려도 크다. 대한항공은 통합 절차를 진행하면서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최대한 쓰도록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양사 합병은 고객에게 실보다 득이 크다는 게 대한항공의 설명이다. 우선 “항공 운임 인상은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안이고 외항사가 많은 완전 경쟁 시장에서 일방적으로 운임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국제선 이용객이 국적기를 골라 탈 수 있는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진다는 기대도 있다. 대한항공은 두 회사의 중복 노선 운영을 없애고 항공기 운항 시간대를 흐트러뜨려 항공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줄 수 있다고 내다본다.
대한항공은 특히 자사가 속한 항공 동맹인 ‘스카이 팀’의 혜택을 기존 아시아나 마일리지 보유 고객이 누릴 수 있는 것도 합병의 장점이라고 봤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통합 뒤 법인이 사라지기 때문에 기존 ‘스타얼라이언스’에서 자동으로 빠질 것”이라며 “국내 항공 소비자의 이용량이 가장 많은 곳은 미주 노선인데 스카이 팀에는 이 노선의 유력 항공사인 미국 델타항공 등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우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최종 승인을 받는 데 시간이 걸린다. EC의 최종 승인 조건을 채우기 위해 대한항공은 올 하반기 중 아시아나항공 화물부문 인수자를 선정해 내년 매각할 예정이다. 이후 EC의 최종 기업결합 승인이 나야 양사가 본격 통합에 들어갈 수 있다. 미국 법무부(DOJ)는 6월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끝낼 예정이다. 대한항공 측이 2021년 1월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 중 경쟁당국의 승인이 남은 곳이 미국이다.
양사의 합병이 완료되면 자산 42조 원 규모 초대형 항공사가 된다. 이는 세계 항공시장에서 유일 국적항공사로서 위상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대한항공은 기대하고 있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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